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교 붕괴 원인, 교량 노후화·시설물 안전점검 미흡
정자교 붕괴 원인, 교량 노후화·시설물 안전점검 미흡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07.1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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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안전관리원의 자체 사고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발표
지난 4월 보행로 붕괴사고로 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교 사고 현장에서 경찰과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4월 보행로 붕괴사고로 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교 사고 현장에서 경찰과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지난 4월 발생한 성남시 정자교 붕괴 사고 원인이 다리 윗부분에 균열이 발생하면서 철근이 빗물 등에 노출돼 부식됐고 교량 노후화로 콘크리트가 손상되며 지지력이 약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교량 관리 책임이 있는 성남시가 시설물 점검을 소홀히 하는 등 복합적 원인으로 밝혀졌다. 

지난 11일 국토교통부는 세종정부청사에서 지난 4월 5일 발생한 성남시 정자교 보도부 붕괴사고와 관련해 붕괴 원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고 조사는 국토부 산하기관인 국토안전관리원의 자체 사고조사위원회가 맡았다.

국토부에 따르면 붕괴 이유는 도로 부분 하부 콘크리트와 보도부를 연결하는 인장 철근 사이의 부착력 상실이다. 정자교는 1993년 준공된 교량으로 차량들이 이용하는 도로부와 사람이 이용하는 보도부(캔틸레버)로 이뤄진 캔틸레버 구조 방식이다. 

정자교의 붕괴 사고는 지난 4월 5일 발생했다. 당시 교량 측면 보도부 약 40m가 무너지면서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 이후 사고조사위원회가 정자교 콘크리트 코아채취 및 재료시험 결과 도로부 콘크리트가 빗물과 제설제에 의해 손상되면서 보도부를 지지하는 철근이 부식돼 콘크리트가 떨어져 나간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에 정자교 관리 주체인 성남시의 안전점검과 보수도 미흡했다. 정자교는 지난 2019년 정밀안전진단 결과에서 C등급을 받았다. C등급은 총 5개 등급 중 3번째로 유지보수가 필요한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2021년 정밀안전진단에서도 다시 C등급을 받은 것을 보면 점검과 보수 등이 미흡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국토부는 성남시가 낮은 가격으로 안전진단 용역을 맡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현재 최종적인 사고원인과 관련자 처벌을 위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으로 수사결과에 따라 관련자에 대한 형사처벌 및 관련업체 등에 대한 행정처분도 이루어질 예정이다. 

한편, 국토부는 정자교 붕괴와 같은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중대결함이 발견된 시설물에 대해 보수·보강 완료기한을 최대 5년에서 최대 2년으로 단축할 예정이다. 또 준공 후 30년 이상 경과한 시설물의 정밀안전진단 실시 의무화를 추진한다. 

전국의 캔틸레버 교량에 대한 조사도 이뤄졌다. 전국 2만9186개 도로교량 중 정자교와 같은 캔틸레버 교량은 1313개로, 지역별로는 경기도에 319개(24.3%)가 위치하고 있다. 사고 이후 성남시는 전체 교량에 대해 긴급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하고 분당구 탄천 횡단 교량(총 24개) 중 정자교 등 17개 캔틸레버 교량의 보도부를 재시공할 예정이다.

김규철 국토교통부 기술안전정책관은 “이번 정자교 붕괴사고를 계기로 노후시설물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시설물 안전관리체계 전반에 걸쳐 관련 제도를 신속히 보완하는 등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여 철저히 이행하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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