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벽식구조 아파트도 철근 누락, 원희룡 “추가 조사”
LH 벽식구조 아파트도 철근 누락, 원희룡 “추가 조사”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09.26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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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구조 아닌 벽식구조 아파트에서도 철근 누락 확인
감리 단계서 발견됐지만 본사에는 보고조차 되지 않아
원희룡 장관, "모든 LH 아파트에 대한 추가조사 실시"
LH가 발주한 벽식구조 아파트에서도 철근 누락이 확인됐다. 사진은 무량구조 아파트인 경기 양주시 소재 양주회천 A-15BL 아파트 건설공사 6공구 지하주차장에 철근이 누락된 전체 154개 기둥을 보강하는 하중분산 지지대 등 보강 설비가 설치돼있다. (사진/뉴시스)
LH가 발주한 벽식구조 아파트에서도 철근 누락이 확인됐다. 사진은 무량구조 아파트인 경기 양주시 소재 양주회천 A-15BL 아파트 건설공사 6공구 지하주차장에 철근이 누락된 전체 154개 기둥을 보강하는 하중분산 지지대 등 보강 설비가 설치돼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벽식구조의 아파트에서도 철근 누락이 확인됐다. 시공 초기 단계에서 감리원이 문제를 발견해 오류는 바로잡았지만 본사까지는 보고되지 못했다. 이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모든 LH 아파트에 대한 추가조사를 지시했다.

지난 25일 LH가 발주한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지어지고 있는 공공분양 아파트에서도 철근 누락이 확인됐다. 해당 아파트는 앞전에 철근이 누락돼 논란이 컸던 무량구조 아파트가 아닌 벽식구조 아파트다. 당시 벽식구조 아파트는 무량구조에 비해 안전하다 알려졌으나 이번 철근 누락으로 벽식구조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철근 누락은 해당 아파트 전체 13개동 중 4개동, 지하 벽체 부분에서 확인됐다. 철근이 누락됐던 무량구조 아파트의 경우 지하주차장에서 누락이 확인됐지만 해당 아파트는 사람이 거주하는 주거동이다. 누락이 확인된 4개동 지하층 벽체길이는 2380m, 누락 부위 벽체길이는 71m로 누락 구간은 해당 동 지하층 벽체길이의 2.98%에 해당한다. 철근 양으로 따지면 전체의 15~20% 수준이다.

LH의 설명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는 구조계산 과정에서 잘못된 구조 모델을 적용해 산출한 것이 구조도면에 오류를 불러왔다. 지난 6월 감리단계에서 감리원이 현장 시공확인 업무수행 중 구조설계 오류를 발견했고, 설계사를 통해 철근이 누락된 사실을  LH에 보고했다.

이후 LH는 감리사와 설계사, 시공사, LH 검단사업단 등이 모여 철근 누락에 대한 대책회의를 열었고 전문가 자문을 거쳐 보강방안을 마련한 뒤 최종 보강방안이 확정했다. 해당 아파트 현장은 지난 11일부터 보강공사에 착수한 상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LH 외벽 철근 누락 긴급 점검회의에 참석해 LH 모든 아파트에 대한 추가조사를 지시했다. (사진/뉴시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LH 외벽 철근 누락 긴급 점검회의에 참석해 LH 모든 아파트에 대한 추가조사를 지시했다. (사진/뉴시스)

문제는 철근 누락이라는 중대한 사안이 LH 본사까지는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본사는 철근 누락 사실을 최근에야 보고받았다. 해당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 역시 언론을 통해서야 철근 누락 사실을 알게됐다. 

이에 현재 보강공사를 진행하고 있던 아파트 공사장 공정은 일시정지됐다. 주거동에서 철근이 최대 50%까지 빠진 채 설계됐고, 그대로 시공까지 진행된 것이 감리 과정에서 발견된 것도 충격인데 본사에는 보고도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전문가들은 철근이 빠진 주거동이 최소 6층 이상 공사가 진행될 경우 철근들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 붕괴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해 입주 예정자들의 불안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26일 정부서울청사 회의실에서 LH 사장과 LH의 외벽 철근 누락 아파트 단지에 대한 긴급점검 회의를 소집하고 외벽 철근이 누락된 경위와 조치 현황에 대해 보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원 장관은 “국민의 기본권인 주거안정을 위해 최일선에서 책임을 다해 공공주택 공급에 힘써도 모자랄 LH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가 반복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다행히 이번 아파트 단지에서는 건설공사의 감리제도가 정상적으로 작동해 문제를 발견하고 조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문제가 드러난 이번 인천검단 AA21 아파트 단지를 포함해 공사 중인 모든 LH 아파트 단지의 설계 오류에 대해 일제 긴급히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또 반복해 문제가 밝혀지고 있는 몇몇 설계와 감리 업체 담당 현장에 대해서는 더욱 치밀하게 조사하고, 해당 현장의 철근배근 문제가 6월에 확인됐음에도 이제야 LH 내부보고가 이뤄진 경위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국토부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불안감이 없도록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강조하며 오는 10월 중으로 LH 이권카르텔 근절대책을 포함한 건설산업 정상화 방안 등을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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