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경제】 T4K 상륙...중국, 국내 전기차 시장 노린다
【투데이경제】 T4K 상륙...중국, 국내 전기차 시장 노린다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04.1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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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부터 중국 비야디 1톤 전기트럭 티포케이 국내 판매
중국산은 저가라는 인식 탈피, 성능으로 현대기아차와 승부수

앞서 도입된 중국 전기버스 국내 시장 점유율 높아지고 있어
테슬라가 주목하는 중국 전기차 시장, 국내도 예의주시 반응
지난 6일 서울 중구 크레스트72에서 GS글로벌 BYD(비야디) 1톤 전기트럭 티포케이(T4K) 런칭 쇼케이스가 열렸다. 이날 쇼케이스에서 베일을 벗은 중국 스마트 전기트럭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다. (사진/뉴시스)
지난 6일 서울 중구 크레스트72에서 GS글로벌 BYD(비야디) 1톤 전기트럭 티포케이(T4K) 런칭 쇼케이스가 열렸다. 이날 쇼케이스에서 베일을 벗은 중국 스마트 전기트럭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중국의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의 1톤 전기트럭 티포케이(T4K)가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올해 1분기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한 중국의 전기차 업체 비야디는 1톤 전기트럭를 시작으로 3톤, 5톤 등 국내 전기 상용화물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전기 화물차 이전에 제주의 전기버스 중 중국 전기버스가 40%에 달하는 등 전기버스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국내 전기차 시장 선점 확보에 나선 중국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T4K 국내 판매 돌입, 가격보다 성능 앞세워

지난 6일 비야디(BYD)의 국내 공식 수입사 GS글로벌은 서울 중구 크레스트72에서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비야디의 1톤 전기트럭 ‘T4K(티포케이)’를 공개했다. 다음날인 7일부터 국내 판매에 돌입한 티포케이의 배터리는 비야디의 블레이드 배터리가 탑재됐다. 이는 국내 1톤 전기트럭 중 최대 용량인 최대 용량인 82㎾h로 국내 환경부 인증 기준 1회 충전 시 상온에서 최대 246㎞, 저온에서 최대 209㎞ 주행을 검증받았다. 

티포케이가 국내 판매를 시작하면서 같은 1톤 전기트럭 경쟁 모델인 현대차 포터2 일렉트릭, 기아 봉고3 EV와의 비교가 불가피하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티포케이가 성능을 앞세웠다는 점이다. 현대차 포터2 일렉트릭과 기아 봉고3 EV가 완충 후 211km를 달리는데 비해 비야디의 티포케이는 완충 후 246km를 달릴 수 있다. 화물차는 운반이 목적으로 한 번에 긴 주행거리를 운행하고 겨울철에는 전기차 배터리 주행거리가 짧아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 1톤 트럭보다 긴 주행 가능거리는 큰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전기모터의 출력은 140㎾로 이 역시 국내 1톤 전기트럭 중 최대 성능을 지녔다. 또, 국내 상용차 최초로 전기차의 전력 에너지를 외부로 보내는 V2L(Vehicle to Load)을 탑재했다. 동승석 후면에 위치한 충전구에 전용 젠더를 연결해 TV나 전자레인지, 커피머신 등을 실외에서 사용할 수 있고 실내에 별도로 마련된 220V 플러그로는 노트북이나 보조배터리 각종 전자제품을 충전할 수 있다. 여기에 실내 인테리어로 12.8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가 적용됐고 클러스터에는 풀 LCD가 적용됐다.

무엇보다 성능을 앞세운만큼 가격에서도 저가 이미지를 탈피했다. 출고가가 4000~4400만원대인 현대차 포터2 일렉트릭, 기아 봉고3 EV보다 비싼 4669만원이 책정됐다. 하지만 보조금 지원으로 가격 문제도 해결된다. 환경부 전기차 보조금에 소상공인 지원 등을 받는 경우 실구매가격은 1900만원대까지 내려간다. 대부분의 중국 상품이 저가라는 인식이 뿌리깊게 박힌 우리나라에서 가격보다는 성능을 앞세워 판매하겠다는 비야디의 전략이 통할지 관심이 쏠린다.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가장 먼저 선점한 차량은 전기버스다. 비야디를 비롯한 CHTC킨윈 전기버스들이 국내 전기버스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어 국내 전기버스 업체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사진/뉴시스)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가장 먼저 선점한 분야는 전기버스다. 비야디를 비롯한 CHTC킨윈 등에서 제조된 전기버스들이 국내 전기버스 시장 내 점유율을 높이고 있어 국내 전기버스 업체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사진/뉴시스)

BYD, 테슬라 앞지른 세계 3대 전기차 기업

중국 전기차 업체가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비야디에 관한 궁금증이 커진다. 테슬라로 대표되는 글로벌 전기차 업체 중에 비야디라는 이름은 생소하기까지 한다. 비야디는 중국의 대표적인 전기차 업체로 2003년부터 자동차 사업에 진출했다. 진출 당시에는 내연기관차를 만들어 팔았지만 지난해 3월 내연기관차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수소차 등 신에너지차만 100% 생산 중이다. 비야디의 시가총액은 약 165조원으로 글로벌 전기차 업체 중 테슬라와 토요타와 함께 세 손가락 안에 든다.

