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산업] ⑥기후위험 가장 먼저 탐지한 금융업의 탄소중립 노력
[친환경 산업] ⑥기후위험 가장 먼저 탐지한 금융업의 탄소중립 노력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3.03.22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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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와 금융 안정성 흔드는 기후변화 감지
미국, 유럽 중심으로 기후변화 안정 노력
한국, K-텍소노미 통한 금융업 탄소중립 박차

친환경 산업이란 녹색 산업 즉,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에너지의 사용을 대체하고 에너지와 자원 사용의 효율을 높이며,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재화의 생산과 서비스의 제공 등으로 탄소중립을 이루고 녹색성장을 촉진하는 산업을 말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 세계 친환경 시장은 1조 2천억 달러에 이른다. 친환경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전 세계에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주목해야 할 친환경 산업과 산업별 친환경 기술을 향한 투자와 발전은 어디에 있는지 다뤄본다. [편집자 주] 

(사진/픽사베이)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심각성은 199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사진/픽사베이)

은행에 기후 리스크 대응 조치 이행 통첩
기후 위기는 최근 금융산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는 위험 중 하나다. “기후변화는 자연생태계와 시민사회를 위협할 뿐 아니라 화폐와 금융의 안정성까지 흔들어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며 그린스완(Green swan)이란 용어를 만든 곳 역시 국가결제은행(BIS: Bank for the International Settlements)이란 것도 이를 방증한다. 


지난해 6월에는 국가결제은행 산하 바젤은행감독원회(BCBS: Basel Committee on Banking Supervision)는기후 관련 금융 위험의 효과적인 관리 및 감독을 위한 원칙을 발표하고 은행을 대상으로 기업 지배구조에서 시나리오 분석에 이르는 12개 원칙과 감독당국에 대한 6개 원칙을 세웠다. 이는 향후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은행 시스템에 대한 잠재적 규제·감독·공시 사항을 반영해 기후 관련 금융 위험을 평가·측정·완화하는 총체론적 접근법을 취했다. 

미국 미국 연방준비제도(FRB: Federal Reserve Board) 역시 미국 통화감독청(OCC: Offic of the Comptroller of the Currency)과 함께 지난해 12월, 자산규모 1000억 달러(약 129조원) 초과 은행의 기후 리스크 관리 원칙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역내 은행에 2024년까지 기후 리스크 대응 조치를 전면 이행하라는 최후 통첩을 보내기도 했다.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심각성은 199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을 체결하며 1997년 일본에서 열린 제3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기후변화협약의 구체적 이행방안을 담은 ‘교토의정서’를 채택했다. 

하지만 이 의정서는 선진국들에게만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제시되거나 구속력이 약해 문제가 있었다. 무엇보다 온실가스 배출량 1위인 중국이 개도국으로 분류돼 감축의무가 부여되지 않았다. 전세계 모든 국가들이 참여하는 구속력 있는 협정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래서 체결된 것이 2015년 프랑스에서 열린 COP21의 ‘파리 협정’이다. 여기선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지구 평균 온도를 2도씨 보다 아래로 상승하도록 하고 더 나아가 1.5도씨 이내로 억제하도록 노력하기로 결정했다. 

2021년 영국에서 열린 COP26에서는 전 세계 200여 개 국가가 ‘글래스고 기후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는 2022년에 2030년 배출량 목표를 재검토하고 석탄발전의 단계적 축소와 비효율적 화석연료 보조금을 중단하는 등의 노력에 동의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사진/픽사베이)
 금융부분은 경제 시스템 내에서 각 부문에 대한 금융자원의 배분을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진/픽사베이)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

