【지금 경제】 31년만에 회장 취임한 이재용...해결 과제 세 가지
【지금 경제】 31년만에 회장 취임한 이재용...해결 과제 세 가지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2.10.28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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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삼성전자 이사회, 이 부회장의 회장 승인 의결
별도 취임식없이 회장 승진...인재와 기술, 조직 강조
이사회 의결을 거쳐 회장으로 승진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 부당합병 의혹 오전 공판을 마치고 취임 소감으로 어깨가 무거워졌다면서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이사회 의결을 거쳐 회장으로 승진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 부당합병 의혹 오전 공판을 마치고 취임 소감으로 어깨가 무거워졌다면서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 회장에 취임했다. 1991년 삼성에 입사한지 31년 만이고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하고는 10년이 걸렸다. 부회장 시절에 이미 그룹 총수로 역할을 해왔지만 공식적으로 회장 타이틀을 달면서 본격적인 이재용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여전히 진행 중인 사법 리스크와 지배구조 개편, 조직 정비는 이재용 회장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았다.

이재용 부회장, 취임식 없이 회장 승진

지난 27일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열고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글로벌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책임 경영 강화와 경영 안정성 제고, 그리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논의를 거친 결과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최종 의결했다.

이 회장은 취임식과 취임식 없이 이틀 전인 25일 고 이건희 회장 2주기에서 사장단을 만나 밝힌 내용을 사내게시판에 올리는 것으로 취임사를 대신했다. 이 회장은 미래를 위한 도전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인재와 기술을 강조했다.

경쟁의 대열에서 뒤처지지 않은 건 임직원 덕분이라고 언급하고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래 기술에 생존이 달려있다면서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고 이야기했다. 그 인재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조직문화가 필요하고 도전과 열정이 넘치는 창의적인 조직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점도 이야기했다.

이 회장은 고객과 주주, 협력회사,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한다는 상생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아가서는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도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늘의 삼성을 넘어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 자신이 선두에 서겠다며 말을 맺었다.

사법 리스크 해소 최우선 과제

문제는 이 회장이 여전히 사법 리스크에 휩싸여 있다는 점이다. 회장 승진이 된 이날도 이 회장은 계열사 부당 합병 의혹과 관련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해 회장 신분으로는 처음으로 기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제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면서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더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어보겠다”며 회장 승진 소감을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 8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단행되는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이 회장이 광복절 특사로 사면을 받은 부분은 국정농단 사건이다. 지난해 1월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이 회장이 받은 86억원을 뇌물로 보고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 회장은 실형 선고에 재상고 하지 않고 수감돼 207일을 감옥에서 보냈다. 이후 2021년 광복절 기념 가석방 대상에서 풀려났다고 올해 사면으로 국정농단 사건을 해소됐다.

그러나 여전히 계열사 부당 합병 의혹과 관련된 재판이 남았다. 이 회장은 자신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해 계열사들의 부당한 합병을 지시하고 승인한 혐의로 지난해 4월 22일 첫 재판부터 현재까지 재판을 받고 있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여전히 지적되는 부분이다.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1.63%에 불과하지만 삼성물산(18.13%)과 삼성생명(10.44%)을 통해 삼성전자 지배력을 강화했다. (그래픽/뉴시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여전히 지적되는 부분이다.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1.63%에 불과하지만 삼성물산(18.13%)과 삼성생명(10.44%)을 통해 삼성전자 지배력을 강화했다. (그래픽/뉴시스)

지배구조 개선도 여전히 숙제

여기에 지배구조 개선도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2013년 공정거래위원회는 삼성의 순환출자 문제를 해결하라고 했고 삼성은 몇 년에 걸쳐 계열사 합병과 지분 정리 등을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해결했다.

삼성그룹의 현재 지배구조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 일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진다. 이 회장은 삼성물산의 지분 18.13%를 보유하고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6.24%,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6.24%,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라움 관장 0.97% 등 삼성 오너 일가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은 31.9%다.

이를 통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즉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삼성전자가 각사의 지분을 조금씩 보유해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의 목소리에도 여전히 삼성의 지배구조에는 경영권 방어 문제를 염두한 것으로 보여지는 부분이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삼성물산이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으로 꼽힌다. 하지만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을 현재 5.01%에서 최대 30%까지는 끌어올려야 한다. 그러려면 수백억원을 들여 삼성전자 주가를 사야 하는 문제가 있다.

컨트롤타워 등 조직정비도 필요

여기에 조직정비도 필요하다. 현재 삼성의 컨트롤 타워는 사실상 없는 셈이다. 삼성의 컨트롤 타워이자 대표적인 업무와 혁신의 상징인 미래전략실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삼성이 마련안 쇄신안의 일종으로 지난 2017년 해체됐다. 

과거 비서실에서 구조조정본부와 전략기획실, 미래전략실로 이어진 삼성의 컨트롤 타워는 삼성의 청사진을 구체화하고 계열사 간의 역할을 조정해 왔다. 국내 60여개의 계열사와 해외 계열사까지 아울러 그룹을 원활하게 돌아가는 역할도 했다.

미전실 해체 후 삼성은 이사회를 강화하고 사업지원과 EPC, 경쟁력 강화 등 3개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삼성전자와 계열사 등의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그러나 그룹 차원의 결정 사안이나 주요 결정을 논의하고 결정할 컨트롤 타워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되는 분위기다.

한편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 그룹 핵심 계열사들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컨설팅을 의뢰한 바 있다. 이에 BCG는 그룹 차원의 컨트롤타워 복원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져 삼성의 컨트롤 타워가 부활할지 주목된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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