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람과 환경을 위한 교통’ 김광일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
【인터뷰】 ‘사람과 환경을 위한 교통’ 김광일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2.12.31 20: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93년 설립된 시민단체 녹색교통운동
보행자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도시

보다 편리하고 빠르고 쾌적한 대중교통
승용차 이용 줄이기로 맑은 하늘 만들기
녹색교통운동은 사람을 위한 교통, 환경을 위한 교통을 위해 활동하는 시민단체로 김광일 사무처장을 만나 사람이 주체가 되고 맑은 하늘을 만들기 위한 교통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진/한국뉴스투데이)
녹색교통운동은 사람을 위한 교통, 환경을 위한 교통을 위해 활동하는 시민단체로 김광일 사무처장을 만나 사람이 주체가 되고 맑은 하늘을 만들기 위한 교통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진/한국뉴스투데이)

[한국뉴스투데이] 자동차는 우리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교통수단이다.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자동차로 우리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골목 구석구석 가득찬 자동차 때문에 보행자들의 안전은 위태롭다. 여기에 자동차로 인해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질소산화물 등 유해물질은 우리의 건강을 해치고 환경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최근 심각해지는 기후위기를 해결하고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교통수단에서도 친환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민단체 녹색교통운동은 지난 1993년부터 30년째 사람을 위한 교통권 확보와 환경을 위한 녹색교통수단 활성화 등 우리의 삶을 녹색으로 만들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한국뉴스투데이는 김광일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을 만나 사람이 주체가 되는 교통, 환경을 위한 교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편집자주>

1980년대 후반부터 급격히 증가한 자동차로 인해 환경 문제나 교통 체증이 시작되고 교통사고까지 증가하자 이를 연구하기 위한 모임이 만들어졌고 1년을 연구하던 사람들이 의기투합해 녹색교통운동이 설립됐다. 김광일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은 “녹색교통운동은 교통에서의 주체가 자동차가 아닌 사람을 중심으로 놓고 생각을 하자는 생각에서 출발했어요. 사람 중심의 교통에는 보행권, 즉 사람이 걸어다니는 것에도 권리가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어요. 교통의 주체인 사람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다닐 여건을 만들고 동시에 친환경적이어야 해요. 사람을 위한 교통, 환경을 위한 교통을 만들자는 것이 저희 활동의 핵심이에요.”

녹색교통운동은 활동은 크게 세 분야로 나뉜다. 그 중 환경을 위해 녹색교통수단을 활성화하기 위한 #움직이는 소나무 캠페인은 지난해에만 총 4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움직이는 소나무는 걸어다니거나 자전거를 이용하고 버스나 지하철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온실가스를 줄이는 사람을 말해요. 시민들이 모두 움직이는 소나무가 되어 맑은 하늘과 깨끗한 공기를 만들자는 취지에요.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기존에는 운동삼아서 걷고 의미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했던 분들이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본인의 일상에서 의미를 찾으신거 같다고 이야기를 해요. 저도 자전거를 타면서 자전거가 얼마나 훌륭한 교통수단이지를 알게 됐죠.” 

녹색교통운동은 녹색교통수단을 활성화하는 움직이는소나무 캠페인과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한 방법을 조사하고 정책으로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교통사고 피해가정을 지원하는 활동은 단체가 설립된 이후 꾸준히 지원하는 사업이다. (사진/녹색교통운동 제공)
녹색교통운동은 녹색교통수단을 활성화하는 움직이는소나무 캠페인과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한 방법을 조사하고 정책으로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교통사고 피해가정을 지원하는 활동은 단체가 설립된 이후 꾸준히 지원하는 사업이다. (사진/녹색교통운동 제공)

지난해 움직이는 소나무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들은 1168명에 달한다, SNS를 통해 시민들이 인증한 이동거리를 각 수단별 온실가스 감축량으로 산출해보니 녹색교통수단을 이용한 거리는 총 1만9841km로 이를 통해 2574kg/co2의 온실가스가 감축됐다. 이는 25년생 소나무 263그루가 1년동안 흡수해야하는 양이다. 자동차로 인해 매년 19만4711톤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그러나 우리가 1주일에 1번만 걷거나 자전거를 타면 일년에 3.8그루의 나무를 심는 효과가 있고 일주일에 1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일년에 71.1그루의 나무를 심는 효과가 있다. 자동차 대신 녹색교통수단을 이용하면 온실가스를 20%나 줄이게 된다.

