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다르덴 형제 첫 내한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다르덴 형제 첫 내한
  • 곽은주 기자
  • 승인 2023.04.0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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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작 다르덴 형제의 ‘토리와 로키타’ 선정

2023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 상영작이 발표되었다. 전주영화제는 지난 330() 올해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을 전주와 서울에서 2차례 진행했다. ‘우리는 늘 선을 넘지(Beyond the Frame)’라는 슬로건으로 개최되는 올해는 42개국 총 247편에 영화가 초청됐다.

(왼쪽)장 피에르ㆍ뤽 다르덴 형제 감독, 제75회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토리와 로키타'로 특별상인 75주년 기념상을 받은 후,  칸=AFP 연합뉴스 제공
(왼쪽)장 피에르ㆍ뤽 다르덴 형제 감독, 제75회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토리와 로키타'로 특별상인 75주년 기념상을 받은 후, 칸=AFP 연합뉴스 제공

2000대안, 독립, 디지털을 모토로 시작한 전주국제영화제는 그동안 꾸준히 성장하며, 주류 상업영화와는 변별되는 국내외 독립영화를 발굴하는 영화제로 평가받는다. 회를 거듭할수록 독립영화의 기획, 투자, 제작 및 배급까지, 한 편에 영화가 생산되고 소비되는 전 과정을 총괄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독보적인 영화제다.

올해는 우리는 늘 선을 넘지(Beyond the Frame)’라는 슬로건으로, 선을 넘고, 경계를 무시하고, 새로운 표현 방식과 경계가 없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영화라는 예술 장르의 영역 확장을 시도한다. 이번 슬로건을 통해 전통적인 영화 형식과 상영 방식에서 탈피하여 프로그램, 공간, 이벤트를 통해 영화를 중심으로 장르 간 통섭을 이뤄온 전주국제영화제의 도전적 정신을 강조하는 프로그램들로 기획했다.

(왼쪽) 문석, 전진수 프로그래머, 민성욱 공동집행위원장, 우범기 조직위원장,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 문선경 프로그래머, 박태준 전주프로젝트 총괄 프로듀서,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왼쪽) 문석, 전진수 프로그래머, 민성욱 공동집행위원장, 우범기 조직위원장,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 문선경 프로그래머, 박태준 전주프로젝트 총괄 프로듀서,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전주국제영화제의 프로그램에서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은 전주시네마프로젝트의 1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을 들 수 있다.

2000년 전주국제영화제 출범과 함께 시작된 디지털 삼인삼색프로젝트는 전 세계 영화인들이 주목하는 프로젝트로 자리 잡았지만, ‘디지털의 개념이 퇴색하자 2014, 단편 제작에만 머물렀던 제작 방식을 장편으로 전환하고, 명칭도 전주시네마프로젝트로 바꾸면서 저예산 장편영화의 제작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국내외 독립·예술영화 33편을 제작 투자하며 전주국제영화제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해 온 전주시네마프로젝트의 출범 10주년을 기념하면서, 대표적인 작품 10편을 상영하는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그 외에 해외영화 섹션에서는 일본과 중국의 새로운 작가를 소개하고 활발한 교류를 만들어 내기 위한 동아시아 영화특별전을 통해 7편의 일본, 중국 영화를 소개한다. 중국 역사 속에서 여성의 존재를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이혼 가정 문제를 아이의 시선과 엄마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가정 드라마, 일본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소프트웨어 위니를 둘러싼 실제 이야기를 소재로 한 작품, 중국에 여전히 남아 있는 1자녀 정책의 유산과 모성이라는 신화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담고 있는 작품 등 동아시아 영화의 현주소를 만날 수 있다.

한국영화 섹션에서는 두 개의 특별전이 열린다그 하나는 전주영 화X마중: 눈컴퍼니행사는 전주를 찾은 관광객들을 위한 영화 프로그램인 씨네투어의 일부로 기획된 특별전이다.

