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AI 산업, 62개국 중 6위...인재 부족·투자 부진 개선
韓 AI 산업, 62개국 중 6위...인재 부족·투자 부진 개선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10.1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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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부문은 3위로 최고 평가
민간투자는 부문별 최저 18위
우리나라의 AI산업 수준이 62개국 중 6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픽사베이)
우리나라의 AI산업 수준이 62개국 중 6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픽사베이)

[한국뉴스투데이] 최근 인공지능(AI)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AI 산업 수준이 62개국 중 6위로 조사됐다. 이는 4년 전인 2019년 보다 2계단 오른 수준이나 인공지능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인재 수준과 투자 부진에는 개선이 필요한 동시에 적극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12일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이 국가별 AI 산업 수준을 비교한 ‘글로벌 AI 지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AI 산업 수준은 지난 4년간 개선됐으나 여전히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글로벌 AI 지수는 영국의 데이터분석 미디어인 Tortoise Intelligence가 2019년부터 인재, 인프라, 운영환경, 연구수준, 특허(개발), 정책(정부전략), 민간투자 등 7개 부문에 대해 매년 발표된다.

지난 6월 발표된 글로벌 3대 AI 중 하나인 ‘글로벌 AI 지수’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AI 산업 수준은 62개국 중 종합순위 6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특허(개발)와 ▲정책(정부전략) 부문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운영환경과 ▲인재 ▲연구수준 부문은 다소 개선됐으나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고 ▲민간투자 부문은 다소 부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조사에서 AI 산업의 미·중 양강 체제는 여전히 굳건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은 AI 전문인력 등 인재와 인터넷·모바일 등 인프라, 학술논문·R&D 등 연구수준, 특허 수 등 특허(개발)와 AI 기업 수·투자 규모 등 민간투자 부문에 이르기까지 총 5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종합순위 1위에 등극했다. 중국은 인프라, 연구수준, 특허(개발), 민간투자 부문에서 모두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미국과는 상당한 격차를 두며 종합순위 2위를 기록했다.

한경협은 AI 특허(개발)와 정책(정부전략) 부문이 세계 상위 10위권 안에 드는 한국 AI 산업의 경쟁력이라고 분석했다. AI 관련 특허 수 등을 나타내는 특허(개발) 부문은 3위를 기록하며, 한국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AI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에 의하면 지난 2011년부터 2020년까지 국적별 초거대 AI 관련 누적 특허출원 수에서도 한국은 미국과 중국, 일본에 이어 4위를 차지했으며 기관별로 분석했을 때는 한국의 삼성이 1위로 IBM(2위), 구글(3위), 바이두(5위) 등 미국과 중국의 주요 기업들을 앞서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정부의 AI 국가전략과 투자계획을 의미하는 정책(정부전략) 부문에서 한국은 6위를 차지하며 AI 공공투자 규모 및 기간 등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9년에는 31위를 기록하며 7개 부문 중 최저 순위를 차지한 것에 반해 올해는 정부의 잇따른 AI 육성전략 발표에 따라 순위가 대폭 상승했다. 우리 정부는 2019년 인공지능 국가전략 발표 이후 2021년에는 신뢰할 수 있는 AI 실현전략을 내세우고 지난해에는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 등 AI 산업 육성책을 차례로 발표하며 AI 초일류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AI 운영환경, 인재, 연구수준 부문은 지난 4년간 다소 개선됐으나 여전히 세계 10위권 밖에 머무르며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데이터 관련 법률 수준 등 AI 산업을 둘러싼 규제환경을 나타내는 운영환경 부문은 2019년에는 30위를 기록했으나 이후 데이터 3법 개정 등의 노력을 통해 기업들의 개인정보 활용 여건이 마련됨에 따라 올해 11위로 상승했다. 하지만 AI 설명요구권은 미비한 것으로 나타나 AI 산업 육성의 기반이 될 ‘AI 기본법’의 조속한 입법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AI 전문인력 수를 의미하는 인재 부문 또한 2019년에 28위에 그쳤던 것에서 올해 12위로 상승했다. 하지만 세부 항목인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및 엔지니어 수에서는 20위를 차지해 데이터분석 관련 인재가 부족함이 드러났다. 아울러 지난해 인공지능산업 실태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AI 부족 인력은 총 7841명으로 집계돼 2020년 1609명, 2021년 3726명 대비 해마다 두 배 이상 증가하는 등 AI 인력 부족 문제가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AI 관련 출판물과 R&D 규모 등을 의미하는 연구수준 부문은 12위를 기록해 2019년의 22위에 비해서는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부 항목인 GDP 대비 R&D 투자 비율과 투자 규모는 각각 2위와 5위로 양적 측면에서 R&D 투입 수준은 높은 편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AI 관련 출판물 수는 11위로 재정 투입 대비 산출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한국 AI 산업의 가장 부진한 부문은 AI 민간투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AI 기업 수 및 투자 규모 등을 의미하는 민간투자 부문에서 한국은 18위를 차지해 총 7개 부문 중 최저 순위를 기록했다. 또한 지수 점수로도 8.3점에 불과해 상위 10개국 평균(29.0)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것은 물론, 홍콩(19.2점)과 인도(8.9점)에도 뒤처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AI 관련 기업 수와 투자 규모 역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투자 부문의 세부 항목인 AI 관련 상장기업 수에서 한국은 총 6개 기업으로 11위를 차지해 미국(172개)과 중국(161개)은 물론이고 일본(26개)과 대만(9개)에 비해서도 부족했다. AI 기업당 평균 투자 규모에서도 19위에 불과했다. 반면 한국보다 종합순위는 낮은 이스라엘(7위)은 AI 관련 상장기업 수와 AI 기업당 평균 투자 규모에서 모두 4위를 차지해 한국이 이스라엘의 활성화된 창업생태계를 벤치마크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한경협 추광호 경제산업본부장은 “AI 산업은 제조업·서비스업 등 다른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가 큰 만큼 미·중과의 기술격차를 줄여 국가경쟁력을 제고해야한다”며, “기술력의 핵심은 곧 인재이므로 국내 인재 양성은 물론 비자 규제 완화 등을 통해 해외 고급인재도 적극 영입하여 인력 부족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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