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이슈】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주가 조작? 경영권 분쟁 재점화
【투데이이슈】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주가 조작? 경영권 분쟁 재점화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12.07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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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모습. (사진/뉴시스)
사진은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과거 한국타이어그룹이었던 한국앤컴퍼니그룹이 공개매수를 이용한 주가 조작 의혹에 휩싸였다. 현재 조현범 회장과 형인 조현식 고문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조 회장의 우군인 hy(옛 한국야쿠르트)가 한국앤컴퍼니 주식를 사들이면서 금융감독원은 선행매매를 통한 자본시장 교란이 있었는지 파악에 나섰다.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과정서 위법?

금융감독원이 한국앤컴퍼니의 주식 공개매수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선행매매가 이뤄졌다는 의혹과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지난 6일 금감원은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전 거래량이 평소보다 많이 늘어났다”면서 “어떤 계좌가 매수했는지, 혹시 공개매수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일 조현식 고문은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함께 한국앤컴퍼니 지분 공개매수를 공시한 바 있다. 공개매수는 회사의 주식을 매수기간과 가격, 수량 등을 정해놓고 공개적으로 제시한 뒤 불특정 다수로부터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것을 말한다. 장내 거래가 아닌 장외 거래방식으로 현금 대신 주식으로도 거래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보통 공개매수의 목적은 보유 주식이 적어서 경영권을 위협받을 때 대량으로 주식을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또 다른 목적은 기업합병 과정에서 경영권을 장악해야 할 때나 지주회사가 자회사의 지분 30%를 보유해야 하는 조건이 있을 경우, 또 자진 상장폐지를 위해 지분 95% 확보 조건을 맞춰야 할 경우 공개매수를 한다.

한국앤컴퍼니의 경우 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고문과 차남인 조현범 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치르고 있어 경영권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인 경우다. 조현범 회장은 지난 2020년 6월 조양래 명예회장으로부터 시간외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지분 23.59%를 받으면서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대전 유성구 죽동한국타이어 테크노돔 준공식에서 테크노돔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사진/뉴시스)
대전 유성구 죽동한국타이어 테크노돔 준공식에서 테크노돔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사진/뉴시스)

형제의 경영권 분쟁 2차전 본격화

이에 조현식 고문과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조양래 명예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하는 등 경영권 분쟁을 시작했다. 하지만 조현식 고문의 그룹 내 영향력은 점차 축소됐고 조양래 명예회장이 자신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지분 전량(5.06%)를 조현범 회장에게 증여하면서 조현범 회장 체계는 더욱 굳혀졌다. 

여기에 2021년 말 한국앤컴퍼니는 정기 인사에서 조현범 당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을 회장으로 선임하고 조현식 부회장을 고문으로 앉히면서 후계 구도를 마무리했다. 이후 조현범 회장이 횡령, 배임, 계열사 부당지원의 혐의로 재판을 받는 사법리스크에 시달리자 조현식 고문은 MBK파트너스와 함께 다시 한번 경영권 분쟁을 도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조현식 고문이 한국앤컴퍼니 지분 공개매수를 공시한 같은 날 hy가 한국앤컴퍼니 지분 추가 확보에 나서면서 이번 공개매수 주가 조작 사태가 불거졌다. hy는 조현범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장악한 지난 2021년 160억원을 투입해 한국앤컴퍼니 지분 0.9%를 확보했고 이번 추가 매입에서 40억원 이상을 추가로 투입했다. hy는 추가로 확보한 지분이 조현범 회장과 조현식 고문간의 경영권 분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조현범 회장과 윤호중 hy회장이 40년지기 죽마고우라는 점에서 hy는 조현범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되고 경영권 분쟁에서도 조현범 회장에게 유리한 쪽으로 서게 될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의 계열사인 한국네트웍스가 hy의 논산 신규 물류센터 구축 사업을 수주하고 hy에 자율주행로봇 기반의 주물 분류 자동화 설비 등을 공급하는 등 사업적으로 이어졌다는 점은 두 기업의 끈끈한 관계를 보여준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사진/뉴시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사진/뉴시스)

조현범 회장 지배력 흔들릴까

지난 9월 말 기준 조현범 회장이 보유한 한국앤컴퍼니 지분은 42.03%에 달한다. 다만 조현범 회장은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하고 부족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한국앤컴퍼니 보유 지분의 60.7%를 주식담보대출에 쏟아 부은 상태다. 조현범 회장이 주식담보대출로 빌린 자금은 1900억원으로 연간 이자 비용만 101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반면 조현식 고문의 경우 '주주간 계약 체결 및 특별관계자 변동에 따른 신규 보고'를 통해 한국앤컴퍼니 지분율을 29.57%로 밝혔다. 이같은 지분율은 조현식 고문의 지분 18.93%와 조양래 명예회장의 차녀 조희원씨 지분 10.61%, 또 조현식 고문이 지분 44.12%를 보유하고 있는 신양관광개발 지분 0.02%가 포함된 수치다. 

조현식 고문과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를 통해 추가로 지분을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으로 이번 공개매수를 실시했다. 공개매수자인 투자목적회사 '벤튜라'(MBKP SS가 지분 100% 보유)가 공개매수에 필요한 약 5200억원 규모의 자금도 마련해 조현식 고문과 MBK파트너스 측이 공개매수에 성공해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기만 하면 조현범 회장의 지분을 넘어서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공시 전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돼 선행매매 여부에 대한 조사가 예고된만큼 경영권 분쟁은 잠시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현재 금감원의 사전 조사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선행매매가 이뤄졌다는 정황이 포착될 경우 정식 조사가 시작될 전망으로 향후 한국앤컴퍼니를 사이에 둔 경영권 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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