녹색교통운동은 내년에는 움직이는 소나무 캠페인을 좀 더 확대해 애플리케이션으로 선보인다. “움직이는 소나무 앱 사용자들은 걸어서 자신이 얼마나 탄소를 얼마나 줄이는지 바로바로 수치를 확인할 수 있어요. 자신이 걸어서 받은 탄소 포인트로는 제로웨이스트 상품을 구매할 때 할인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로 지급될 거에요. 지금 제로웨이스트샵과 파트너 활동을 준비하고 있어요. 앱을 켜고 걷기만 해도 탄소를 줄일 수 있고 생필품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되는거죠.”

움직이는소나무 캠페인은 2023년부터 앱으로 출시돼 참여할 수 있다. 움직이는소나무 앱에서는 걸어다닌만큼 얼마나 탄소를 줄였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고 줄인 탄소 수치를 포인트로 받아 제로웨이스트 물품을 구매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사진/녹색교통운동 제공)
움직이는소나무 캠페인은 2023년부터 앱으로 출시돼 참여할 수 있다. 움직이는소나무 앱에서는 걸어다닌만큼 얼마나 탄소를 줄였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고 줄인 탄소 수치를 포인트로 받아 제로웨이스트 물품을 구매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사진/녹색교통운동 제공)

자동차들이 내뿜는 배출가스를 줄이는 방법을 연구하고 조사해 정책적 제안을 하는 활동도 주요한 활동 중 하나다. “저희는 정부가 탄소중립을 발표하기 전부터 교통 수송 부분에서 자동차의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대안을 제시해 왔어요. 현재 수도권에서 진행하고 있는 운행제한제도의 자동차 등급을 분리하는 등 과제를 수행한 것도 그 중 하나죠.” 운행제한제도는 2018년 7월 1일부터 서울, 인천, 경기 등에서 노후경유차 운행을 제한하는 제도다. 배출가스저감장치를 부착한 차량을 제외하고 2002년 7월 1일 이전 기준적용 경유차종이 운행제한 지역에서 운행을 할 경우 2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외에도 녹색교통운동은 지자체별로 대중교통서비스를 평가하는 대중교통서비스평가를 실시하기도 했다. 현재는 이 역시 정부 사업으로 전환돼 지자체와 정부가 직접 대중교통서비스를 평가한다. 교통안전공단에서 매년 발표하는 교통안전 문화지수 역시 녹색교통운동이 시작해 정부 사업으로 전환된 경우다. 2011년부터 최근까지 진행된 자전거마일리지 캠페인은 지자체의 탄소포인트 제도와 연계하기 위한 기반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었어요. 결국 자전거 이용 여부를 수치화하고 계량화하는 것이 어려워 확대되지는 못했지만 서울시는 따릉이를 운영하면서 따릉이를 타면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으로 인정해 포인트를 주는 방식으로 적용하고 있어요. 하지만 아직 개인 자전거를 이용해 탄소 수치를 줄이는 것을 수치화하는 작업은 없는 상황이죠.“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김광일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은 10가지 친환경운전(스마트운전) 습관을 추천했다. 스마트운전은 ▲단거리 이동은 차량을 이용하지 않기 ▲정보 운전의 생활화 ▲스마트운전 앱 사용 ▲장거리 운전은 중간에 적절한 휴식하기 ▲급가속, 급출발, 급감속, 급정지, 과속 등 위험한 운전 하지 않기 ▲내리막길에서는 관성운전 실천하기 ▲불필요한 공회전 금지 ▲우회전 시 미리 차선 이동하고 감속하기 ▲적재물 다이어트 ▲자동차 정기점검 생활화 등이다. 스마트운전은 전국의 자동차 등록차량 중 10%만 참여해도 연간 1200억원이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녹색교통수단에는 보행과 자전거,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이 있다. 자동차 이용을 줄이고 녹색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으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사진/녹색교통운동)
녹색교통수단에는 보행과 자전거,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이 있다. 자동차 이용을 줄이고 녹색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으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사진/녹색교통운동)

