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이념전쟁 선포’, 국민의힘 총선 영향
윤 대통령 ‘이념전쟁 선포’, 국민의힘 총선 영향
  • 박은진 기자
  • 승인 2023.08.30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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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날개 비유해가면서 이념 전쟁 속으로 뛰어들어...국민의힘 동조
중도층 확장에는 취약한 구조로 전환, 수도권 위기론 속에서 계파 갈등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8일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이념전쟁을 선포하는 발언으로 주목받았다. 이는 내년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8일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이념전쟁을 선포하는 발언으로 주목받았다. 이는 내년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윤석열 대통령이 ‘이념전쟁’을 선포하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념전쟁에 나서는 모습이다. 문제는 이것이 내년 총선에서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철 지난 모습으로 비쳐질 수도 있고, 중도층 공략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 전략을 어떤 식으로 짜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국민의힘으로서도 쉽지 않은 고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임 정권 비판

윤 대통령이 지난 28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인재개발원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연찬회 만찬 자리에서 이념 문제를 꺼내들었다. ‘철지난 엉터리 사기 이념’이라고 부르거나 ‘우리 당은 이념보다 실용’이라고 하는데 분명한 철학과 방향성 없이 실용이 없다면서 방향성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정운영을 날개로 비유하면서 좌우 날개가 모두 똑같은 방향을 바라봐야 하지만 반대로 바라보면 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여소야대 국회에 언론도 모두 야당 지지세력이 잡고 있어 윤석열 정부를 비판한다면서 1 더하기 1을 100이라는 사람들과는 싸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한 돈은 없는데 사장이 ‘고급승용차’를 막 굴리고 하면 안 망한 기업이 없다면서 정부도 마찬가지라면서 전임 정부의 재정운영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이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중도·실용 노선보다는 이념 노선, 협치 보다는 강경한 대야 투쟁을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국민의힘은 연찬회가 끝날 때 ‘우리가 윤석열이다’를 외쳤다. 즉, 당정일체를 주문한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최근 홍범도 장군 흉상 논란과 맞닿아있다. 그동안 보수정권에서도 문제 제기하지 않았던 홍범도 장군의 역사 문제를 꺼내들어서 이념 논쟁에 불을 지피게 만들었다.

이같은 윤 대통령의 전략은 보수층에서는 환호를 하고 지지를 결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수층에서도 오른쪽으로 급격히 치우친 지지층에서는 반가운 목소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중도층에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수 있는 목소리라는 지적이 있다. 중도층은 이념으로 치우친 집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좌’냐 ‘우’냐가 아니라 밥을 먹여주고 등 따습게 해주고 누울 자리 마련해주는 것 즉 경제이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가장 큰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수도권에서는 중도층의 세력이 강하다. 즉,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이념에 상당히 묶여 있지만 수도권에서는 정보 교환이 자유롭기 때문에 이념 성향이 크게 강하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도권 위기론 

수도권 유권자들은 ‘이념 전쟁’에 대해 공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경제이다. 그것을 얼마나 채워줄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이런 이유로 수도권 위기론이 나오고 있다. 특히 수도권 선거 전선은 애매모호하다. 다른 지역의 전선은 그나마 뚜렷하게 갈리지만 수도권 선거 전선은 애매모호하기 때문에 선거전략을 짤 때도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이 ‘갈라치기’를 하면서 자꾸 전선을 단순화 하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면 ‘반대하는 사람’으로 몰아간다는 것이다. 그것은 결국 자신의 지지층을 굳건히 하지만 외연 확장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지지층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필요한데 국민의힘이 그것이 생각보다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내 갈등 표출 우려

수도권에 기반을 둔 내년 총선 예비출마자들은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 등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찬성을 하면서도 속으로는 우려를 표할 수밖에 없다. 자칫하면 외연 확장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의 이런 발언을 ‘방구석 여포’라고 비유했다. 안철수 의원은 합리적 성향의 중도층이 떠나면 총선에서 승리할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태흠 충남지사 역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반대하면서 집권여당에게 방향과 목표비전 제시를 제대로 안했다고 비판을 가했다.

다만 이들의 목소리는 아직 영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총선이 다가올수록 국민의힘이 선거에 난맥이 발생하게 된다면 당내 갈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박은진 기자 knewsto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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