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슈】 예멘 반군 후티의 도발...홍해에 쏠리는 눈
【글로벌이슈】 예멘 반군 후티의 도발...홍해에 쏠리는 눈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4.01.16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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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 지나는 민간 선박 위협하던 예맨 반군 후티
미군 공격받자 미국에 대한 보복 공격까지 감행
국제 무역로인 '홍해', 해운 물류 배송 차질 발생
해상로 우회로 인해 운임료 급등, 해운 경기 반짝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위협하던 예맨 반군 후티의 공격이 미국을 향했다. (사진/픽사베이)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위협하던 예맨 반군 후티의 공격이 미국을 향했다. (사진/픽사베이)

[한국뉴스투데이] 예멘 반군 후티의 공격이 도를 넘어섰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하마스를 지지하고 있는 후티는 그간 홍해 인근을 지나는 민간 선박을 수차례 공격했다. 이에 미국 주도 연합군이 후티 본거지를 타격하자 후티는 미국 소유 선박을 공격하는 보복 공격에 나서 홍해는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돌고 있다. 

홍해 위협한 후티, 미국 공격 감행

지난 14일(현지 시각) 예맨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미국 구축함을 향해 미사일을 쏘며 도발에 나섰다. 후티는 예멘의 이슬람 근본주의 조직이자 이슬람 시아파 무장단체로 후세인 바르레딘 알후티에 의해 조직된 단체다. 지난 2004년 후세인의 사망 이후 무장단체로 변한 후티는 수니파의 남예멘 분리 독립을 막고 수니파 정부를 공격하는 등 북예멘의 상당 지역을 장악하고 있다.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후티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인 하마스를 지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는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수차례 공격하는 등 위협을 가하고 있다. 홍해는 아프리카 대륙과 아라비아 반도 사이의 바다로 국제적으로 중요한 무역로다. 

이런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위협하는 후티에 대한 공포가 커지자 미국은 후티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 지난달 말 홍해를 지나던 덴마크 해운사이자 세계 2위 해운업체인 머스크 소유의 컨테이너선은 후티에게 위협을 당하자 미군에 구조 요청을 보냈고 이에 미군은 구두 경고에도 위협이 계속되자 발포까지 단행했다. 

미군의 공격으로 후티 선박 4척 중 3척이 침몰했다. 이후 미국은 지난 12일 후티 본거지를 타격했고 다음날인 13일에는 예멘의 레이더 시설에 대한 정밀 공격을 벌였다. 이에 보복을 예고한 후티는 바로 다음날인 14일 미국 회사 소유 선박 'M/V 지브롤터 이글호'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 후티의 공격 3발 중 1발이 선박에 피해를 준 것으로 알려져 긴장감은 하늘을 찌르는 모양새다. 

긴장감 도는 홍해, 물류 운송 차질

이에 국제적으로 중요한 무역로인 홍해를 오가는 운송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5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카타르 국영 에너지 회사인 카타르에너지는 홍해를 통한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운송을 중단하는 이유는 안전과 안보가 우선시됐기 때문이다.

후티가 미국을 공격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자 카타르에서 출발해 홍해를 거쳐 가려던 알 가리야와 알 후와일라, 알 누아만호의 운반선 3척은 오만 해상에서 운항을 일시 중단했다. 앞서 13일에는 알 레카야트호 역시 홍해에서 운항을 멈췄다. 카타르는 미국, 호주와 함께 세계 최대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국이다. 

지난 2020년 기준 카타르의 천연가스 매장량은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고 수출은 세계 2위에 올라있다. 즉 카타르에너지가 액화천연가스(LNG)의 홍해 운송을 일시적으로 중단할 경우 유럽 국가로의 가스 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계속해서 홍해 항로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을 우회하는 노선으로 변경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또 홍해를 지나는 선박들이 공격을 받아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기자 미국 전기차기업 테슬라는 독일 베를린 외곽 그륀하이데 공장을 지난달 29일부터 일부 가동을 중단했고 볼보자동차 역시 벨기에 헨트 공장의 자동차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 등 기업들 역시 홍해 운송에 차질을 이유로 2주 이상의 배송 지연을 소비자들에게 통보하기도 했다. 

해상 운임료 급등...해운 경기 희망

반면 해상 운임은 급등했다. 15일(현지 시각) CNBC 방송은 홍해를 지나는 선박들이 지난 수 주 동안 후티로부터 공격으면서 해운업체들이 항로를 우회하고 있어 운임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선박들이 남아프리카의 희망봉으로 우회할 경우 운행이 더 길어져 운임료가  40피트 컨테이너당 최대 1만달러(1330만원)까지 추가된다.

현재 대부분의 컨테이너선이 후티의 공격을 피해 남아프리카 희망봉 등 다른 방향으로 운항을 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홍해를 우회한 화물 규모는 2000억달러(266조원)로 추산되고 있고 이들이 추가 운임을 내게 되면 운임료 규모는 더욱 확대될 조짐이다. 이에 해운업계는 그간의 글로벌 해운 경기 침체가 끝날 수도 있다는 희망적 신호로 보고 있다. 

최근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유럽까지 운행하는 해운 운임은 지난해 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평균 약 1550달러(206만원)였지만 홍해 사태 이후 최대 3500달러(466만원)이상으로 올라 2배 가까지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제프리스는 머스크와 하팍 로이드 등 주요 해운업체들의 올해 수익 전망을 크게 상향 조정했다.

팬데믹 직후 호황을 누리던 해운업계는 지난해 수요 급감으로 전년도인 2022년에 비해 운임료가 절반 이상 폭락하면서 업체의 파산이 이어져왔다. 이에 글로벌 해운업계가 전체적으로 침체에 빠졌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홍해 사태로 인해 올해 하반기 중에는 대부분의 해운업체가 수익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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