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부터 불가능” 파탄난 MLB 월드투어
“애초부터 불가능” 파탄난 MLB 월드투어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2.10.31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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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산 개최 예정이던 MLB vs KBO 친선경기, 2주 앞두고 일방적 취소
슈퍼스타 없고 턱없이 높은 티켓 가격에 냉담한 팬들 반응, “예견된 일”

[한국뉴스투데이] 메이저리거들의 한국방문이 무산되며 기대했던 팬들은 실망과 분노를 이어가고있다. 게다가 이를 예견하고 그간 한국방문을 거절해온 KBO의 입장이 더 난처해졌다.

'2022 MLB 월드투어 : 코리아 시리즈'가 MLB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취소됐다. 사진은 지난 9월 19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에서 짐스몰 MLB 부사장과 허구연 KBO 총재 등이 대회 일정과 양 팀 선수단 구성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2022 MLB 월드투어 : 코리아 시리즈'가 MLB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취소됐다. 사진은 지난 9월 19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에서 짐스몰 MLB 부사장과 허구연 KBO 총재 등이 대회 일정과 양 팀 선수단 구성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MLB 사무국은 지난 29일 “11월 11~15일 부산과 서울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월드투어 일정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짐 스몰 MLB 인터내셔널 부사장은 “한국 내 이벤트 프로모터(주최사)와 계약 관련 몇 가지 이슈들을 해결하려고 노력했다”면서도 “안타깝게도 현실적인 측면에서 한국 팬들이 누려야 할 높은 수준의 경기를 마련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월드투어를 처음부터 진행해온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허구연 KBO 총재에 유감을 표하는 서신을 보냈다.

우려 속에 기대만 키웠던 투어가 첫 경기를 2주 앞두고 취소된 데에 대해 어이없어 하지만, 한편으로 당연한 결과라는 냉소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

당초 기대와 달리 MLB 측이 공개한 명단에는 슈퍼스타가 없다. 두 차례에 걸쳐 총 10명이 공개됐는데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앨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매니 마차도(샌디에이고) 등 한국 팬들이 기대했던 빅리거 스타는 1명도 없었다.

올해 초 공식 기자회견에서 “깜짝 놀랄 만한 선수들이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던 스몰 부사장의 자신만만했던 기운은 온데간데없다. 실제로 스몰 부사장은 MLB내에ㄴvs도 입지가 미미하다.

살바도르 페레스(캔자스시티 로열스), 스티븐 콴(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정도에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 박효준, 배지환(이상 피츠버그 파이리츠) 등 한국인 빅리거가 전부였다.

이에 KBO 또한 MLB 월드투어를 두고 기대보다는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다음 달 11일부터 15일까지 부산과 서울서 막을 올릴 예정이었던 이번 행사는 MLB 사무국에서 리그 홍보를 위해 KBO한국야구위원회에 몇 차례 개최를 요청하면서 진행됐다. 올해 초 MLB가 주최사를 확정한 뒤 지난 4월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가 한국 측에 공식적으로 대회 개최(4경기)를 제안했다.

MLB의 제안은 처음이 아니었다. 그동안 KBO는 겨울 시즌과 한국 야구 특성을 고려해 지속적으로 거절해왔지만 돔구장 마련 이후 거절한 명분도 약해졌다. 결국 올 시즌이 끝나고 네 경기를 약속하고 협조해 왔던 것이다.

11월이라는 시기 등을 놓고 볼 때, 무리가 따르는 것은 알지만 야구 흥행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수락했던 KBO는 ‘팀 KBO’와 올스타팀 ‘팀 코리아’를 구성해 경기를 준비해왔다. 포스트시즌에 출전하는 선수들과 은퇴식을 치른 이대호(롯데 자이언츠)도 명단에 포함됐다.

하지만 경기가 취소됨에 따라 은퇴후 사직구장 월드투어를 준비한 이대호나 이듬해 월드베이스볼(WBC) 클래식에 대비해 출전하는 KBO리그 선수들, 그리고 팬들은 피해를 봤다.

높은 티켓가격도 경기 취소를 도왔다. 고척 스카이돔 기준으로 티켓 가격은 최저 6만원에서 최고 39만원대에 이르렀다. 티켓 예매 상황을 지켜보던 야구 관계자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고 결국 파행으로 귀결됐다.

일각에서는 취소를 놓고 “차라리 잘 됐다”고 말한다. 프로야구 흥행을 위한 재료라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를 앞두고 치르는 국가대표 평가전도 아닌데 선수들을 차출했다가 자칫 부상이라도 당하면 큰 낭패다.

MLB가 한국야구의 특성을 모른 채 단순히 네임밸류에 의지했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보인다.

애초부터 월드투어 코리아시리즈는 성사되기가 어려운 이벤트였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KBO역시 비난을 피하기는 힘들다. KBO는 MLB에 스폰서 확보의 어려움, 팬들의 수준, 흥행문제 등을 미리 이해시켜야 했다는 것이 다수 네티즌들의 의견이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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