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금융】 은행 압박하는 정부...즉각 움직인 금리
【투데이금융】 은행 압박하는 정부...즉각 움직인 금리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11.21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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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횡재세까지 언급하며 대출금리 인하 압박
윤 대통령은 은행 독과점 지적, 연일 상생 금융 강조
은행들 이달 들어 대출금리 인하...줄줄이 3%대 진입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지주 회장단 간담회에서 발언을 마친 뒤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지주 회장단 간담회에서 발언을 마친 뒤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올해 1~3분기 은행 이자이익이 44조2000억원을 달성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이자이익에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횡재세까지 언급하며 은행들이 금리부담을 당장 체감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지난달만 해도 가계부채 증가로 대출금리를 높이는 분위기에서 정부의 압박에 은행들은 즉각 금리를 인하하는 모양새다. 

금융당국, 횡재세 언급하며 은행 압박

최근 금감원이 밝힌 2023년 3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은행들의 이자이익이 44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가 증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에 지난 20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이석준 농협금융지주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등을 모아 압박에 들어갔다.

이날 김 위원장은 “단기간 급격히 늘어난 이자부담 등으로 우리경제를 바닥에서부터 떠받쳐온 동네상권과 골목상권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금융권, 특히 은행권은 역대급 이익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금융권의 역대급 이자수익 증대는 금융을 이용하는 국민들의 역대급 부담 증대를 의미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고금리를 부담하고 있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의 절박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8개 금융지주에 호소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최대한의 범위 내에서 코로나 종료 이후 높아진 금리부담의 일정수준을 직접적으로 낮춰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횡재세까지 언급했다. 이 금감원장은 “최근 국회에서 횡재세 입법 논의까지 나오는 상황”이라며 “과거 어느때보다 우리 금융권이 양호한 건전성과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업계 스스로 국민들의 기대수준에 부합하는 지원방안을 마련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지원방안이 부작용 없이 원활히 시행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관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도 은행 독과점 문제 지적

은행권에 대한 쓴소리는 윤석열 대통령도 직접 언급한 바 있다. 지난 1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국민 60여명을 만나 은행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윤 대통령은 높은 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한 자영업자의 고충을 듣고 난 뒤 국내 은행들이 일종의 독과점을 형성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은행들이 일종의 독과점을 형성하고 갑질을 행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은행의 독과점 시스템을 방치하지 않겠다면서 은행의 독과점 시스템을 경쟁이 활성화되도록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또, 윤 대통령은 소상공인 대출 및 가계 대출의 부도율이 대기업 대출에 비해 낮다는 점을 지적하고 안정적인 대출 채권 상황을 토대로 은행업권이 기업 체질을 개선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윤 대통령은 올 초에도 은행을 공공재라 규정하고 비판을 이어온 바 있다. 지난 2월 윤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이 있으므로 수익을 어려운 국민과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에게 이른바 상생금융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향후 금융시장 불안정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튼튼하게 쌓는 데 쓰는 것이 적합하다며 은행의 돈잔치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금융위에 지시했었다. 

이처럼 윤 대통령이 여러 번 은행권에 대한 작심 비판을 이어가고 금융당국까지 횡재세를 언급하면서 간담회에 참석한 8대 은행금융지주회사 및 은행연합회는 논의를 통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이자부담 경감을 위한 공동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또 향후 발생할 이자부담의 일부를 경감하는 방식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의 국민 6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의 국민 6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정부 압박에 은행들 대출금리 인하 

이에 일부 은행은 이미 대출금리를 인하하고 나섰다. 국민은행은 이번 주에 들어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최저 연 3.86%까지 내렸다. 그간 신용도가 좋아도 보기 힘들었던 대출금리 3%대가 등장한 셈이다. 국민은행의 주담대가 3%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 9월 이후 2개월 만으로 지난달에 비해 0.17%p가 낮아졌다.

지난 17일 신한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도 연 4.66~5.97%에서 연 4.60~5.90%로 최저금리 기준 0.06%p 내렸다. 같은 날 우리은행도 주담대 최저금리를 0.06%p 인하했고 농협은행도 주담대 최저금리를 0.07%p 내렸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대환대출용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도 최저 연 3.7%까지 내려갔다. 

하나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최저금리도 4%로 내려 3%대 진입이 코앞이고 카카오뱅크 역시 3%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 10월 30일 4.390~6.689%에서 11월13일 4.13~6.406%로 내려 단 2주 만에 혼합형 주담대 금리 상단은 0.283%p, 금리 하단은 0.26%p가 내려갔다.

한편, 금융당국은 은행권 외에도 금융권 전반에 대한 압박을 예고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은행권 간담회를 시작으로 금융투자업권과 보험 등 여타 금융권역별 CEO 간담회를 릴레이로 열 것이라 밝혔다. 릴레이 간담회를 통해 금융당국은 금융업권간의 금융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공감대를 높여 나간다는 계획으로 이는 압박 대상을 금융권 전반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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