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콜옵션 행사 포기...11번가 강제매각
SK스퀘어 콜옵션 행사 포기...11번가 강제매각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11.2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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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스퀘어 이사회 11번가 콜옵션 행사 포기
SK스퀘어가 11번가를 두고 콜옵션 행사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사진/11번가 홈피)
SK스퀘어가 11번가를 두고 콜옵션 행사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사진/11번가 홈피)

[한국뉴스투데이] SK그룹의 중간 지주회사이자 투자 전문기업인 SK스퀘어가 11번가의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한 지분을 살 수 있는 권리, 즉 콜옵션 행사를 포기했다. 이에 11번가는 결국 강제매각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11번가 콜옵션 행사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SK스퀘어는 11번가의 최대주주로 지분 80.26%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8년 FI에 11번가 지분 18.18%를 넘기면서 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고 드래그 앤 콜 계약을 맺었다. 

계약 조건은 2023년 9월 30일까지 11번가가 기업공개(IPO)를 완료하지 못하면 FI가 SK스퀘어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까지 함께 매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매각 전에 SK스퀘어가 지분을 다시 사들일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을 부과한다고 단서를 붙였다.

SK스퀘어가 콜옵션을 행사했을 경우 원금 5000억원에 내부수익률(IRR) 연 최대 8% 이자를 붙여 돌려줘야 했다. 하지만 이날 이사회에서 콜옵션 포기를 결정하면서 11번가의 FI인 사모펀드 운용사 H&Q코리아, 이니어스프라이빗에쿼티(PE) 등은 드래그얼롱(동반매도요구권)을 활용할 전망이다. 

앞서 SK스퀘어는 11번가의 기업공개를 위해 지난해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IPO를 추진했으나 유동성 악화 등으로 결국 상장을 포기했다. 이후 싱가포르의 이커머스 업체인 큐텐(Qoo10)과 11번가의 매각을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실사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매각 역시 실패했다.

결국 FI들은 다음달 달 중순부터 SK스퀘어가 보유한 지분까지 묶어 드래그얼롱, 사실상의 강제매각을 추진할 전망이다. 드래그얼롱은 경영권을 포기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자본시장에서는 최후의 시나리오로 해석되는 만큼 SK스퀘어로써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11번가의 매각 작업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큐텐(Qoo10)과의 매각 협상 이후 꾸준히 매각 작업이 추진돼 왔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올해 3분기 매출 1887억원에 영업손실 325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가 이어지고 있어 매각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편, 11번가의 내부 분위기도 어둡다. 11번가는 지난 27일부터 만 35세 이상, 5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진행되는 희망퇴직으로 몸집 줄이기를 통해 수익성 제고를 도모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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