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총리,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시기 고심
기시다 총리,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시기 고심
  • 박은진 기자
  • 승인 2023.07.06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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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오염수 방류 시기 놓고 고민에 빠져...지방선거까지 있어서
더 늦어지면 태풍에 한류 때문에 오염수 일본 전역으로 퍼질 수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서울의 한 호텔에서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 간사장인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과 면담하기 위해 면담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서울의 한 호텔에서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 간사장인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과 면담하기 위해 면담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보고서를 일본 정부에 제출하면서 이제 방류 시간만 남았다. 일본 정부는 ‘여름’이라고 했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시다 총리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내외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방류 시기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찬바람이 불기 전에 방류를 하는 것은 틀림없다.

고민하는 기시다

일본 정부가 여름을 고집하는 이유는 태풍 때문이다. 일본은 태풍을 정면으로 맞는 나라다. 또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일본은 태풍과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따라서 여름에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할 수밖에 없다.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안된다는 것이다.

찬바람이 더 불게 된다면 한류(寒流)가 내려와 오염수가 정체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찬바람이 불기 전에 방류를 해야 한다. 따라서 기시다 총리가 더 시간을 늦추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문제는 기시다 총리가 시기를 두고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8월에 있을 후쿠시마 지역을 비롯한 도호쿠(東北) 지역의 지방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방류가 가장 민감한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기시다 총리는 연임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중의원 해산과 총선을 치러야 한다. 그런데 도호쿠 지역 선거가 불리한 결과로 나올 경우 기시다 총리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이런 이유로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지역 주민들에게 최대한 설득을 하고 난 후에 방류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시기가 늦춰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문제는 주변국의 반발이다. 당장 중국의 눈치를 살펴야 한다. 물론 중국의 눈치 없이 방류를 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중국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다. 게다가 지난달 태평양도서국포럼(PIF)의 헨리 푸나 사무총장은 “방류 문제에 대해 공통의 이해에 이르기 위해서는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면서 방류 연기를 요청하기도 하면서 방류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다.

우리 정부는 방류에 대해 우호적이지만 우리 국민의 생각은 다르다. 비록 IAEA에서 적합 판정을 내렸지만 민심은 현실적으로 부정적이 여론이 높다. 즉, 주변국을 최대한 설득하지 않으면 방류를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런 이유로 오는 11~12일 방한해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일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일본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일단 방류에 우호적이지만 내년 총선을 고민해야 하는 여당의 입장은 다르다. 민심의 방향을 살펴야 하기 때문에 방류 시기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좋은 일이다. 그 사이 민심의 방향을 확실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과도

또 다른 고민은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과 연결되는 대목이다. 기시다 내각은 후쿠시마 수산물을 한국에 수출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국민의 안전이 확실하게 증명되기 전까지는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다.

이런 가운데 방류 문제가 ‘한국 국내’에 계속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이슈 자체가 계속 부정적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기시다 총리로서도 방류 시기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즉, 주변국을 최대한 설득하기 위해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8월보다는 9월에 방류가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가급적 최대한 늦춰서 주변국을 최대한 설득하겠다는 것이 기시다 총리의 전략이다.

더 늦어지면 안돼

하지만 더 늦어지면 안된다는 것이 기시다 총리의 생각이다. 10월로 넘어가면 태풍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태풍이 발생한 상황 속에서 방류를 하게 된다면 방류로 인한 피해가 더 많이 발생하게 되면 그에 따라 부정적 여론이 더 높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 추워지면 북쪽에서 한류가 내려오게 된다. 그렇게 되면 해류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흐르게 된다. 그렇게 되면 방류 오염수는 일본 해역을 타고 일본 전역으로 퍼지게 된다. 즉, 오염수가 태평양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일본 전역으로 퍼지게 된다. 이런 이유로 기시다 총리로서는 늦기 전에 방류를 하려고 하는 것이다.

박은진 기자 knewsto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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