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 UBS, CS 인수 결정...세계 금융시장 위기 일단락
【글로벌경제】 UBS, CS 인수 결정...세계 금융시장 위기 일단락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03.2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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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2위 은행 CS 파산 위기에서 구사일생
스위스 최대은행인 UBS가 CS 인수키로 결정
정부와 중앙은행, 금융감독청 적극 개입 성사
불안했던 세계 금융시장 인수 타결로 일단락
스위스 최대은행인 UBS이 파산 위기에 놓인 CS 인수를 결정했다. 이번 인수는 스위스 정부와 중앙은행 등 당국이 적극 개입한 결과다. 사진은 스위스 중앙은행. (사진/픽사베이)
스위스 최대은행인 UBS이 파산 위기에 놓인 CS 인수를 결정했다. 이번 인수는 스위스 정부와 중앙은행 등 당국이 적극 개입한 결과다. 사진은 스위스 중앙은행. (사진/픽사베이)

[한국뉴스투데이]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뱅크은행(SVB)의 파산에 이어 스위스의 크레티트스위스(CS)가 파산 위기에 놓였다. 167년 전통으로 한때 세계 5위권의 자산 규모를 가졌던 CS의 파산 위기에 전 세계 경제가 다시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반복을 우려하는 등 큰 충격이 예상됐다. 이에 스위스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스위스 최대은행인 UBS가 CS 인수를 결정하면서 파산 위기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도 일단락됐다.

스위스 최대은행 UBS, CS 인수 결정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스위스 정부와 스위스 중앙은행인 스위스 국립은행은 기자회견을 열고 스위스 연방 정부와 금융감독청(FINMA), 스위스 국립은행(SNB)의 지원으로 UBS가 CS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즉, 스위스 1위 은행이 2위 은행을 인수하는 셈이다. 이번 인수는 글로벌 경제위기 등을 우려한 스위스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뒷받침됐다. 

스위스 정부는 세계적으로 중요한 은행의 파산은 세계 금융시장에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보고 UBS가 CS를 인수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대비해 90억달러(약 1조7855억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스위스 국립은행은 1000억달러(약 131조원)의 유동성을 지원한다. 금융감독청은 인수 타결 후 두 은행 모든 사업 활동의 안전성을 약속했다.

CS 인수 규모는 30억 스위스프랑으로 약 32억달러다. 한화로 계산하면 4조2000억으로 UBS는 인수 이후 CS의 투자 은행 부문을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통합 법인의 최고경영자(CEO)는 랄프 해머스 현 UBS CEO가 계속해서 맡는다. 정부의 지원 아래 연내 모든 인수 절차가 마무리 될 예정이다. 

이그나지오 카시스 스위스 대통령은 이번 UBS의 CS 인수를 두고 스위스 금융 시장에 신뢰를 제공하는 최고의 해법이라고 자체 평가했다. 카린 켈러 서터 재무장관 역시 CS가 독자적으로 상황을 개선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이번 인수가 다른 어떤 시나리오보다 국가와 납세자, 세계 금융 안정성에 있어서 위험이 작다고 평가했다. 스위스 정부는 인수가 완료될 때까지 추가적 유동성 지원을 통해 금융 시장의 안정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UBS의 CS 인수 발표 후 연준과 캐나다, ECB, 영국, 일본, 스위스 등 5개국 중앙은행은 달러화 스와프협정 상의 유동성 증대를 위해 공동 행동에 나설 예정이다. (사진/픽사베이)
UBS의 CS 인수 발표 후 연준과 캐나다, ECB, 영국, 일본, 스위스 등 5개국 중앙은행은 달러화 스와프협정 상의 유동성 증대를 위해 공동 행동에 나설 예정이다. (사진/픽사베이)

스위스 2위 CS는 왜 파산했나

1856년 설립된 크레디트 스위스 투자은행(CS)은 스위스 국립은행에 이어 스위스에서 2번째로 규모가 큰 은행이다. 전 세계 10위권에 드는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유럽에서는 최고의 투자은행이다. 지난 2020년 기준 CS가 관리한 자산규모는 무려 1조5120억 스위스프랑(2134조원0이었고 지난해에 자산규모가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656조원에 달했다. 이는 우리나라 1년 총 예산과 맞먹는 금액이다.

탄탄했던 CS의 위기가 시작된 것은 팬데믹 이후다. CS는 캐머런 총리가 고문으로 있던 영국의 금융서비스업체 그린실캐피털에 투자했는데 그린실캐피털이 2021년 3월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약 10조원의 손실을 입었다. 여기에 한국계 미국인 빌황의 헤지펀드 회사 아케고스캐피털 투자 역시 아케고스캐피털의 마진콜 사태로 약 10조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연이은 투자 실패에 파산설이 나돌기 시작했고 지난해 2월에는 스위스 은행의 핵심인 비밀 고객 명단까지 새어나가면서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CS에 등을 돌리기 시작한 고객들은 자산을 빼기 시작했고 지난해 4분기에만 1100억 스위스프랑(155조원)이 빠져나갔다. 이같은 뱅크런(은행의 대규모 예금인출사태)은 은행 파산의 가장 큰 이유다.

이에 CS는 지난해 10월 유상증자에 나섰고 사우디국립은행(SNB)가 지분 10%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하지만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각각 약 10조원의 순손실을 냈던 CS가 올해 2월에도 자산관리 부문과 IB 부문에서 순손실을 내자 지난 15일 사우디국립은행이 추가 투자가 불가능하다고 통보하면서 파산 위기를 맞았다.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유비에스(UBS)의 크레디트 스위스(CS) 인수 관련 기사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유비에스(UBS)의 크레디트 스위스(CS) 인수 관련 기사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수 타결로 블랙먼데이 모면 

UBS가 CS를 인수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의 위기가 일단은 안정되는 분위기다. 미국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연준)은 이번 인수를 두고 금융 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스위스 당국의 발표를 환영한다면서 국제적인 카운터파트의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CS 파산 위기에도 지난 16일(현지시간) 예고대로 기준금리를 3%에서 3.5%로 인상했었던 유럽중앙은행(ECB)은 그간의 따가운 시선에서 한결 자유로운 모습이다. 유럽중앙은행은 이번 인수 결정 후 은행 부문이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필요한 경우 은행들이 운영을 위한 충분한 현금을 보유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입장이다.

영국 중앙은행도 스위스 당국이 금융 안정 지원을 위해 내놓은 포괄적 조치에 대해 환영을 나타났다. 영국 금융당국청(FCA)은 스위스 당국과 지속적으로 금융 안정성 관리를 위해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한편, UBS의 CS 인수 발표 후 연준과 캐나다, ECB, 영국, 일본, 스위스 등 5개국 중앙은행은 달러화 스와프협정 상의 유동성 증대를 위해 공동 행동에 나선다. 이들은 달러 스와프에 따른 달러 공급 효과를 키우기 위해 다음 달 말까지 7일 만기물의 운용 빈도를 주 단위에서 일 단위로 늘릴 예정이다. 이는 세계 자금시장의 경색을 완화하기 위한 유동성 공급의 조치로 풀이된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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