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금융】 신용대출 연체율 역대 최고 인터넷 은행 ‘비상’
【투데이금융】 신용대출 연체율 역대 최고 인터넷 은행 ‘비상’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09.1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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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뉴스투데이] 고금리 여파로 국내 인터넷 전문은행들의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 은행 3사의 신용대출 연체율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일반 은행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특히 당분간 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전망돼 인터넷 은행들의 건전성 확보는 한동안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인터넷 은행 3사 건전성 적신호

지난 17일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 은행 3사가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인터넷 은행 3사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1.2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 연체율은 신용대출 연체액을 신용대출 잔액으로 나눈 수치를 말한다. 

앞서 인터넷 은행 3사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지난 2021년 기준 0.3% 수준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말 0.42%로 오르기 시작하더니 12월 말에는 0.77%, 올해 6월 말에는 1.04%로 꾸준히 상승해 지난 달 말 결국 1.20%까지 치솟았다. 이는 인터넷 은행 3사가 출범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신용대출 연체율이다. 

은행별로는 토스뱅크가 1.5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케이뱅크가 1.57%, 카카오뱅크는 0.77%로 각각 나타났다. 인터넷 은행 3사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일반 은행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준에다 무엇보다 상승세가 가파르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높다. 특히 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율이 높다는 이야기는 곧 건전성에 위기가 올 수 있다는 말과 같아 대비가 필요하다.

은행의 건전성을 알 수 있는 지표는 BIS자기자본비율이다. BIS자기자본비율은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막을 수 있는 자본의 보유 상태를 말한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BIS비율은 36.95%, 케이뱅크 13.94%, 토스뱅크 11.35%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최소 BIS비율을 최소 7% 이상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어 기준에 따르면 3사 모두 적합하다.

고금리에 중·저신용대출 공급까지 발목

하지만 올해 말 인터넷 은행 3사의 BIS지수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가장 먼저 신용대출 연체율이 높아진 이유인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2021년 8월 0.50% 수준인 금리를 3.50%까지 올렸다. 올해 1월 금리 인상을 마지막으로 올해는 아직 추가 인상이 없지만 금리 인하 역시 올해는 없을 것이란 전망에 고금리는 현재 진행형이다.

여기에 중·저신용대출(KCB 신용점수 하위 50%)도 인터넷 은행들의 발목을 잡았다. 당초 금융당국은 인터넷 은행의 설립 인하 조건으로 중·저신용대출 공급 확대를 내세웠기 때문에 인터넷 은행 3사는 그간 중·저신용대출을 늘려왔다. 이에 올해 8월 말 기준 토스뱅크의 가계 신용대출 잔액 중 중·저신용대출 고객의 비중은 35.6%에 달한다. 이는 1금융권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어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대출 비중은 28.4%, 케이뱅크의 경우 25.4%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은행에 비해 높은 수준이지만 여전히 당초 목표치에는 모자르다. 금융당국은 2021년 5월 토스뱅크의 인가를 심사하면서 인터넷 은행 3사에 대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높여 목표를 설정하도록 했다.

이에 올해 연말까지 토스뱅크는 중·저신용대출 비중을 44%까지 올려야 한다. 카카오뱅크는 30%, 케이뱅크는 32%까지 각각 늘려야 한다. 즉, 인터넷 은행 3사가 모두 중·저신용대출을 계속 늘려야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신용대출 연체율이 계속 높아지는 상황에서 중·저신용대출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것은 은행 입장에서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인터넷 은행 건전성 확보 숙제

이는 다른 은행의 행보와 비교해보면 더욱 뚜렷해진다. 인터넷 은행과 달리 시중 은행들은 중·저신용대출 비중을 줄이면서 건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5월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게 받은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4대 시중 은행의 지난해 중·저신용자 신규 신용대출액은 2조8089억원으로 지난 2020년(8조3666억원)에 비해 66.4%나 줄었다. 

전체 가계신용대출에서 중저신용자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 역시 4대 은행에서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6월 기준 4대 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율은 25.2%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12월에는 16.9%까지 줄어들었다. 올해 역시 4대 은행들은 일제히 중·저신용대출을 줄여나가고 있는 추세다.

반면 같은 기간인 2020년 인터넷 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 신규 신용대출액은 8212억원에서 지난해 8조4881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10배가 넘는 금액으로 지난해 기준 4대 시중 은행의 중·저신용자 신규 신용대출액보다 인터넷 3사의 중·저신용자 신규 신용대출액이 더 많다. 같은 기간 인터넷 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율은 17.4에서 30.4%로 늘었다.

이에 인터넷 은행들은 금융당국과 약속한 중·저신용대출 대출을 늘리면서 건전성을 확보해야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일각에서는 국내 인터넷 은행들의 건전성 위기를 두고 미국 SVB 파산 절차가 언급되는 등 불안이 증폭되고 있어 인터넷 은행들이 어떤 식으로 건전성을 확보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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