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시대 상징 도어스테핑, 6개월 만에 중단
용산 시대 상징 도어스테핑, 6개월 만에 중단
  • 박은진 기자
  • 승인 2022.11.22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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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6개월 만에 갑작스럽게 중단
MBC와의 관계로 인해 결국 중단키로

MBC 사태 해결 못하면 장기화 가능성도
중립적 언론도 등 돌릴 가능성 매우 높아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이 6개월 만에 중단됐다. 도어스테핑은 윤석열 정부의 상징이자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긴 이유이기도 했다. 그동안 61차례의 도어스테핑이 있었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그런 도어스테핑이 지난 21일 기약 없는 중단을 결정했다. 표면적으로는 MBC와의 갈등이라고 하지만 이를 두고 여야의 공방은 뜨겁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도어스테핑을 마냥 중단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편집자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6개월 만에 도어스테핑을 중단했다. 사진은 중단 전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도어스테핑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6개월 만에 도어스테핑을 중단했다. 사진은 중단 전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도어스테핑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윤석열 대통령의 상징은 아침 출근길 문답이었다. 이를 위해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기기까지 했다. 그리고 아주 특별한 날만 아니면 도어스테핑이 열렸고, 61차례나 열렸다. 도어스테핑 덕분에 소통하는 대통령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하지만 그런 도어스테핑이 지난 21일 중단됐다. 기약 없는 중단으로 인해 정치권은 시끌하다.

MBC 기자와의 갈등

도어스테핑이 중단된 이유는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이었다. 불미스런 사태란 지난 18일 MBC기자가 도어스테핑을 마치고 집무실로 향하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MBC가 뭘 악의적으로 했다는 거죠?”라며 따지듯 묻고,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와 설전을 벌인 상황을 말한다.

대통령실은 해당 기자를 그대로 두고 도어스테핑을 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국민을 불편하게 만드는 도어스테핑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을 비롯해 대통령실은 MBC가 정파적으로 뉴스를 보도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비속어 논란을 비롯해서 계속해서 잇따라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인 논조가 불편한 것이다. 이를 위해 대통령실은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에게 해당 기자에 대한 퇴출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출입기자단은 대통령실과 MBC와의 관계에 관여할 뜻이 없다면서 답변을 거부했다.

도어스테핑 중단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MBC도 사활을 걸고 버티고 있고, 출입기자단은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였다. 문제는 도어스테핑이 장기화될수록 윤 대통령에게는 불리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대변인 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김은혜 홍보수석이 있지만 말 그대로 홍보수석일 뿐 대변인이 아니다.

사실 그동안 대변인 역할을 윤 대통령이 스스로 해왔다. 아침마다 도어스테핑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정책 등을 설명해왔다. 그런데 이런 도어스테핑마저 중단되면 그에 따른 대변인 제도를 둬야 하는데 대변인 제도까지 두지 않으면서 윤석열 정부가 불통 정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중단 이유는 MBC기자와 대통령실 관계자와의 설전을 두고 이를 불미스러운 사태라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불미스러운 사태의 재발 방지의 일환으로 도어스테핑 중단 이유를 밝혔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중단 이유는 MBC기자와 대통령실 관계자와의 설전을 두고 이를 불미스러운 사태라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불미스러운 사태의 재발 방지의 일환으로 도어스테핑 중단 이유를 밝혔다. (사진/뉴시스)

벌써부터 성명서 발표를

윤석열 정부의 불통 우려가 벌써부터 성명서 발표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기자협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특정 언론사를 본보기 삼아 언론을 길들이려는 의도”라며 “MBC 기자에게 잘못이 있다면 출입기자단에서 자율적으로 처리하면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도어스테핑이 장기화되면 언론 소통의 창구가 막혀버리기 때문에 그에 따른 소통의 부족은 윤석열 정부의 이해 부족으로 이어지면서 오해가 쌓이는 그런 기사들이 쏟아져 나올 수밖에 없다.

그것을 적극적으로 방어하기 위해서는 대변인 제도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지금까지 대변인 제도를 둔 일이 없다.

가끔 김은혜 홍보수석이 나서서 대변인 역할을 하지만 홍보수석이기 때문에 그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

대변인 두거나 재개하거나

방법은 대변인을 두거나 도어스테핑을 재개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중단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그에 따른 불통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매우 높다.

문제는 중립적인 언론들도 돌아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지금은 언론들이 대통령실과 MBC와의 관계로 치부해 버리겠지만 취재가 되지 않게 된다면 중립적인 언론들도 대통령실로부터 등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박은진 기자 knewsto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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