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컨테이너선사 하팍로이드 최종입찰 적격성 심사서 탈락
[한국뉴스투데이] HMM 매각이 한창인 가운데 하림그룹과 동원그룹, LX그룹이 숏리스트(적격인수후보)로 선정됐다. 반면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독일 최대의 컨테이너선사 하팍로이드는 최종입찰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매각주관사 삼성증권을 통해 하림과 동원, LX에 적격인수후보로 선정됐다는 내용을 개별 통보했다. 인수 대상은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주식 1억9879만주와 이들이 보유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영구채 2조6800억원 중 1조원을 전환한 주식 2억주 등 총 3억9879만주다.
앞서 지난달 21일 예비입찰에는 하림과 동원, LX 외에도 독일의 하팍로이드가 참여했다. 하팍로이드는 1847년 설립된 독일의 최대 컨테이너 정기선 회사다. 해운 분석기관인 알파라이너(Alphaliner)에 따르면 현재 선복량(운송능력) 기준 세계에서 5위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다. 이런 하팍로이드의 HMM 인수 참여를 두고 소액주주와 업계는 각각 입장 차이를 보여왔다.
HMM 소액주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주주 위임장을 모으고 하팍로이드의 HMM 인수 지지 성명을 준비하는 등 세계적인 해운사의 HMM 인수에 힘을 보탰다. 이들 입장에서는 현금을 넉넉하게 보유하고 있는 하팍로이드의 참여가 반갑기만 하다. 즉, 산업은행의 궁극적 목표인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와 부산항발전협의회 등은 성명서를 내고 하팍로이드의 입찰 참여에 우려를 보였다. 이들은 하팍로이드에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을 매각할 경우 우리나라 컨테이너 운송자산과 함께 터미널 및 수십 년간 쌓아온 해운물류 노하우와 같은 정보자산 등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국가자산의 해외 유출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국해양기자협회 역시 국내 유일의 국적 선사인 HMM이 해외기업에 매각이 된다면 국부 유출이라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한국해양기자협회는 국내 기업들과 손을 잡은 재무적투자자(FI)가 HMM을 인수할 경우 기업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면서 HMM의 매각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결국 업계의 우려를 인식한 듯 하팍로이드는 최종입찰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HMM 인수 기회를 잃었다. 하지만 숏리스트에 선정된 하림과 동원, LX 모두가 현재 자금 부족으로 재무적투자자(F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한 만큼 자금이 부족한 기업의 무리한 인수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한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은 오는 가상데이터룸(VDR)을 열고, 숏리스트에 오른 하림과 동원, LX에게 약 두 달간의 실사 기간을 부여하게 된다. 오는 10월 25일이 1조원 규모의 영구채 콜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 시점으로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이를 주식으로 전환한 뒤 오는 11월 경 최종입찰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