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피해, 윤석열 대통령실 대응 논란
​​집중호우 피해, 윤석열 대통령실 대응 논란
  • 박은진 기자
  • 승인 2023.07.17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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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대통령이 물을 바가지로 퍼내는 것도 아니고...발언 논란 속으로
국민 상처 어루만지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 심기 경호 매몰에 비난 목소리
6박8일 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집중호우 대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6박8일 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집중호우 대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조기 귀국은커녕 예정에 없던 우크라이나 방문까지 하면서 일부에서 비판 여론이 일어났다. 문제는 대통령실이 내놓은 반응이 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 비하면 통신 등의 수단이 발달했기 때문에 굳이 현장에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 맞다고 하지만 과연 대통령실의 대응이 옳았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직 기자가 비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저녁 우크라이나에서 국내 위기관리센터와 연결해 ‘호우피해 대책 긴급 화상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행안보, 소방청, 지자체 뿐만 아니라 군경찰까지 정부의 인적 물적 자원을 총동원해서 인명피해가 더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주문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 직후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중앙내난안전대책본부와 화상 연결해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호우 피해 상황과 대처 상황을 보고 받고,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소식에 KBS 홍사훈 기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물난리로 자국민들이 40여명 가까이 사망, 실종했으면 예정된 일정이라도 양해를 구하고 취소하고 귀국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이후 16일 오후에도 홍 기자는 SNS를 통해 대통령실의 입장을 전달했다.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바가지로 물 퍼내는 것도 아닌데 외국에 있으나 한국에 있으나 마찬가지 아니냐” 혹은 “화상회의로 국내 상황을 진두지휘하면서 국익을 위한 외교에 역할을 한다면 그게 더 의미있는 리더의 책무 아니겠느냐”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제방이 터지고 댐이 붕괴위기로 하류주민들이 대피하는 일촉즉발의 국내 상황을 다 알고있으면서도 굳이 귀국 일정을 연기해가면서까지 전쟁 중인 남의 나라 가서 생즉사, 사즉생의 각오로 연대하자는 말 한마디 하는게 그리 중요했던건지”라며 “그 시각, 자국민들 40명 이상이 물난리에 생을 달리했다”고 맹비난했다.

대통령실의 이런 반응에 대해 비판의 여론도 나온다. 과거 역대 대통령들은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현장에 방문해서 지시를 내리는 것이 관례였다. 다만 이런 관례는 과거에는 통신 수단 등이 낙후됐기 때문에 직접 현장에 방문해 진두지휘를 하는 것이 낫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민에게 대통령이 상당히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차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통신 수단이 발달하면서 굳이 현장을 방문할 이유가 있냐는 말들이 나온다. 특히 고위 공직자의 방문은 오히려 구조 작업에 방해가 된다면서 현장을 방문하지 않는 것이 관례가 되고 있다. 그런 점에 비쳐볼 때 대통령실의 “대통령이 바가지로 물 퍼내는 것도 아닌데 외국에 있으나 한국에 있으나 마찬가지 아니냐”는 입장은 맞는 소리다.

6박8일 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집중호우 대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6박8일 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집중호우 대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 어루만지는 것도 필요

하지만 대통령실의 이런 반응은 결국 대통령의 심기 경호에만 치우쳤고, 국민의 상처난 마음을 어루만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히 비판을 방어하는데만 급급했지 상처난 국민의 마음이 어떠한지에 대한 공감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이 재난 현장을 방문하는 이유는 상처난 국민과 함께 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대통령과 국민이 하나라는 것을 상처난 국민이 알 수 있게 하기 위한 것도 있다.

21세기 들어와서 통신수단이 발달했기 때문에 그것을 화상으로도 대처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현장에 갈 이유는 없지만 상처 난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은 필요하다. 그런데 대통령실이 이런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 심기 경호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대통령 심기 경호에만 매몰

이처럼 대통령실이 대통령 심기 경호에만 매몰되면 국민 정서와 대통령의 간극이 계속 벌어질 수밖에 없다. 대통령실의 역할이 대통령에게 현재 국민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 것인지 정확하고 명확하게 전달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실이 앞장 서서 대통령의 심기경호에 나선다면 대통령과 국민의 간극은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재난 상황 속에서 대통령이 어떤 역할을 했냐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얼마나 공감을 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어차피 재난 구조는 전문가가 담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재난 상황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으며, 얼마나 상처 난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느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박은진 기자 knewsto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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