전주영화X마중은 독립영화에서 활동하는 배우가 있는 소속사와 함께 상영과 토크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관객과 일반 관광객들 모두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독립 영화계의 쟁쟁한 배우들이 소속된 눈컴퍼니가 그 주인공이다. 이번 행사에는 이민지, 김슬기, 강길우, 이상희, 장선, 조수향, 이석형 배우 등 눈컴퍼니 소속 배우들이 거의 모두 참여하여 직접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또한 네 차례 진행되는 마중 토크를 통해서 눈컴퍼니 소속 배우들이 솔직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또 하나의 특별전은 ‘KAFA 40주년 특별전이다한국영화아카데미(KAFA)의 개교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된 특별전으로, 영화아카데미 졸업생, ·현직 교수, 교직원들의 추천을 바탕으로 선정된 단편영화 40편을 상영한다. 황정민, 손석구, 정해인 등 지금은 스타가 된 배우 들의 초창기 모습이 담긴 그때 그사람들섹션을 비롯한 7개의 작은 섹션으로 구성된 이 특별전은 한국영화 성장의 기록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아울러 올해도 올해의 프로그래머를 진행한다. 22회 류현경 배우, 23회 연상호 감독에 이어 올해의 프로그래머는 배우이자 뮤지션, 화가, 설치미술가로 전방위 예술가로 활동하는 백현진 배우가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로 참여하여 관객에게 자신의 영화 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영화들을 공유하고 관객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이와 같은 특별 기획들과 함께 기존의 국제경쟁, 한국경쟁과 한국단편경쟁, 코리안시네마, 월드시네마, 시네마천국, 영화보다 낯선, 시네필전주, 프론트라인, 마스터즈, 불면의 밤, 등에 다양하고 새로운 시선을 담은 문제작들을 대거 초청했다.

또한 문화 취약 계층의 영화제 참여 기회 확대를 목표로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 도입과 함께 국내 영화제 최초 배리어프리 영화 제작 지원(교육, 자막제작) 사업을 추진한다. 일회성 행사가 아닌 향후 더 확대, 발전시켜 나가는 프로젝트로 발전시킬 계획.

아울러 전주숏프로젝트 사업과 같은 지역 영화인 대상 제작 및 멘토링 지원 사업 등, 전주지역을 기반으로 창작 활동을 하는 영화인 육성 사업의 강화를 통해 지역 문화 생태계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지속적으로 할 것이다.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장 피에르다르덴, 뤽 다르덴 감독의 '토리와 로키타' 스틸컷,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장 피에르다르덴, 뤽 다르덴 감독의 '토리와 로키타' 스틸컷,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올해 개막작은 벨기에 출신의 장 피에르 다르덴(Jean-Pierre Dardenne), 뤽 다르덴(Luc Dardenne) 형제의 <토리와 로키타 Tori and Lokita>(2022)가 선정됐다.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다르덴 감독이 공식적으로 한국에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년 전에도 다르덴 감독을 초청하려고 했으나 팬데믹으로 결국 성사되지 않았는데, 올해 개막작으로 모시게 되었다. 많은 관심 가져주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다르덴 형제는 주로 벨기에에 불안정한 형태의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한다. 아들 잃은 아버지, 미혼모, 부모에게 버림받은 소년 등등, 대부분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를 가져온다.

개막작 <토리와 로키타>는 다르덴 형제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역시 회색빛의 벨기에 도시를 배경으로 소외된 이주민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페막작, 김희정 감독의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스틸컷,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페막작, 김희정 감독의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스틸컷,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폐막작은 김희정 감독의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가 선정됐다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희정 감독은 김애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였고,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을 잃은 여성의 애도에 시간을 그렸다라며 작품을 소개했다. 박하선 배우는 한국 작품이 개·폐막작으로 선정되는 것이 7년 만이라고 들었다. 좋은 작품으로 전주에 올 수 있게 되어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전했고, 문우진 배우는 작품 속 캐릭터가 되기 위해 캐릭터에 몰입하여 일기도 쓰면서 준비했다고 전했다.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문우진 배우, 박희정 감독, 박하선 배우,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문우진 배우, 김희정 감독, 박하선 배우,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올해는 42개국 247편의 영화가 초청됐다. 해외 작품 125, 국내 작품 122, 이중 장편은 143, 단편은 104편이다. 이 중 38편의 한국 단편영화는 온라인 플랫폼 온피프엔(onfifn.com)을 통해 온라인 상영의 형태로도 만나볼 수 있다.

예년과 달리  영화제 공간을 전주시 전역으로 확장한다. 전주돔이라는 대형 공간이 맡아왔던 개·폐막식 등의 공식행사와 대규모 상영은 각각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에서 나누어 진행한다.

영화제는 오는 427()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56()까지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열흘간 열린다.

곽은주 기자 cineeun60@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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