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스투데이] 이준석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선언한 가운데 수도권에 이어 대구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국민의힘은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이 전 대표가 분당을 한다는 것은 수도권을 넘어 영남에게도 상당히 위기감이 불어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중진의 경우 영남 물갈이론 여론이 사그라들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영남은 깃발만 꽂으면 안되는 곳이라는 인식이 파다하게 퍼진다는 것은 그만큼 중진에게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보수의 텃밭에 출마 시사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사실상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또한 수도권에 이어 대구 출마까지 공식화했다. 이 전 대표의 세력 역시 신당 창당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금태섭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장은 물론 비명계까지 만나면서 신당 창당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신의 최측근인 천하용인(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허은아 의원, 김용태 전 최고위원, 이기인 경기도의원) 역시 신당 창당 가능성을 아예 부정하지 않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보수 텃밭인 영남권에 지역구 후보를 대거 출마시키겠다고 시사했다. 보수텃밭인 영남에 안주하고 있는 국민의힘에 미꾸라지가 되겠다는 것이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흙탕물로 만들기도 하지만 생기를 잃은 물고기 생태 환경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한다. 왜냐하면 미꾸라지에게 잡혀먹히지 않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는 영남권 의원들은 영남에 안주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이준석 신당을 만들어 보수정당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윤상현 의원은 SNS를 통해 이 대표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끌어안아야 한다고 밝혔다. 하태경 의원 역시 신당 창당은 수도권에게 상당히 불리한 선거를 치르게 만들 것이라면서 이 전 대표를 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 지도부가 이 전 대표와 함께 할 가능성은 약해 보인다. 무엇보다 대통령실이 이 전 대표와 함께 갈 가능성이 매우 적어 보인다. 당 안팎에서는 이준석 신당이 찻잔 속 태풍이라면서 애써 태연한 척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 이준석 신당이 창당이 된다고 해도 결국 총선에서 0석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이에 이 전 대표 역시 SNS를 통해 정확한 진단이라면서 어려운 도전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내놓았다. 다만 지역 내 패권에 안주한 정치세력이 경각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햇다.

영남 중진들에게 오히려 기회

다만 한쪽에서는 이준석 신당이 영남 중진들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인요한 혁신위원회는 영남 중진들에게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영남 중진은 반발을 하고 있다. 반발을 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영남이 결코 여당의 텃밭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이준석 신당이 창당해서 영남권에 지역구 후보를 대거 출마시킬 경우 영남 텃밭은 상당히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만약 영남 지역구에 정치초년생을 출마시킨다면 이준석 신당 후보와의 경쟁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겠냐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준석 신당이 창당하면 영남 중진들이 영남 지역구를 사수해야 한다는 논리가 완성이 된다. 즉, 영남 물갈이론에 찬물을 끼얹는 효과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영남 중진 내부에서도 이준석 신당이 결코 자신들에게 나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어쨌든 수도권으로 올라가지 않아도 된다는 명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은 나몰라라

결국 영남 중진들은 수도권은 나 몰라라 하고 일단 영남부터 사수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준석 신당이 출현하면 영남이 무너지게 되고, 영남이 무너지면 국민의힘 자체가 무너지는 것이기 때문에 영남을 지키기 위해서는 중진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이런 논리가 과연 영남 물갈이론을 얼마나 상쇄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워낙 물갈이 여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진들의 입장에서는 이준석 신당이 돌풍을 일으켜주기를 원하고 있다. 특히 영남에서 상당한 지지율이 나와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것만이 자신들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박은진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