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 주말동안 역대 최고 기온...올 겨울 따뜻한 이유
【기후환경】 주말동안 역대 최고 기온...올 겨울 따뜻한 이유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12.11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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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겨울 날씨 이유는 엘니뇨
지난 주말 휴일동안 낮 기온이 20도를 훌쩍 웃도는 등 포근한 날씨를 보이면서 10일 오후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을 찾은 시민들이 맨발로 해변을 걸어가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상의를 탈의하고 서핑을 즐기기도 했다. (사진/뉴시스)
지난 주말 휴일동안 낮 기온이 20도를 훌쩍 웃도는 등 포근한 날씨를 보이면서 10일 오후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을 찾은 시민들이 맨발로 해변을 걸어가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상의를 탈의하고 서핑을 즐기기도 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지난 주말 전국 대부분 지역이 16도~23.3도로 역대 12월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평년값에 비해 10도가량 높은 기온이다. 이에 일부 지역에서는 반팔로 야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포착되는 등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올 겨울이 따뜻한 이유가 엘니뇨 때문이라 입을 모은다. 엘니뇨로 인해 올 겨울은 그 어떤 겨울보다 변덕스러운 겨울이 될 전망이다.

주말 기온 평년보다 높아 따뜻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8일 서울 낮 최고기온은 16.8도까지 올랐다. 이어 수원 17.6도, 강릉 20.5도, 대전 19.2도, 청주 19.3도, 광주 19.9도, 전주 20.3도, 대구 19.8도, 부산 17.9도, 제주 22.2도 등 남부지방과 강원영동을 중심으로 낮 최고기온이 20도 안팎을 기록했다. 이는 최고 기온 평년값으로 비교하면 9월 말에서 10월 초와 비슷한 수준이다.

8일 이후 남고 북저 형태의 기압 배치로 인해 남서쪽에서 유입되는 따뜻한 공기 유입이 강화되면서 9일에는 더 따뜻한 날씨를 보였다. 9일 서울 낮 최고기온은 16.2도였다. 이어 수원 17.1도, 강릉 20.3도, 대전 19.8도, 청주 19.6도, 광주 20.2도, 전주 20.5도, 부산 20.7도, 대구 20도, 제주 21.4도 등 남부 대부분 지방과 강원영동 낮 최고기온이 20도를 넘어섰다.

주말 마지막 날인 10일에도 따뜻한 날씨가 이어졌다. 10일 서울 낮 최고 기온은 15.5%도로 따뜻했고 수원도 16.8도를 기록했다. 이어 원주 16.6도, 대전 19.4도, 청주 17.9도, 광주 20.3도, 전주 20.1도, 부산 19.9도, 대구 17.1도, 제주 23.1도였다. 이날 제주 기온은 1936년 12월 17일에 기록한 23.3도 이후 12월 기온 중 역대 2번째로 높은 기온을 경신했다.

이처럼 봄날 같은 따뜻한 날씨 덕에 일부 지역에서는 반팔 차림으로 산책을 하거나 제주 지역 관광객들은 맨발로 해변을 거니는 등 겨울 같지 않은 날씨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그러면서도 겨울답지 않은 따뜻한 날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더욱이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날씨는 두렵기까지 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올 겨울 날씨가 변덕스러운 이유는 엘니뇨 때문이다. (사진/픽사베이)
올 겨울 날씨가 변덕스러운 이유는 엘니뇨 때문이다. (사진/픽사베이)

변덕스러운 날씨 원인은 엘니뇨

전문가들은 이번 겨울이 따뜻한 이유가 엘니뇨 때문이라 말한다. 엘니뇨는 열대 동태평양 적도부근 해수면 온도가 5개월 이상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태가 지속되는 현상이다. 즉, 바다가 따뜻해진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올해는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2.0도 이상 높은 슈퍼 엘니뇨가 예상된 바 있다.

엘니뇨는 보통 2~7년 주기로 발생하는 지구의 기후패턴으로 최근에는 1972년, 1982년, 1997년에 발생한 바 있다. 2015~2016년은 슈퍼 엘니뇨가 발생했었다. 슈퍼 엘니뇨는 무역풍을 약화시키고 동태평양 적도 지역의 수온을 높여 고온건조, 폭우 등의 이상기후를 불러온다. 따뜻한 바닷물 때문에 수증기량이 증가하면서 태풍 빈도가 많아지고 대형 대풍이 생기기도 한다.

지구 전체가 고온 현상으로 인해 전염병이 창궐하기도 하고, 일부 북반구에는 한파나 대설을 몰고 오기도 한다. 즉, 날씨가 변덕스럽고 예년과는 다른 날씨 변화를 보인다는 특징을 가진다. 특히 올해 엘니뇨는 한반도와 가까운 중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 우리나라의 겨울이 예년과 비해 더욱 변덕스러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6일 오후 9시 부산 해운대구와 남구, 사상구 등에 0.5cm~1cm 크기의 우박이 쏟아지는가 하면 지난 주말동안 따뜻했던 날씨는 이번주 들어 폭우로 변했다. 오늘(11일)부터 남서쪽에서 다가온 저기압이 온도 차로 강력하게 발달하면서 전국에 비가 예고했다. 일부 동해안에는 120mm~150mm 이상의 비가 예상됐고 제주도에는 호우특보가 내려졌다. 강원 북부 산지에는 최대 50cm 이상의 대설주의보가 예고됐다. 이번 비는 천동과 번개를 동반하는 등 한여름 장마비 같다는 것이 특징이다. 

엘니뇨로 인해 전 세계가 고온과 폭설, 폭우와 가뭄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엘니뇨로 인해 전 세계가 고온과 폭설, 폭우와 가뭄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도 몸살

엘니뇨로 인한 변덕스러운 겨울 날씨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와 반대편에 위치해 여름인 호주는 고온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9일 40도를 기록하면서 12월 평균 기온인 섭씨 25도보다 15도가 높았다. 이상고온으로 온열 질병과 산불 위험성이 높아지면서 호주 정부는 비상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칠레 역시 최근 35도 이상의 무더위가 이어지는 등 고온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영국과 독일 등 유럽과 러시아는 폭설로 고통받고 있다. 지난 주말 영국 북서부는 30cm의 강설량을 기록해 전력공급이 중단됐고 독일 뮌헨에는 눈 폭풍으로 45cm의 강설량을 기록해 지난 2006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자 12월 역대 최고치 강설량을 보였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경우 지난 주말 12시간만에 15cm의 강설량을 보여 기상관측 이래 145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짧은 시간에 내렸다.

탄자니아와 케냐, 소말리아 등 아프리카 동부에는 폭우로 인해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해 300명 이상이 사망하고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반대편 브라질 등은 가뭄으로 시름하고 있다. 엘니뇨로 인한 이상기후는 지구 한쪽에 고온현상이 발생하고 있을 때 반대편에서는 폭설과 추위가 발생하고 또 다른 쪽에서는 폭우와 태풍이, 반대쪽에는 가뭄이 발생하는 등 정상적인 예측을 벗어나고 있다. 이는 지구의 기온이 높아지는 온난화와 겹쳐 더욱 시너지를 내는 모양새다.

한편, 올해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지난 5월부터 사상 최고 기온을 경신하며 12만5000년 만에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라 암담한 전망도 나왔다. 유럽연합의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는 지난 5월에서 11월까지 지구의 월별 평균 기온이 6개월 연속으로 매달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고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비영리단체 클라이밋 센트럴은 최근 1년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전보다 1.32도 높아졌다고 발표한 바 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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