비야디가 전기차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에 오른 이유는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이전부터 핸드폰용 배터리를 만들었던 비야디는 진촨자동차를 인수해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 확산을 위해 보조금을 주기 시작하면서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전기차 업체 중 비야디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는 오직 배터리 기술이었다. 다만 테슬라가 고가의 승용차를 주력 모델로 판매하는 반면 비야디는 트럭, 버스 등 중저가 차량을 주력 모델로 삼고 있고 중국 내수 판매가 매출의 대부분이라는 점 때문에 이름이 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유럽에 진출하면서 이름 알리기에 나섰고 이는 즉각적인 실적 증가로 나타났다. 비야디는 지난 한해동안 186만대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판매했고 같은 기간 131만대를 판매한 테슬라를 가볍게 제쳤다. 세계 1위 테슬라를 제친 비야디는 올해 1분기(1~3월)에는 55만276대의 전기차를 팔았다. 이는 같은 기간 42만2875대를 판매한 테슬라보다 월등한 수치로 전기차 업체 1위라는 언론들의 칭송을 받았다.

사실 비야디는 이번 티포케이 정식 론칭 이전에 국내에 전기버스를 공급해 왔고 이는 국내 전기버스 시장에 중국 전기차를 알리는 계기가 됐었다. 지난 2018년 비야디의 전기버스 'eBus-7‘이 제주도에서 운행을 시작한 이후 전기버스는 비야디 뿐만 아니라 중국산 유입이 가장 빠른 차종이 됐다. 현재 제주지역의 민간 전기버스 10대 중 4대는 중국 전기버스로 채워졌고 국내 1위 버스 운송업체인 KD운송그룹과 2위 업체인 선진그룹은 국내 전기버스보다 저렴한 CHTC버스 등 중국산 전기버스를 직수입하는 도입하고 있어 국내 전기버스 업체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는 실정이다. 

테슬라는 올 3분기 중 중국 상하이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중국을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고 본 테슬라는 자국의 중국 견제에도 불구하고 중국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테슬라의 투자와 비야디의 선전은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을 주목해야하는 이유다. (사진/픽사베이)
테슬라는 올 3분기 중 중국 상하이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중국을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고 본 테슬라는 자국의 중국 견제에도 불구하고 중국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테슬라의 투자와 비야디의 선전은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을 주목해야하는 이유다. (사진/픽사베이)

중국에 공장짓는 테슬라, 중국 업체 존경

이처럼 비야디가 전기차로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가 올해 3분기 중으로 중국 상하이에 배터리 공장을 착공해 2024년 2분기 완공, 연간 1만 메가팩을 생산하는 배터리 공장을 신설하기로 결정한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겪고 있고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는 IRA법안을 마련해 기업들의 중국 손절을 유도하고 있지만 테슬라는 중국에 투자를 하는 친중국 행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친중국 행보 이유는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트의 발언에서 해답을 유추할 수 있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1월 실적 발표에서 전기차의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으로 중국을 꼽았다. 중국 사람들에 대해 “매우 열심히 일하는”이라는 표현으로 추겨세운 일론 머스크는 경쟁업체지만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에 큰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고 발언해 자국의 중국 견제 행보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또 이미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스롭에 연간 1만 메가팩을 생산할 수 있는 메가팩 공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중국의 공급망을 활용해 생산량을 늘리고 메가팩 리튬이온 배터리 장치의 비용은 낮추는 방식으로 세계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 저장 수요를 충족할 것이란 이유도 테슬라가 중국에 진출한 이유가 됐다. 테슬라로써는 전체 매출의 4분의 1이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어 자국의 중국 견제에도 중국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실적에서는 밀렸지만 여전히 인지도 1위인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이같이 중국 전기차 시장을 높이 평가하고 있고 중국 1위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가 연이어 테슬라를 넘어선 실적을 내면서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의 존재감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비야디가 국내 전기차 시장까지 본격 진출을 선언하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로써는 소비자 반응과 시장 반응을 예의주시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됐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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