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B 560억원 불법 공매도 적발...역대급 과징금 예고
글로벌 IB 560억원 불법 공매도 적발...역대급 과징금 예고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10.16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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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이 홍콩 글로벌 IB 2곳의 560억원 규모의 불법 공매도를 적발하고 역대급 과징금 부과를 예고했다. (사진/뉴시스)
금감원이 홍콩 글로벌 IB 2곳의 560억원 규모의 불법 공매도를 적발하고 역대급 과징금 부과를 예고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금융감독원이 불법 공매도 근절을 위해 공매도 조사를 벌인 결과 글로벌 IB(투자은행) 2곳의 560억원 규모의 관행적인 불법 공매도 행위를 최초로 적발했다. 이에 과징금 제도 도입 후 최대 규모의 과징금 부과가 예고됐다. 

지난 15일 금감원은 글로벌 IB 2곳이 주식을 소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매도 후 차입하는 방식으로 불법 공매도행위를 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6월 금융당국은 공매도 조사전담반을 설치하고 이후 조사팀으로 전환해 불법 공매도에 대한 감시와 조사를 벌인 바 있다. 

조사 결과 그간 시장에서 의혹이 제기돼 온 글로벌 IB의 관행적인 불법 공매도가 최초로 적발됐다. 먼저 홍콩 홍콩 소재 A사의 경우 지난 2021년 9월~2022년 5월 기간 중 카카오 등 101개 종목에 대해 400억원 상당의 무차입공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A사는 다수의 내부부서를 운영하면서 필요시 부서 상호간 대차를 통해 주식을 차입(대여)하는 과정에서 대차내역 등을 시스템에 입력하지 않아 소유주식을 중복계산, 과다표시된 잔고를 기초로 매도주문을 제출했다. 

예를 들면 A사의 a부서가 가진 주식 100주를 b부서에 50주를 대여해줬다면 a부서는 이 대여내역을 입력하지 않고 100주를 잔고로 인식한다. 동시에 b부서도 대여한 주식 50주를 잔고로 인식해 A사 전체로 보면 실제보다 50주 더 많은 150주를 잔고로 인식하는 것이다.

그 결과 A사는 매매거래 익일에 결제수량 부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인지했지만 원인규명 및 시정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후차입 등의 방식으로 위법행위를 사실상 방치해 왔다.

홍콩 소재 글로벌 IB의 불법 공매도 방식. (사진/금감원 제공)
홍콩 소재 글로벌 IB의 불법 공매도 방식. (사진/금감원 제공)

또, A사의 계열사인 국내 수탁증권사도 A사의 무차입공매도 주문을 지속적으로 수탁했다. 국내 수탁증권사는 위탁자와 공매도포지션이나 대차내역을 매일 공유해 결제가능여부 확인 과정에서 잔고부족이 지속 발생하였음에도 결제이행 촉구 외에 원인파악 및 사전예방 조치 등을 취하지 않았다.

이어 홍콩 소재 B사의 경우 2021년 8월~2021년 12월 기간 중 호텔신라 등 9개 종목에 대해  160억원 상당의 무차입공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B사는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매도스왑계약을 헤지하기 위해 공매도 주문을 제출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차입이 확정된 주식수량이 아닌 향후 차입가능한 수량을 기준으로 매도스왑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대한 헤지주문(공매도주문)을 제출하지 않았다.

이후 B사는 최종 체결된 공매도 수량을 기초로 차입계약을 사후확정하는 방식으로 내부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위법행위를 사실상 방치했다. 다만 적발 이후 B사는 차입이 확정된 수량을 기준으로 매도스왑계약을 체결하고, 동 수량만큼만 공매도 주문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해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적발은 PBS업무(Prime Brokerage Service)를 제공하는 글로벌 IB의 장기간에 걸친 불법공매도 행태로 금감원은 과징금제도 도입 이후 최대 규모의 과징금 부과를 예고했다. 향후 증선위의 심의·의결을 거쳐 제재가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금감원은 일부 IB가 장개시 전 소유수량 보다 많은 수량을 매도하는 등 장기간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정황을 발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이번에 적발된 회사와 유사한 영업을 영위하는 주요 글로벌 IB를 대상으로 조사를 확대하고 글로벌 IB로부터 주문을 수탁받는 국내 증권사에 대해서도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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