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경제】 '물가 상승·수출 감소' 성장률 하향...하반기 안갯속
【투데이경제】 '물가 상승·수출 감소' 성장률 하향...하반기 안갯속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04.04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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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소비자물가지수 4.2% 올라...경기 둔화 여전
수출 감소해 무역수지 적자 13개월째 연속 행진
경제성장률 전망치 기존 보다 하향 조정 움직임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4.2% 오르며 2개월 연속 4%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56(2020=100)으로 1년 전보다 4.2% 올랐다. 상승폭은 작년 3월(4.1%)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았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4.2% 오르며 2개월 연속 4%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56(2020=100)으로 1년 전보다 4.2% 올랐다. 상승폭은 작년 3월(4.1%)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았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폭은 축소됐지만 여전히 물가상승률이 높은데다 수출이 6개월째 감소하고 무역수지 적자가 13개월째 이어지는 등 우리 경제 곳곳에서 이상 신호가 감지된다. 이에 상반기 경기 둔화 뒤 하반기에는 차차 경기 회복을 예상했던 당초 전망에도 변화가 포착된다. 하반기에도 경기 둔화가 이어질 것이라 우려 속에 우리 경제성장률은 하향 조정되고 있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 4.2% 올라...상승폭 축소

4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56(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4.2% 올랐다. 상승폭은 작년 3월(4.1%) 이후 가장 낮았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7월(6.3%)로 정점을 찍은 이후 8월(5.7%), 9월(5.6%), 10월(5.7%), 11월(5.0%), 12월(5.0%), 올해 1월(5.2%)까지 5%대 물가를 이어가다가 지난 2월 4.8%로 4%대로 내려왔다. 

지난달 물가 상승폭이 줄어든 이유는 석유류 등 공업제품의 가격 하락 여파가 컸다. 공업제품 가격상승률은 2월 5.1%에서 지난달 2.9%로 축소됐다. 이는 국제유가가 하락한 영향이 컸다. 석유류는 1년 전보다 무려 14.2%가 내렸다. 이에 휘발유는 전년 대비 17.5%가 내렸고 경유는 15.0%가 내렸다. 

가공식품은 9.1% 올랐지만 2월(10.4%)보다는 오름세가 둔화했다. 농축수산물은 3.0% 올라 전월(1.1%)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농산물은 4.7%가 올랐고 채소류는 원가 상승으로 무려 13.8%가 올랐다. 축산물은 1.5% 내려 전월(-2.0%)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다. 수산물은 7.3%로 전월(3.8%)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은 28.4% 올라 전월(28.4%)에 이어 상승폭을 키웠다. 공공요금 상승폭은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치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는 4.8%가 올라 전월(4.8%)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통계청은 하반기로 갈수록 안정화될 가능성이 보인다면서도 공공요금 인상 요인과 섬유류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오름세가 높은 수준으로 불확실한 요인이 남아있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기준 무역수지 적자가 13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기준 무역수지 적자가 13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출 감소 6개월째, 무역수지 적자 13개월째

이처럼 하반기 불확실 요인이 여전한 가운데 수출은 더욱 불안하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3월 수출입동향(잠정)에 따르면 3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6% 줄어든 551억3000만달러, 수입액은 같은 기간 6.4% 감소한 597억5000만달러로 나타났다. 산업부는 수출 감소에 대해 글로벌 경기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우리나라 최대 주력 품목인 반도체 업황이 악화한 영향이라 진단했다.

지난해 3월 638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출액을 달성한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64.2%)와 이차전지(1.0%) 등 자동차 관련 품목 수출은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는 반면 반도체(-34.5%)와 디스플레이(-41.6%) 등 정보기술 품목과 석유화학(-25.1%), 철강(-10.7%) 등 중간재 품목 수출이 감소했다. 이는 반도체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과 아세안에 대한 수출이 줄어들었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수입을 보면 에너지 수입액이 급증한 것이 주목된다. 지난달 원유(-6.1%)와 가스(-25.0%) 등 에너지 수입액은 전년 대비 11.1%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최근 10년간 3월 평균 에너지 수입액 96억달러지만 지난 3월 한 달간 수입한 에너지 규모는 145억달러에 달한다. 

무역수지는 더 참담하다. 무역수지는 경기침체를 알리는 신호로도 풀이된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49억2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월부터 13개월째 적자를 이어오고 있는 셈이다. 지금처럼 무역수지 적자가 13개월 이상 지속된 것은 1995년 1월부터 1997년 5월까지 연속으로 적자를 낸 이후 최장 기록으로 경기침체의 위험 신호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국회 등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이는 당초 하반기에 경기 둔화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와는 반대되는 움직임이다. (사진/뉴시스)
국회 등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이는 당초 하반기에 경기 둔화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와는 반대되는 움직임이다. (사진/뉴시스)

하반기 불투명...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움직임

지난 3일 국회 예산정책처는 2023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2.1%에서 1.5%로 내렸다. 이는 작년 10월 결정한 전망치를 단 5개월 만에 0.6%p 내린 것으로 경기 둔화가 이어져 투자가 감소할 것이라 전망한 것이다. 하반기 경제성장률은 1.8%로 전망해 2%에 미치지도 못했다. 

문제는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는 곳이 한 두군데가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지난 2월 한국은행 조사국은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6%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물가상승률도 3.6%에서 3.5%로 0.1%p 하향 조정했다. 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1.3%에서 1.1%로 낮췄고 하반기 역시 2.1%에서 2.0%로 소폭 조정한 바 있다.

4일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는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7%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 물가 상승률 역시 지난해(5.1%)보다 1.8%p 하락한 3.3%로 전망했다. 전망치가 낮춰진 이유에 대해 AMRO는 민간 소비와 수출 둔화, 설비 투자 위축은 물론 제조업 경기 위축에 금리 인상, 가계와 기업의 부채 확대, 고령화 등을 꼽았다.

이처럼 경제성장률 전망이 낮아진다는 것은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음을 말한다. 현재 정부와 한국은행,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1.6%로, 국제통화기금(IMF)은 1월 1.7%,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8%를 제시한 가운데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우리 경제성장률을 1.5%로 전망했다. 이는 아태지역 회원국 49개국 중 45위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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