국제사회의 기후위기 대응능력 강화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기후금융 활성화다. 탄소중립을 위해 금융이 중요한 이유는 금융부분이 경제 시스템 내에서 각 부문에 대한 금융자원의 배분을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탄소중립 정책을 위한 기술 개발 등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게 되며 적정한 금융자원을 배분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곳이 금융부문이다. 유엔과 금융기관들은 일찌감치 이 중요성을 인식하고 1992년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UNEP Finance Initiative)를 설립했다.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재무지표를 비롯해 환경, 사회, 지배구조라는 비재무적 요소까지 통합하는 ESG의 개념을 최초로 제안한 곳도 바로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다.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는 2006년 자본시장에 ESG를 통합하기 위한 책임투자원칙을 발표했는데, 공적 연기금과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ESG를 적극 반영함으로서 확산에 기여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에는 더욱 더 국제사회의 기후위기 관심이 커지며 ESG경영의 핵심도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녹색금융을 활성화하기 위해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녹색사업이 무엇인지 구분하고 기업이 친환경 활동을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제대로 판단해야 한다. 국제사회는 이를 위해 지속가능보고지침이나 기업지속가능성 보고표준 등을 발표해 시행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한국은 지난 2021년 그린워싱을 방지하기 위해 ‘한국형 녹색불류체계(K-Taxonomy)’를 발표했다. (사진/픽사베이)

친환경 산업 위한 금융지원 배분의 중요성 

한국은 지난 2017년부터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했는데, 2020년에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했다. 2021년부터 관계부처 합동으로 K-ESG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등 금융업계의 기후 변화 위기에 대처하고 있다. 

당시 친환경 활동에 대한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제시해 녹색금융을 활성화하고 녹색위장행위 소위 그린워싱을 방지하기 위해 ‘한국형 녹색불류체계(K-Taxonomy)’를 발표했다. 2022년에는 원자력을 포함해 개정되기도 했다.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를 탄소중립 기본법에 의거해 2018년 대비 35%이상 감축으로 설정했는데, 2021년 40%로 추가 감축 발표를 했다. 한국은 현재 실질적으로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를 시행하고 노후 석탄발전 폐지,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및 LNG전환 등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개념과 영향평가 등에서 상대적으로 명확하게 정립된 방법론이 적용되는 기후관련 위험관리에 대해 원칙과 지침을 보다 상세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정론이다. 

지배구조 개선과 사회가치 추구의 필요성과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많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와 온실가스 간 인과관계를 비롯해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인류의 기여 등 기후변화와 관련한 위험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한결같은 의견이다. 

다만 기후변화뿐만 아니라 속도를 줄이기 위해 현재 경제주체의 행동을 변화시키더라도 그 효과가 매우 장기간에 걸쳐 발생하기 때문에 기후관련 위험을 관리할 필요성에 대해 다소 의견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에 대해 경제 전반에서 기후관련 위험을 관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은행 등 대형 금융회사에 기후관련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원칙과 지침을 우선 마련해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사진/픽사베이)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은행권에 24년가지 기후변화 대응 조치를 종용했다.  (사진/픽사베이)

유럽, 지속 가능한 녹색 금융 발전 노력 

금융권의 기후변화 대응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유럽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은행권에 24년가지 기후변화 대응 조치를 종용했다. 그동안 ECG는 미 연준보다 강도 높은 기후 리스크 대응을 요구해 왔다. 

이에 따라 EU 은행들은 1단계로 늦어도 내년 3월까지 기후 관련 리스크를 적절하게 분류하고 이런 리스크가 영업 활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를 완료해야 한다. 2단계로 은행들은 늦어도 내년 말까지 거버넌스와 전략, 리스크 관리에 기후와 환경 관련 리스크를 포함시켜야 한다. 최종적으로 2024년 말까지는 자본적성성과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를 포함한 모든 규제를 충족해야 한다.

게다가 최근 ECB는 기후관련 위험이 금융 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더 잘 평가하고, 지속가능한 녹색 금융의 발전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기후관련 통계지표의 첫 세트를 발표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ECB 총재 체제에서 ECB는 지구 온난화에 맞서 싸우는 데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기후 관련 위험과 녹색 전환에 대한 관찰 개선에 대한 폭넓은 대화를 시작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췄다. 

ECB의 새로운 통계지표는 ▲환경적, 사회적 또는 지속가능으로 분류된 채권의 개요를 제공하는 지속 가능한 금융에 대한 실험적 지표 ▲증권 및 대출 포트폴리오의 탄소 강도에 대한 세부 정보를 제공하는 금융 기관 자금 조달 탄소 배출 분석 지표 ▲자연 재해가 대출, 채권 및 주식 포트폴리오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기후 관련 물리적 위험에 대한 분석 지표다. 

ECB는 이 자료가 유로 지역의 녹색 채권 규모가 지난 2년간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전체 채권 시장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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