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진단】 한전 3분기 요금 동결, 산업은행 위기로 이어질까
【투데이진단】 한전 3분기 요금 동결, 산업은행 위기로 이어질까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06.22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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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3분기 전기요금 동결, 지난해 2분기부터 인상 브레이크
내년 총선 앞두고 있어 부담 큰 여당, 4분기에도 동결 가능성
올해 1분기 한전 누적 적자 44조원, 적자 규모 계속 증가 추세
강석훈 산은 회장, "한전 손실로 BIS 비율 1.95%p 하락" 우려
한국전력공사가 3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인상은 멈췄지만 누적 적자가 44조원에 달하는 한전의 적자 해소는 당분간 어려울 예정이다. (사진/뉴시스)
한국전력공사가 3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인상은 멈췄지만 누적 적자가 44조원에 달하는 한전의 적자 해소는 당분간 어려울 예정이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한국전력공사가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1kW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요금 동결이 결정했다. 지난해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시작으로 총 5번에 걸쳐 1kWh당 총 40.4원이 올라간 전기요금 인상률은 39.6%다. 이에 국민 부담이 가중되자 전기요금 인상에 잠시 브레이크가 걸렸다. 특히 오는 4분기에도 다시 한번 동결이 예상돼 44조원에 육박하는 한전 적자 해소가 어려워질 전망이고 한전 지분 32.9%를 보유한 산업은행의 BIS비율이 하락하는 등 위기가 예상돼 전기요금 동결 후폭풍이 예고됐다.

한전 3분기 전기요금 동결 결정

지난 21일 한전은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내역'과 관련해 연료비 조정단가를 10.2원/kWh으로 최초 산정하고 산업통상자원부 고시 및 약관상 소비자 보호장치인 조정 상한(5원/kWh)을 적용해 5원/kWh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정부와 협의 아래 매 분기 시작 전월 21일 연료비 조정단가를 발표하는 한전이 3분기 전기요금 동결을 결정한 셈이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연료비 조정단가는 기준연료비와 실적연료비의 차이에 변화계수를 적용해 산출한다. 실적연료비는 해당 분기 직전 3개월간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변동 상황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것으로 1kWh당 ±5원 범위에서 적용하고 있는데 이미 5원이 적용됐다는 것은 동결과 같은 의미다. 

동결에 앞서 지난 14일 강경성 산업부 2차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해 "국민 부담을 고려할 때 인상이 쉽지 않겠다“고 말해 이번 분기에 요금 동결이 예상된 바 있다. 특히 여당인 국민의힘이 국민 부담이 가중된다는 이유로 계속적인 속도조절 방침을 고수해 전기요금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이번 동결로 전기요금 인상은 지난해 2분기 이후 멈췄다. 정부는 지난해 2분기 1kWh당 6.9원 인상을 시작으로 3분기 5원, 4분기 7.4원으로 전기요금을 인상한 바 있다. 이어 올해에도 1분기 13.1원, 2분기 8원 등 전기요금을 올려 총 5차례에 걸쳐 40.4원의 전기요금이 올랐다. 인상율은 무려 39.6%에 달한다. 

전기요금은 지난해 2분기 1kWh당 6.9원 인상을 시작으로 3분기 5원, 4분기 7.4원, 올해 1분기 13.1원, 2분기 8원 등  총 5차례에 걸쳐 40.4원이 올랐다. 인상율은 39.6%다. (사진/뉴시스)
전기요금은 지난해 2분기 1kWh당 6.9원 인상을 시작으로 3분기 5원, 4분기 7.4원, 올해 1분기 13.1원, 2분기 8원 등 총 5차례에 걸쳐 40.4원이 올랐다. 인상율은 39.6%다. (사진/뉴시스)

오는 4분기도 동결 예상, 한전 적자 해소는

오는 4분기에도 전기요금 인상은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전기요금 인상의 가장 큰 원인인 국제 석탄과 가스 가격등 에너지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점과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여당으로써는 에너지 요금 인상으로 정치적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분기에 여실히 드러난 바 있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 3월 말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했지만 여당이 반대하면서 결국 5월 중순이 돼서야 요금 인상이 결정됐었다. 여당으로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연이어 전기요금을 인상할 경우 민심이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에너지 요금 인상에 쉽게 동의할 수 없는 입장인 셈이다. 

전기요금 동결로 한전의 적자 해소는 당분간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전의 적자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38조5000억원이 누적됐다. 이어 올해 1분기까지 누적된 적자는 44조원에 달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폭등했지만 한동안 전기요금을 올리지 못하면서 적자 규모가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뒤늦게 인상 기조로 돌아섰지만 적자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난 5월 한전은 전남 나주본사에서 '비상경영 및 경영혁신 실천 다짐대회'를 통해 누적 적자 해소를 위한 고강도 자구방안을 발표하고 부동산 매각과 임대 자산 발굴, 전직원 임금 인상분 반납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 올해 들어 정년에 따른 퇴직(284명)을 제외한 109명이 스스로 퇴사를 결정하는 등 인력을 줄이고 있지만 이번 요금 동결 결정으로 적자 해소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20일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한전 적자를 언급했다. (사진/뉴시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20일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한전 적자를 언급했다. 산업은행은 한전 지분 32.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사진/뉴시스)

한전의 적자 문제 산은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

특히 한전의 누적 적자는 산업은행의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후폭풍이 예상된다. 산은은 한전의 최대주주로 32.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즉, 한전의 적자는 지분율만큼 산은의 손실로 이어진다.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은 강석훈 산은 회장은 취임 1주년 간담회에서 한전을 언급하며 위기를 호소했다.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강 회장은 취임 1주년 간담회를 통해 "한전 손실에 따른 BIS 비율 하락 영향만 1.95%p에 달한다"고 말했다. BIS 비율은 국제결제은행이 정한 은행의 위험자산(부실채권) 대비 자기자본비율로 은행은 위험자산에 대해 최소 8% 이상의 자기자본을 유지해야 한다. BIS 비율이 떨어지면 은행의 신인도 하락으로 고객 이탈이 있을 수 있고 은행간 합병에서 불리한 입장에 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은행들은 BIS 비율 유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우리나라 주요 시중은행의 BIS비율은 15~18% 수준인데 비해 산은의 BIS비율은 코로나 위기 극복 과정에서 시장안전판 역할 수행으로 영업자산이 급증한 것에도 불구하고 한전의 대규모 적자 누적으로 올해 1분기 말 기준 13.11%다. 이는 2020년 말 15.96%에서 2.85%p 하락하는 등 뚜렷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강 회장은 ”대한민국과 함께 성장하는 글로벌 금융리더, 더 큰 KDB라는 산업은행의 비전을 달성하기에는 현재의 13%대 BIS 비율로는 부족하다“며 "사실은 지금 BIS비율이 13%를 자구적인 노력으로 넘기고 있지만 13% 미만이 되는 경우 국제 금융 시장에서 저희를 어떻게 볼까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강 회장은 "정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작년 11월 이후 공기업 주식 1조원을 현물출자 받고 후순위채권 1조3000억원을 발행하는 등 자본확충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금감원 BIS비율 권고치인 13%를 유지하면서 올해 자금공급 목표 73조5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라 밝혔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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