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경제】 1분기 세수 부족 사상 최대...추경 ‘빨간불’
【투데이경제】 1분기 세수 부족 사상 최대...추경 ‘빨간불’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05.10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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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 세수 전년 동기 대비 24조원 감소...사상 최대
추경 가능성에 추경호 총리, "추경 검토 없다" 단호
1분기 일시 차입 48조원에 물가안정에 부담 우려
올 1분기 세수가 전년 동기 대비 28조원이나 덜 걷혀 세수 부족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올 1분기 세수가 전년 동기 대비 24조원이나 덜 걷혀 세수 부족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올 1분기 국세 수입이 1년 전보다 24조원이나 부족하다. 이는 1분기 세수 감소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세수 부족 이유는 부동산 시장이 불황이고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기 하락 추세까지 더해 2분기에도 세수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추경 가능성이 나왔다. 이에 정부는 추경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지금 추세가 이어진다는 추경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올 1분기 세수 감소 규모 사상 최대 

기획재정부가 밝힌 올 1분기(1~3월) 국세 수입은 총 87조10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1분기에 걷힌 국세 111조1000억원보다 24조원이 줄어든 셈이다. 전년 동기보다 21.6%나 줄어든 세수는 1분기 세수 감소 규모로는 사상 최대를 보였다. 국세 수입 목표 대비 세수 진도율은 1분기 말 기준 21.7%였다. 이는 1년 전 28.1%보다 낮고 최근 5년 평균(26.4%)보다도 낮다. 

소득세와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3대 세수를 각각 풀어서보면 소득세의 경우 1분기 28조2000억원이 걷혀 지난해 같은 기간 걷혔던 35조3000억원보다 7조1000억원(20.1%)이 줄었다. 소득세가 줄어든 이유는 지난해에 비해 부동산 가격 자체가 내려가고 거래는 줄어드는 등 부동산 경기 불황 여파가 영향을 미쳤다.

법인세는 1분기 24조3000억원이 걷혀 지난해 같은 기간 걷힌 법인세 31조1000억원보다 6조8000억원(21.9%)가 줄었다. 법인세가 줄어든 이유는 글로벌 경제 둔화와 수출 부진으로 기업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면 올해 법인세 목표치인 105조원 달성은 불가능할 전망이다. 

부가가치세는 1분기 16조5000억원이 걷혀 지난해 같은 기간 걷힌 22조1000억원보다 5조6000억원(25.4%)가 덜 걷혔다. 올 1분기 3대 세수의 감소율이 각각 20%를 전부 넘어선 셈이다. 그 외에도 교육세와 에너지세 환경세 상속세, 증여세, 증권거래세 관 등이 전부 감소했다. 

다만 기획재정부는 실질적 세수 감소는 24조원이 아닌 14조3000억원이라는 입장이다. 그 이유는 지난 2021년 하반기에 코로나로 세금 납부가 유예되면서 당시 걷혀야 했던 세금이 지난해 2022년 1분기에 걷혀 해당 분기 세수가 일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에 이에 따른 기저효과로 올 1분기 세수 감소 폭이 크다는 것이다. 

1분기 세수 부족으로 올해 세수 펑크가 날 가능성에 추경 가능성이 나온다. 하지만 정부는 추경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뉴시스)
1분기 세수 부족으로 올해 세수 펑크가 날 가능성에 추경 가능성이 나온다. 하지만 정부는 추경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뉴시스)

세수 부족에 추경 가능성...정부, 추경 없다

세수 결손은 정부가 거둬들인 세금보다 쓸 돈이 더 많아진 것으로 나라 살림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뜻이다. 이미 걷힌 1분기 세수 결손을 감안하고 4월부터 연말까지 지난해와 똑같이 세수가 걷힌다 해도 기획재정부가 미리 편성한 올해 세입 예산 400조5000억원보다는 28조원이 펑크가 나는 셈이다. 이처럼 세입이 예상보다 줄어들면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감액 추경(당초 예산보다 지출을 줄이는 것)도 불가피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인천 송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현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세수 전망과 관련해 경기와 자산시장 부진 등 여러 문제가 겹쳤고 기업의 영업 상황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단기간 내 세수 부족 상태가 해소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 부총리는 올해 세수가 부족할 것으로 예견된다고 언급했다.

현재 기획재정부는 내부적으로 재추계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추경은 없다는 입장이다. 추 부총리는 추경에 대해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면서 추경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세계잉여금과 기금 여유자금 등으로 부족한 세수를 대응해 민생이나 연구·개발, 중소기업 관련 지출은 차질 없이 집행되도록 관리할 계획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처럼 정부는 추경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전문가들은 추경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세수가 부족하면 정부는 한국은행에서 돈을 빌리거나 적자 국채를 발행하는 등 결국 빚을 늘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경은 시장에 일시적인 유동성을 제공하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물가 상승의 요인이 된다. 이에 물가가 불안할 때는 무턱대고 추경을 할 수도 없다. 

세수 부족으로 올 1분기에만 정부는 한국은행을 통해 48조원이 넘는 자금을 일시 차입했다. 사진은 지난 8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뉴시스)
세수 부족으로 올 1분기에만 정부는 한국은행을 통해 48조원이 넘는 자금을 일시 차입했다. 사진은 지난 8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뉴시스)

일시 차입 48조원 넘어, 추계 의지 부족?

정부는 추경을 하지 않기 위해 한국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방법을 택했다. 지난 6일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정부는 한국은행으로부터 총 48조1000만원을 일시 차입했다. 일시 차입은 정부 등 기관이 일시적 자금부족을 조절하기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려쓰고 수입이 생기는대로 상환하는 것을 말한다. 이후 정부는 17조1000억원을 바로 상환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1분기 일시 차입 규모가 최근 2년보다 지나치게 많다는 점이다. 지난해 한해를 통틀어 정부의 일시 차입 규모는 34조2000억원이었고 2021년에는 7조6000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1분기에만 최근 2년치 일시 차입액을 합한 금액보다 많은 돈을 빌렸다. 이는 정부가 세수 부족으로 재정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장혜영 의원은 일시 대출이 늘어난 것은 자산시장 부진과 수출 경기 악화 외에도 경기 둔화가 예측되는 상황에서도 무분별한 감세를 했기 때문이라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빈번한 일시 차입은 물가안정에 부담을 준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감세 효과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올해 세원 확충으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장 의원은 올해 예산안 통과 이후 국회 전체회의에서 수정된 세입예산 부수 법률안에 따른 국세 수입 변동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본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즉, 국회 심의과정에서 법인세법 등 몇 가지 세율 법안이 달라졌지만 국회를 통과하기 전 세수 추계와 통과된 후 세수 추계가 달라진 것이 그대로 추계가 돼 추계 관련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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