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이슈】 티몬·인터파크·위메프 인수...몸집 키우는 큐텐
【투데이이슈】 티몬·인터파크·위메프 인수...몸집 키우는 큐텐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04.07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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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플랫폼 큐텐이 티몬과 인터파크커머스에 이어 위메프까지 인수하며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 (사진/픽사베이)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이 티몬과 인터파크커머스에 이어 위메프까지 인수하며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 (사진/픽사베이)

[한국뉴스투데이]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이 위메프 경영권을 인수했다. 앞서 티몬과 인터파크커머스를 인수한 바 있는 큐텐은 국내 이커머스만 세 곳을 인수해 몸집 키우기에 나선 모양새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성장한 큐텐은 계열사 간 유기적 결합을 통해 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으로 큐텐의 행보에 국내 이커머스업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위메프에 티몬·인터파크까지 인수

지난 6일 큐텐(Qoo10)은 위메프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전날 밤 큐텐은 위메프의 최대주주 원더홀딩스가 보유한 위메프 지분 86.2%를 전량 인수하고 위메프 경영권과 모바일 앱 소유권을 갖는 계약을 체결했다. 큐텐은 새로운 대표에 김효종 큐텐 경영지원본부장을 선임했다. 위메프를 창업한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는 이번 M&A로 위메프 경영에서 물러나게 됐다.

위메프가 매각된 이유는 실적 부진과 투자 유치 실패 때문이다. 위메프는 지난 2015년 국내 4번째 유니콘기업으로 선정되면서 급성장해왔다. 하지만 누적된 적자는 위메프의 발목을 잡았다. 2014년 매출 1258억원·영업손실 294억원으로 적자를 본 위메프는 2015년 매출 2165억원·영업손실 1424억원, 2016년 매출 3690억원·영업손실 636억원, 2017년 4730억원·영업손실 417억원, 2018년 매출 4294억원·영업손실 390억원, 2019년 매출 4653억원·영업손실 757억원, 2020년 매출 3864억원·영업손실 540억원, 2021년 매출 2448억원·영업손실 338억원 등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실적이 바닥을 뚫고 내려간 위메프는 2019년 넥슨코리아가 원더홀딩스에 투자한 3500억원 중 2500억원까지 가져다 썼지만 이후 추가 투자를 받지 못하면서 결국 벼랑 끝에 섰다. 적자에도 위메프가 그동안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위메프의 모회사이자 게임회사인 원더홀딩스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원더홀딩스가 선보인 슈팅게임 ‘슈퍼피플’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원더홀딩스마저 경영이 어려워지자 결국 위메프 매각이 결정된 바 있다. 

이번 인수와 관련해 큐텐은 위메프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더하고 앞서 인수한 티몬과 인터파크커머스 등 계열사 간 유기적인 결합을 강화해 큐텐 글로벌 커머스 역량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번 인수로 국내 1세대 이커머스 업체인 티몬과 인터파크, 위메프까지 세 곳이나 품은 큐텐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09년 당시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이베이의 지마켓을 인수 당시 좌측부터 박주만 옥션 사장, 이재현 이베이 아시아태평양 총괄대표, 구영배 G마켓 사장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 2009년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이베이의 지마켓 인수 당시 좌측부터 박주만 옥션 사장, 이재현 이베이 아시아태평양 총괄대표, 구영배 G마켓 사장 모습. (사진/뉴시스)

큐텐, 지마켓 창업자 구영배 대표가 설립

큐텐은 국내 1세대 이커머스 중 하나인 지마켓 설립자 구영배 대표가 2010년 싱가포르에서 설립한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2009년 이베이에 지마켓을 매각한 구 대표는 향후 10년간 한국에서 이커머스로 경쟁하지 않겠다는 조항에 따라 싱가포르에서 큐텐을 설립했다. 이후 큐텐은 싱가포르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홍콩 등 5개 지역에서 온라인 마켓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입 회원수는 2000만명에 달한다. 특히,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에서는 이커머스 1위라는 인지도까지 가지고 있다. 

동남아시아를 기반으로 성장하던 큐텐은 지난해부터 국내 시장을 넘보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 큐텐은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 지분과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와 콜버크래비스로버츠(KKR) 등이 보유한 티몬 지분 81.74%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티몬을 인수했다. 매각 규모는 2000억원대로 추정된다. 티몬 역시 수년째 적자의 늪에 빠져 있고 매각 직전에는 자본잠식 상태까지 갔지만 큐텐은 티몬을 인수한 뒤 단시간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티몬은 직구 전문관인 티몬무역상사를 오픈하고 큐텐의 인기 판매 상품들을 선보였다. 17개국에서 운영되는 큐익스프레스의 물류센터를 바탕으로 티몬무역상사 배송은 일주일이 채 안걸린다. 티몬의 지난해 4분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60%가 늘어났고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70%까지 상승했다. 여기에 큐텐은 글로벌 공동구매 티몬월드를 선보여 올해 티몬의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이어 큐텐은 지난달에 인터파크커머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인수 규모는 1500억원이다. 인터파크커머스는 인터파크에서 쇼핑과 도서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새롭게 설립한 커머스 전문 플랫폼으로 큐텐은 인터파크커머스의 경영권과 모바일 앱인 인터파크쇼핑과 인터파크도서의 경영권을 가져갔다. 

큐텐이 국내 이커머스 업체인 티몬과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를 차례로 인수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 확보에 나서 올해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사진/픽사베이)
큐텐이 국내 이커머스 업체인 티몬과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를 차례로 인수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 확보에 나서 올해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사진/픽사베이)

국내 이커머스 업계 지각변동 주목

큐텐이 티몬에 이어 인터파크커머스와 위메프까지 인수해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국내 이커머스업계의 시장점유율은 네이버가 17%로 1위에 올라있다. 이어 신세계그룹이 15%, 쿠팡 13%, 11번가 6%, 롯데온 5% 등 순이다. 하지만 큐텐이 3곳의 이커머스 인수로 점유율을 10%까지 올릴 것으로 보여 단번에 4위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큐텐 뿐만 아니라 지난해 매출 26조5917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쿠팡은 올해 업계 1위를 노리고 있어 업계 변동은 더욱 안갯속이다. 쿠팡은 역대 최대 실적에다 지난해 3분기 1016억원, 4분기 1095억원으로 설립 8년만에 흑자 전환까지 성공해 1위 네이버를 위협하고 있다.

이커머스 업체들의 관건은 물류센터 확보와 빠른 배송에 달렸다. 쿠팡이 급성장한 배경에 하루만에 배송을 한다는 로켓배송이 있듯이 빠른 배송은 업체의 성공을 가르는 지표가 된다. 큐텐은 물류 계열사 큐익스프레스가 보유한 11개국 19개 지역의 물류 거점을 활용해 빠르고 안정적인 배송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빠른 해외배송 시스템을 앞세워 국내 판매자들은 자사 브랜드 상품을 해외에 판매할 수 있고 국내 소비자들은 해외 상품을 손쉽게 살 수 있게 만들겠다는 큐텐의 목표에 따라 네이버와 쿠팡, 신세계그룹이 꽉 잡고 있던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 파장을 불러올 수 있을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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