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 올해 7월 인류 역사상 가장 뜨거웠다
【기후환경】 올해 7월 인류 역사상 가장 뜨거웠다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08.01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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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 지구 지표면 기온이 1880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올해 7월 지구 지표면 기온이 1880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한국뉴스투데이] 올해 전 세계가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월이 기온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됐다. 기상 관측 기관들은 전 세계적으로 계속되고 있는 무더위가 12만년 만의 기록이라 분석했다. 역대 최고 기온을 줄줄이 갈아치우고 있는 전례가 없는 폭염에도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인 석탄 수요는 늘어나는 상황이다. 

올해 7월 지표면 기온 최고치 경신

지난 7월 27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와 유럽연합의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공동 성명을 통해 올해 7월이 지구 역사상 가장 더운달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전망이 나온 이유는 C3S의 관측 데이터에서 나타난 전 세계 평균 지표면 기온 때문이다. 

20세기 들어 7월 달의 전 세계 평균 지표면 기온은 남반부 겨울을 포함해 섭씨 15.8도다. 하지만 올해 7월 전 세계 평균 지표면 기온은 섭씨 16.73도로 평균치를 웃돌았다. 이는 기상 관측이 시작된 1880년 이후 최고치다. 종전 최고치는 2016년과 2021년, 2022년 7월에 기록된 섭씨 16.72도였다. 

사람의 거주 비율이 높은 북반구만 보면 지난 7월 세계 지표면 온도는 평균을 1.54도 웃돌았다. 특히 지난 7월 6일 전 세계 평균 지표면 기온은 섭씨 17.08도로 일일 평균 지표면 기온 최고치를 경신했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16년 8월 13일의 섭씨 16.80도였다. 올해 처음으로 평균 지표면 기온이 17도선을 넘어선 셈이다.  

사만다 버제스 C3S 부국장은 “나이테나 산호초 등을 통해 추정한 기후 데이터를 고려할 때 올 여름이 인류 역사상 가장 뜨거운 기온”이라고 평가하는 동시에 “올해 시작된 엘니뇨와 이상고온 등 모든 것이 합쳐져 북반구의 맹렬한 여름이 왔고 이는 전례 없는 여름이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경고했다.

세계기상기구는 한 발 더 나아가 98% 확률로 향후 5년 안으로 올해 7월보다 더운 날씨가 찾아올 거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향후 5년 내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인 1900년 이전보다 1.5도 이상 높아질 확률은 66%에 달한다고 경고했다. 기상 관측 기구들은 현재 상황이 지구 전체에 닥친 재난이라 입을 모았다. 

올해 7월 전 세계가 폭염에 시달렸고 고온 건조한 기후 영향으로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사진/픽사베이)
올해 7월 전 세계가 폭염에 시달렸고 고온 건조한 기후 영향으로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사진/픽사베이)

폭염 전 세계 곳곳에서 포착

실제 올 7월 전 세계 곳곳에서 이상 고온과 폭염이 포착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데스밸리 국립공원은 섭씨 54.4도를 기록했고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는 연속 최고 기온이 43도를 넘었다. 이에 미국 기상청은 지난달 27일 서부 캘리포니아주에서 동부 메인주까지 폭염주의보를 내렸다. 최근 이상 고온으로 미국에서는 매년 6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유럽도 폭염에 시달렸다. 이탈리아 로마는 지난달 중순 41.8도를 기록했고, 스페인 카탈루냐에서도 최고 기온이 44도까지 올라갔다. 특히 유럽 곳곳에서는 고온 건조한 기후의 영향으로 산불이 발생해 피해가 커졌다. 그리스는 장기간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산불이 발생해 테살리아 지역의 항구도시 볼로스에 있는 공군 무기고가 폭발하는 사고가 있었다.

중국도 북부 신장위구르자치구 저지대의 기온이 52.2도까지 올라 역대 중국 최고 기온을 갈아치웠다. 연일 40도가 넘는 폭염이 장기간 이어진 중국 허베이성에서는 맨홀 뚜껑에 기름을 바르고 밀가루 반죽을 부었더니 전이 부쳐지고 뜨거운 햇볕에 불을 사용하지 않고 계란이 익는 등 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우리나라 역시 장마 기간이었던 7월에도 비가 오지 않는 날이면 폭염이 찾아왔다. 7월 10일 전국 대부분의 지역이 31도를 넘어섰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더운 지역 중 한 곳인 경북 의성의 경우 7월 중 33도를 넘은 날이 9일에 달했다. 특히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는 우리나라의 기후특성상 폭염은 8월에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지난해 석탄 수요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사진/픽사베이)
지난해 석탄 수요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사진/픽사베이)

지난해 화석 연료 사용 증가

올해 폭염의 이유는 엘니뇨 영향도 있지만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의 영향이 크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올해 7월에 전 세계 수백만 명에 영향을 미친 극심한 날씨는 안타깝게도 기후변화의 냉혹한 현실"이라며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자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세계 석탄 소비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중기 석탄 시장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석탄 소비량은 83억톤이다. 이는 전년도보다 3.3%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석탄을 이용한 화력발전소는 줄었지만 산업용 석탄 사용이 늘어난 것이 지난해 석탄 사용이 늘어난 이유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연합의 석탄 수요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중국와 인도 등 최대 석탄 소비국의 수요는 증가해 최대 석탄 사용 결과를 가져왔다. 문제는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미국의 석탄 수요는 24% 감소했고 유럽연합의 석탄 수요는 16% 줄었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 폭염으로 인한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 수입을 늘렸고 인도 역시 석탄 수요가 늘어났다. WMO 폭염 전문가 존 나이른은 우리가 화석연료를 쓰지 않는다면 현재 벌어지고 있는 기후변화 현상의 원인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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