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가 논문에 목숨 거는 이유
과학자가 논문에 목숨 거는 이유
  • 김 위 겸임교수
  • 승인 2023.09.0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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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을 제재하느냐 망하느냐
▲논문에 목숨을 거는 이유는 다름 아닌 과학자 자신이 해당 분야에서 다른 사람이 모르는 새로운 것에 최고의 권위를 가지고 싶어 하는 욕망에 있기 때문이다. (사진/픽사베이) 
▲논문에 목숨을 거는 이유는 다름 아닌 과학자 자신이 해당 분야에서 다른 사람이 모르는 새로운 것에 최고의 권위를 가지고 싶어 하는 욕망에 있기 때문이다. (사진/픽사베이) 

과학자들 사이에 정말 유명한 문구가 하나 있다. Publish or Perish, 즉 논문을 내느냐 아니면 망하느냐라는 뜻이다. 그만큼 과학자들에게 자신의 성과를 나타내는 논문은 목숨마저 좌지우지 할 정도다. 이게 농담으로 볼 수 없는 것이 일본의 유명한 줄기세포 연구기관 중에 하나인 RIKEN에서 줄기세포 스캔들이 났을 때 이 연구를 담당했던 총책임자가 자살을 할 정도로 논문 하나하나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것이 과학자의 숙명이다.

과학자들이 목숨을 거는 이유 
그럼 왜 과학자들은 논문에 목숨을 걸까? 일반적인 회사와 비교할 때 논문이란 건 한 회사에서 판매를 만들어 낸 하나의 제품으로 볼 수 있다. 과학자는 이 제품의 샘플을 판매하는 시장으로 볼 수 있다. 과학지에 게재되면 그 수준에 따라 연구비가 달라지는 데 이걸 회사로 따지면 매출이 난다고 빗대어 말할 수 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아무리 교수로 취직해도 논문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연구비 부족으로 교수라는 직업자체도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한국의 대학에서 교수의 정년을 보장받기가 미국보다 쉬워 연구비를 따내지 못하더라도 그 직함을 유지할 수는 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는 필자가 대학원에 있었을 때도 옆에 있던 교수가 연구비 자체를 확보 못해 연구실과 연구실에 소속된 연구원들을 정리하고 교수직을 떠난 일도 보았다. 

그리고 논문을 게재하지 못해 연구비 확보를 못해 자살하는 중국의 명문대 교수들을 보면 목숨을 거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풍토가 있을 정도이다. 어쩌면 한국의 교수에 대한 대우가 다른 나라보다 낫고 해외에서 학위를 한 교수들에게 어느 정도 우대하는 기조가 사회 전반적으로 있어 연구비를 못타고 논문을 못냈다고 해서 자살할 정도까지 몰아넣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조차 논문이 없는 건 웬만해서 대학에서 버티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즉, 자신의 돈과 영광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기회인 논문 자체가 연구자의 일생이며 생명줄이다. 

논문을 위해서
다시 돌아와서 연구자의 일생이자 생명 줄인 논문은 쓰기 쉬운 것일까? 정답은 분야에 따라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학술지의 게재는 논문을 심사하는 같은 분야의 연구자들이 발표하는 논문에 들어간 자료의 사실검증 혹은 논리에 맞는지에 대한 판단에 따라 이루어진다. 

인공지능과 같은 컴퓨터 공학의 논문은 데이터에 대한 자료가 확실하게 제공되기에 그만큼 동일 분야 연구자들의 검증이 빨리 이루어진다. 이에 반해 의학의 경우 검증을 하는데 아무리 쉬운 실험이라도 3~4주까지 걸리고 논문에 들어간 자료자체도 1~2주 만의 결과가 아닌 자료를 모두 생산하는 데 짧게는 1년 길게는 10년이 넘어가는 것도 있다. 따라서 네이처나 사이언스 같은 주요 논문지에서 게재 승인이 나는데 1년 넘게 걸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논문을 쓰기 위해 10년간 동일한 실험을 붙들고 있는 것은 연구 인생을 말살하는 자살행위와 같아 어느 정도 균형을 연구자들이 후속연구를 위해 중간에 결과를 모아서 논문을 내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연구자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것은 연구비에 대한 불만이긴 하지만 이 역시 논문을 내야하는 당위성을 감안하면 어떻게든 국가지원금을 받지 못하더라도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당장 연구비가 없더라도 2~300만원이 적은 금액이라도 본인 돈을 출연해서 계속해서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 

과학자가 나아가야 할 길
어떻게 보면 논문을 쓰는 연구자를 목표를 하는 것은 자칫 잘못하면 지옥의 구렁텅이이 빠지기 쉽다. 조금만 연구결과를 바꾸어 더 좋은 논문에 게재하고 싶은 윤리적인 유혹과 연구자금이 부족하여 같이 연구할 연구원을 확보 못해 연구를 포기하거나 연구비 외 자신의 부도덕적인 소비를 위해 유용하는 일 등등, 다른 분야와 비교해서 수지 타산이 맞는 직업은 아니다. 

▲과학지에 게재되면 그 수준에 따라 연구비가 달라지는 데 이걸 회사로 따지면 매출이 난다고 빗대어 말할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과학지에 게재되면 그 수준에 따라 연구비가 달라지는 데 이걸 회사로 따지면 매출이 난다고 빗대어 말할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과학자들이 연구를 하고 논문에 목숨을 거는 이유는 다름 아닌 과학자 자신이 해당 분야에서 다른 사람이 모르는 새로운 것에 최고의 권위를 가지고 싶어 하는 욕망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과학자들이 재정적으로 풍족하지 못한 경우도 있긴 하지만 그것이 돈을 위한 것이 아닌 과학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만은 사회가 알아주고 폄하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단, 윤리에 벗어난 과학자는 단호하게 쳐내고 다시는 기회를 주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김 위 겸임교수 yesteria@ajou.ac.kr

김 위 겸임교수

현 아주대학교 의용공학과 겸임교수
전 대우전자 미주법인 자문위원
University of Calgary 의과대학 석사
York University 생물학과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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