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손절에 나선 민주당, 이재명과 다른 이유
​​송영길 손절에 나선 민주당, 이재명과 다른 이유
  • 박은진 기자
  • 승인 2023.04.20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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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소속 의원들, 송영길 조기 귀구 촉구하고 나서...이재명과 완전히 달라
구체적인 정황 증거 담긴 녹음파일 공개 이후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고 있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송영길 상임고문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송영길 상임고문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의 중심에 선 송영길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촉구하고 나섰다. 송 전 대표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판단하면서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이 뜨겁다. 일각에서는 출당 조치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재명 대표가 대장동 의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당 대표직을 유지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총선 1년 남지 않아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손절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당내 최대 계파인 더 미래에 이어 초선 의원들의 모임인 더 민초에서도 송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촉구하고 나섰다. 일부 의원들은 의혹의 당사자이기 때문에 탈당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이 대표와는 달리 송 전 대표에 대한 빠른 손절에 나선 것은 총선이 1년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송 전 대표가 한동안 정치권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내년 총선에서 더 이상 영향력이 없다는 점에서 이 대표와는 다르다. 이런 이유로 송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송 전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별다른 영향력이 없어졌지만 악재는 남아있기 때문에 악재를 하루라도 빨리 털어내야 하기 때문에 조기 귀국과 출당 요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이 대표가 대장동  악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당 대표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는 이유는 내년 총선에서 유권자의 표심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존재하지만 그만큼 당의 지지율을 끌어 올리고 총선 후보자들을 당선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반면 송 전 대표는 사실상 은퇴를 했기 때문에 더 이상 차기 대권 주자도 아니고 차기 당권 주자도 아니다. 즉, 송 전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조기 귀국을 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조기 귀구을 촉구하고 나선 또 다른 이유는 조국 사태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조국 사태로 인해 전국단위 선거에서 패배하는 쓴맛을 맛 봤기 때문에 송 전 대표의 이슈를 하루라도 빨리 털어내고 싶은 심정이다.

더욱이 귀국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그것은 송 전 대표가 죄를 인정하는 꼴이 된다는 것도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자신이 억울하다면 하루라도 빨리 귀국을 해서 자신의 혐의를 벗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내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 운영위원장인 윤영덕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지난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관련 의혹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내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 운영위원장인 윤영덕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지난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관련 의혹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은 정치탄압, 송영길은

이 대표와 달리 송 전 대표에 대해서 조기 귀국 및 출당 요구가 나온 이유는 이 대표 수사의 경우 ‘정치적 탄압’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깔리지만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살포 의혹에 개입했을 수도 있다는 의심이 가기 때문이다.

대장동 의혹에서 이 대표가 직접적으로 개입했다는 명확한 물증이 없기 때문에 정치탄압 수사라고 민주당 안팎에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송 전 대표는 관련 의혹을 뒷받침해줄 녹음파일 내용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과 강래구씨가 대화한 녹음파일이다. 그 녹음파일에는 송 전 대표가 직접 돈 봉투를 나눠줬다고 의심할 만한 대목이 담겼다.

이런 이유로 민주당으로서는 송 전 대표에게 조기 귀국과 함께 자진 탈당을 요구하고 나설 수밖에 없다. 만약 녹음파일 증거가 없었다면 송 전 대표에 대한 이런 촉구들이 나오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원내대표 경선과 맞물려

또 다른 이유는 원내대표 경선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는 친명계가 후보로 나서지 않았지만 범친명계 의원들이 후보로 나섰다는 점에서 계파간 원내대표 경선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 돈봉투 살포 의혹은 엄청난 악재이면서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비명계 입장에서는 이번 기회에 친명계를 확실하게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 친명계는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친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송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촉구하고 나설 수밖에 없는 셈이다.

박은진 기자 knewsto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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