교통사고 피해가정을 지원하는 활동은 녹색교통운동이 설립된 1993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진행되는 활동이다. 지금은 정부 기관 등에서도 관련 지원사업을 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가장 먼저 교통사고 피해가정을 지원한 것은 녹색교통운동이다. “교통사고 사망자들이 많이 발생하고 사망자 유가족 중 아이가 있는 가정의 생계나 학업이 어려운 것을 보고 교통사고 피해가정 지원사업을 시작하게 됐어요. 초기에는 400~500명을 지원했는데 2000년도 중반 정부 지원 사업으로 바뀌면서 현재 국토교통부 산하 교통안전공단에서 피해가정 지원을 하고 있어요. 하지만 정부가 정한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가정도 있거든요. 저희는 정부에서 지원하지 않는 교통사고 피해가정을 선정해 현재 100가정 정도를 지원하고 있어요.”

교통사고 피해가정의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미취학 아동부터 초‧중‧고, 대학생까지 학생들의 장학금과 도서와 교복 등 물품을 지원한다. “특히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학교 자녀가 있는 가정은 영화를 보거나 물놀이, 체험 활동을 할 때 부모님이 동반해야 하는데 부모가 교통사고로 피해를 입은 경우 문화활동을 가족이랑 하는게 어려워져요. 그래서 장학금과 물품 지원 외에도 공연을 보거나 물놀이를 함께 가는 문화체험 활동 기회를 함께 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교통사고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돕기 위해 지역 심리센터와 연계해 심리 치료 지원도 시작했어요.”

수소차,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들은 생산과 유통, 폐기 등의 과정에서 여전히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사진/녹색교통운동)
수소차,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들은 생산과 유통, 폐기 등의 과정에서 여전히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사진/녹색교통운동)

최근 심각해지는 기후위기로 인해 교통 수단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수소차는 미래 주요 운송 수단으로 부각되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면서 친환경 자동차로 바꾸면 환경 문제는 해결되는 것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김광일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은 단순히 친환경 자동차를 타는 것만으로 기후위기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전기차나 수소차는 운행될 때 탄소를 배출하지 않아요. 그럼에도 자동차 회사가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면 기존 내연 자동차의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전기차는 50%, 수소차는 80%까지 온실가스가 배출된다고 해요. 친환경 자동차는 운행할 때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지만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가 여전히 배출된다는 이야기에요”

“전기차를 생산하고, 사용 후 폐기하고, 배터리를 충전해 이용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발전이 필요한데 지금은 여전히 화력발전, 원자력을 이용하고 있어요. 최근 유럽에서는 에너지소비를 평가하는 LCA(제품의 생산, 수송, 사용, 폐기의 전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것)를 자동차 생산에도 적용해 온실가스 배출까지 계산하는 연구를 시작했어요. 빠르면 2024~5년부터는 자동차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줄이는 강제수단으로 적용될 수도 있겠죠.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기차를 생산해서 판매하고 사용하는 것보다 차가 돌아다니는 것을 줄이는 것이 효과적이에요. 효율이 높은 교통수단인 자전거나 보행을 늘릴 수 있는 정책적 변화를 통해 자동차 이용을 줄이는 것이 기후위기에 도움이 됩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