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 역사상 처음, 지구 평균 기온 '2도' 넘었다
【기후환경】 역사상 처음, 지구 평균 기온 '2도' 넘었다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11.23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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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7일 일시적으로 기후변화 한계선 돌파
지난 17일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2.06도 높아 기후변화 한계선을 넘어섰다. (사진/픽사베이)
지난 17일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2.06도 높아 기후변화 한계선을 넘어섰다. (사진/픽사베이)

[한국뉴스투데이] 지난 17일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2.06도 높았다. 일시적이긴 했지만 파리기후협정에서 정한 기후변화 한계선을 처음으로 넘어서면서 지구온난화가 빠르게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이는 기후위기 영향을 되돌리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11월 17일 기후변화 한계선 돌파

지난 19일(현지 시각)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의 서맨사 버제스 부국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11월 17일 유럽중기예보센터에서 얻은 잠정 지구 기온은 1991~2020년보다 1.17도 높았다”며 “이날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보다 2.06도 높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적었다. 

이날 버제스 부국장은 “일시적으로 2도를 넘어선 게 파리 기후협정을 위반하는 건 아니지만, 우리가 국제적으로 합의한 한계선에 기후변화가 얼마나 근접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는 이번 데이터를 더 세부적으로 확인해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 2015년 12월 파리에서 열린 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본회의에서 195개 당사국은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2℃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내용의 파리기후협정을 맺은 바 있다. 즉 전 세계는 기후변화 한계선으로 지구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2도 이내로 제한한 셈이다.

일시적이긴 하지만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2도를 넘어섰다는 것은 앞으로 더욱 심각한 기후변화를 겪게 된다는 것과 같다. 이같은 기후변화는 인간에게 즉각적인 피해를 불러오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동식물의 생태계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생태계가 흔들리면 인간의 생존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최근 도미니카공화국이 폭우 피해고 국가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사진/픽사베이)

기후변화로 지구 곳곳에서 피해 속출

실제 지구 곳곳은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AFP 등에 따르면 중미 카리브해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주말 48시간 넘게 비가 내려 누적 강우량이 최대 431㎜를 넘어섰다. 기록적인 폭우로 최소 21명이 사망하고 1만3000여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해 도미니카공화국 정부는 국가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중동의 사막도시 두바이에도 폭우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17일 하루동안 두바이에 연평균 강수량의 절반이 넘는 비가 쏟아지면서 도로 곳곳이 침수되고 항공편이 결항됐다. 두바이는 연평균 강수량이 100㎜ 정도로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가 우기에만 비가 내린다. 하지만 건기에 해당하는 11월에 불과 하루만에 65.88㎜에 달하는 비가 쏟아졌다.

아프리카 소말리아에는 지난 10월초부터 계속된 심한 폭우와 홍수로 170만명이 넘는 수재민이 발생했고 지난 1주일 동안 50만 명의 수재민이 발생했다. 특히 전국의 도로와 교량, 비행장 등이 파괴돼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원활하지 않고 수인성 전염병 이질과 콜레라도 발생해 계속 확대되고 있다. 

브라질은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이상 건조와 폭염으로 산불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초 브라질 최대의 판타나우 습지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약 77만 헥타르의 열대 우림이 전소됐다. 판타나우 습지는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을 포함한 35만여종의 식물과 재규어 등 포유류 159종을 포함한 1300여종의 동물이 서식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생물 다양성을 보이고 있는 지역이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는 올해가 12만 5000년 전 마지막 간빙기 이후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사진/픽사베이)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는 올해가 12만 5000년 전 마지막 간빙기 이후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사진/픽사베이)

올해가 12만5000년 만에 가장 더운 해

특히 올해는 12만5000년 만에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와 지구 평균 기온을 올리는데 한 몫을 했다.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비영리단체 클라이밋 센트럴이 전 세계 175개국 920개 도시의 평균기온과 폭염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기간이 역사상 가장 더운 열 두달로 기록됐다. 

특히, 클라이밋 센트럴은 이 기간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3도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인구의 90%인 73억명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은 극한기온을 열흘 이상 경험했고 이 중 78%인 58억명은 한 달 이상 극한기온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 세계 인구 4명 중 1명은 5일 이상 이어진 무더위를 겪었다. 

인구 100만명 이상의 도시 중 폭염이 가장 길게 이어졌던 곳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로 22일 연속 더위가 이어졌고 이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가 17일 연속 폭염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도시가 폭염을 보이거나 평년보다 기온이 높았고 평년보다 기온이 낮았던 곳은 아이슬란드와 레소토뿐이었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 역시 올해가 가장 더운 한 해가 될 거라는 관측을 내놨다. 연구소는 지난 6월부터 역대 가장 더운 달이란 연구 결과를 내놨고 지난 10월달은 1800년대 후반 10월 평균 기온과 비교해 1.7도 높아 역대 가장 더운 10월로 기록됐다. 그러면서 연구소는 12만 5000년 전 마지막 간빙기 이후 올해가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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