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도요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쏠리는 눈
【글로벌 전기차】 도요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쏠리는 눈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06.1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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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기술설명회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발표해
오는 2027년 전고체 배터리 탑재한 전기차 실용화

전 세계서 꿈의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 한창
LG 2027년까지 삼성SDI 2028년 SK온 2029년 예상
도요타가 차세대 배터리이자 꿈의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시기를 2027년으로 밝혀 주목된다. (사진/픽사베이)
도요타가 차세대 배터리이자 꿈의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시기를 2027년으로 밝혀 주목된다. (사진/픽사베이)

[한국뉴스투데이] 전세계 완성차 판매 1위인 일본의 토요타자동차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자동차를 오는 2027년, 늦어도 2028년까지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밝혀 주목된다. 도요타는 전 세계에서 완성차를 가장 많이 팔고 있지만 전기차에서는 미국의 테슬라나 중국의 비야디, 유럽의 폭스바겐, 한국의 현대차에 밀려나 있다. 하지만 계획대로 도요타가 꿈의 배터리를 상용화할 경우 전기차 판매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도요타, 전고체 배터리 2027년 상용화 발표

도요타가 꿈의 배터리 상용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13일 시즈오카현 연구거점에서 열린 기술설명회 자리에서 도요타는 전고체 배터리의 내구성 과제를 극복했다며 오는 2027년, 늦어도 2028년에는 전기차 탑재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날 토요타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나카지마 히로키 부사장은 “좋은 재료가 발견됐다”며 “세계에서 뒤지지 않고 반드시 실용화하겠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이미 2020년에 세계 최초로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으로 시험 주행을 마치고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과 관련해 1000개 이상의 특허를 가지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이 액체가 아닌 고체 상태인 배터리를 말한다. 현재 스마트폰이나 전동공구, 전기자전거, 전기차 등에 필수로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분리막, 그리고 전해질로 구성된다.

양극과 음극 사이에 접촉을 방지하는 분리막이 있고 액체 전해질이 들어있는 현재의 배터리 구조에서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분리막이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고체인 전고체 배터리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성이다.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로 인해 온도가 급격히 변하는 환경에서 팽창으로 인한 폭발과 외부 충격에 의한 손상 등의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전고체 배터리는 구조적으로 단단하고 전해질이 훼손되더라도 형태를 유지해 현재 사용되는 배터리보다 안전하다. 또 분리막 등이 없어진 자리에 배터리 용량을 늘릴 수 있는 활물질을 채우면서 대용량 배터리 구현이 가능해진다. 이에 현재 토요타의 전기차 ‘비지포엑스(bZ4X)’가 30분 충전으로 600㎞ 주행이 가능한 반면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할 경우 10분 미만의 충전으로 약 1200㎞까지 주행이 가능해진다. 

즉, 전고체 배터리는 전기차의 가장 큰 문제인 화재 위험과 충전 시 주행 거리 문제를 단번에 해결한다. 그래서 꿈의 배터리라고 불린다. 도요타는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을 포함해 오는 2030년에는 전기차 35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니케이지수의 대장주 도요타는 전고체 배터리 탑재 발표 이후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전날보다 5.05%(104.5엔) 오른 2173.5엔에 마감하는 등 연일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액체에서 고체로 배터리를 채워 전기차의 안정성 확보는 물론 주행거리까지 길어진다. (사진/픽사베이)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액체에서 고체로 배터리를 채워 전기차의 안정성 확보는 물론 주행거리까지 길어지게 된다. (사진/픽사베이)

전고체 배터리 누가 먼저 상용화 하나

이처럼 전기차가 더 멀리 안전하게 가기 위해 필수인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는 향후 전기차의 판매와 활성화에 가장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이에 배터리 업체 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 미국, 우리나라 등 각 국가들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 달 전고체 배터리의 세계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이차전지 초격차 기술 확보 전략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민관이 함께 2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배터리 기업들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도 한창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6000억원을 투자해 충북 충주시의 오창 에너지플랜트2에서 오는 2024년말까지 전고체 배터리 등의 마더라인을 구축하고 마더 팩토리로 키워 오는 2026년까지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의 경우 지난 3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 1회 충전으로 주행거리 800km, 1000회 이상 충방전이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연구결과를 공개해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게재된 바 있다. 삼성SDI는 오는 2027년까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다.

SK온은 대전 배터리연구원에 4700억원을 투자해 차세대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와 글로벌 품질관리센터(G-VC)를 신설한다. 전고체 배터리용 소재 개발을 위해 특수 환경설비를 갖춘 실험 공간과 대규모 양산 기술 확보를 위한 전고체 파일럿 생산 라인 등을 통해 오는 2024년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개발하고 2028년부터는 상용화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업체 뿐만 아니라 완성차 업체들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도요타 뿐만 아니라 독일의 BMW는 2025년까지 전고체 배터리 실증 차량을 공개하고 2030년까지 양산할 계획이다. 닛산은 오는 2028년까지 전고체 배터리 탑재 차량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의 가장 큰 문제는 가격이다. 전고체 배터리를 만드는 비용은 현재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적게는 4배에서 많게는 25배까지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상용화 초기에는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의 가격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고 고급 모델에 한해 일부 차종에 한정될 수 있다. 이에 업체들은 전고체 배터리 개발 이후에는 제조 비용을 낮춰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된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따라 전기차 시장 판도가 바뀔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도요타가 계획대로 2027년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사진/픽사베이)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따라 전기차 시장 판도가 바뀔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도요타가 계획대로 2027년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사진/픽사베이)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시장 판도 변화

그럼에도 안전하고 주행 거리가 길어지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는 전기차 시장의 판도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지난 2월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802만대로 내연차를 포함한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9.9%가 전기차로 팔렸다. 전 세계 총 자동차 판매량 중 10대 중 1대는 전기차로 팔린 셈이다. 전년 대비 판매 성장률은 68% 증가해 완성차 판매는 줄어든 반면 전기차 판매는 늘어났다. 

국가별로 보면 지난해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판매한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은 지난해 507만5286대를 판매해, 전년(272만7313대) 대비 86.1%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중국에서 전기차가 잘 팔리는 전기차 판매 기업 탑 10곳 중 중국 자동차기업이 4곳이나 포함됐고 중국 자체 내에서의 판매량이 높기 때문이다. 이어 유럽에서 162만2895대가 팔렸고 미국은 80만2653대, 우리나라는 16만2987대의 전기차가 팔렸다. 그 뒤로는 캐나다와 일본, 인도 순이다.

완성차 업체별로는 테슬라가 131만3887대를 팔아 지난해 전기차를 가장 많이 팔았다. 이어 중국의 비야디가 92만5782대를 팔았고 역시 중국의 상하이자동차가 90만418대를 팔았다. 폭스바겐은 57만4708대, 중국의 지리자동차가 42만2903대, 닛산 39만2244대, 현대차가 37만4963대를 팔았다. 도요타의 경우 전기차와 내연차를 포함한 전체 자동차 판매량에서 지난해 1048만3000대를 팔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았지만 전기차는 2만4466대를 파는데 그쳤다.

하지만 도요타가 이번에 발표한 계획대로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2027년에 상용화 할 경우 전기차 시장의 판도 변화는 불가피하다. 국내를 포함한 배터리 업체들 보다 개발면에서도 가장 빠르고 특히, 배터리 업체의 기술이 아닌 완성차 업체가 직접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탑재까지 하게 되면서 다른 완성차 업체와의 경쟁력에서 큰 차이가 날 전망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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