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오페라단, 푸치니 서거 100주년...새로운 ‘라보엠(La Boheme)’ 공연
솔오페라단, 푸치니 서거 100주년...새로운 ‘라보엠(La Boheme)’ 공연
  • 곽은주 기자
  • 승인 2023.11.14 2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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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 오페라 시즈리’ 1탄

솔오페라단(이소영 단장)2024년 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기념하여 그레이트 오페라 시즈리를 기획하고, 2024년까지 2년에 걸쳐 푸치니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 첫 작품으로 <라보엠>을 선정하여 오는 17()부터 19()까지 3일간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미미로 출연하는 마리아 토마시의 Teatro Politeama Greco '라보엠' 공연 장면, 솔오페라단 제공
미미 역을 맡은 마리아 토마시의 '라보엠' 공연 장면, 솔오페라단 제공

2005년 창단한 솔오페라단은 젊은 감각과 완성도 높은 오페라 공연을 꾸준히 무대에 올리며 사랑받는 오페라단이다. 솔오페라단은 2024년 서거 100년이 되는 푸치니를 기념하며 2년에 걸쳐 푸치니의 대표작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첫 작품으로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라보엠>을 선정하여 무대에 올린다.

<라보엠><나비부인, 토스카와 함께 자꼬모 푸치니(18581924)3대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앙리 뮈르제의 보헤미안 삶의 장면들을 바탕으로 주세페 자코사와 루이지 일리카가 이탈리아어 대본을 완성하여 189621, 토리노 왕립 오페라극장에서 토스카니니의 지휘로 초연된 4막의 오페라이다.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라보엠>은 겨울이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작품이다. 아름답고 유려한 선율과 비운의 사랑을 담은 드라마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오페라 중 하나다. ‘자유분방한 사람(Bohemian)’이란 뜻의 라보엠(La Boheme)’은 모든 젊은 남녀의 사랑과 상처와 상실을 은유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젊은이의 현실은 다르지 않다. 늘 힘들고 어려운 시절이 청춘 아닌가 싶다. <라보엠>의 원작인 앙리 뮈르제의 소설 보헤미안 삶의 장면들에서도 답답한 현실에 몸부림치는 젊은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다. 원작자 앙리 뮈르제 역시 시인을 꿈꾸다 생활고로 신문잡지에 연재하기 시작한 무명작가였다. 늘 춥고 배고픈, 눈물과 한숨으로 채워질 수밖에 없는 그들의 차가운 현실과 죽어가는 연인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곤 기도밖에 없었던 냉혹하고 비참한 상황을 극적으로 구성했다.

이번 공연은 감각적이고 파격적인 연출로 호평받는 김숙영이 연출을 맡았다. 김숙영 연출가는 이번 무대에서 20세기 초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 네 명의 예술가에 포커스를 맞추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어떻게 해야 이야기가 마음에 더 와닿을지 고민했고, 색깔과 성향, 가치관이 각자 다른 네 명의 친구들을 잘 나타낼 수 있는 각자의 공간을 무대에 마련하여 각자의 공간과 각자의 방에서 서로를 만나고, 이해하고, 때로는 오해하며, 허름하지만 그래서 더욱 애절한 우정과 사랑이 탄생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라보엠' 지휘를 맡은 발터 아타나시, 솔오페라단 제공
'라보엠' 지휘를 맡은 발터 아타나시, 솔오페라단 제공

지휘는 발터 아타나시(Valter Attanasi)가 맡았다. 그는 이탈리아 주요 극장은 물론, 비엔나, 함부르크, 부에노스아이레스, 멕시코 시티, 프라하, 부다페스트 국립오페라 등 세계 유명 극장에서 수많은 교향악과 오페라 공연의 지휘를 맡아온 지휘자다.

여주인공 미미는 마리아 토마시(Maria Tomassi)와 김은희가 더블 캐스팅으로 출연한다. 마리아 토마시는 로마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을 졸업하고, 루치아노 네로니 국제 성악콩쿠르, 움베르토 조르다노 국제오페라콩쿠르 등 해외의 수많은 콩쿨에서 우승하며 비엔나, 잘츠부르크, 취리히, 이스탄불, 뉴욕, 시카고 등 세계 주요 극장에서 주역을 맡은 세계 최정상급 소프라노다. 김은희는 <라보엠>,<투란도트>,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피가로의 결혼>, <마술피리>, <호프만의 이야기> 등에 주역으로 출연한 한국을 대표하는 리릭소프라노.

로돌프 역을 맡은 박지민의 '라보엠' 공연 장면, 솔오페라단 제공
로돌프 역을 맡은 박지민의 '라보엠' 공연 장면, 솔오페라단 제공

로돌포 역은 박지민과 막스 조타(Max Jota)가 더블 캐스팅됐다. 박지민은 서울대학교와 빈 국립음대 음악원을 졸업하고 코벤트가든 오페라 하우스에서 한국인 최초로 주역 가수로 발탁된 테너다. 그는 수많은 국제 콩쿨에서 우승한 한국을 대표하는 실력파 테너로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나 넵트렙코도 박지민처럼 연기를 잘하는 성악가는 처음 봐요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막스 조타(Max Jota)2014Opera Britannia에서 세계 남성 성악가 중 최고의 남성 연주자로 선정되어 오페라 <나비부인>, <라보엠>,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카르멘>, <라 지오콘다>, <시몬 보카네그라>, <나부코>, <리골레토>, <돈죠반니>등 수많은 레파토리로 전 세계극장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뛰어난 가창력의 소유자다.

무제타 역은 루치아노 파바로티 재단 소속의 소프라노 줄리아 마졸라(Giulia Mazzola)와 박현정이 맡는다. 박현정은 섬세한 표현력과 폭넓은 연기력으로 사랑받고 있는 소프라노다.

1830년대. 가난한 예술가들과 가진 것 없는 청춘들이 주로 살는 파리 라탱. 그 지역 아파트 꼭대기 층에는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 사는 다락방이 <라보엠>의 배경이다. 시인 로돌포, 화가 마르첼로가 사는 공간에 옆집 처녀 미미가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1막 로돌포의 아리아 그대의 찬 손”, 그리고 답가로 미미가 부르는 내 이름은 미미"를 듣노라면, 관객은 이미 로돌프와 미미의 사랑의 감정에 이입된다. 주인공이 부르는 두 아리아는 비극을 암시하듯, 애잔하고 아름답다.

시간이 흘러 4월의 어느 날, 미미는 건강이 악화되어 로돌포를 찾아오지만, 로돌포는 그녀에게 해줄 것이 없다. 결국, 그녀는 로돌프의 다락방에서 숨을 거둔다. 슬픈 이야기와 더 슬픈 현의 선율이 이보다 더 슬플 수 있을까처연한 음악의 여운이 가슴에 파고드는 오페라다. 사랑하기에 헤어져야 하는 이별의 아리아처럼, 4월의 보드라운 햇살 같은 미미를 떠나보내고, 남몰래 흐르는 눈물을 훔쳐야 하는 이별의 연가는 지금도 서울 하늘 아래 어느 옥탑방에서도 있지 않을까.

이번 공연은 1차 세계대전 직전인 1910년 파리를 배경으로 새로운 <라보엠>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곽은주 기자 cineeun60@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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