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스투데이] 상당수 증권사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성과보수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법을 위반한 사실이 잠정 확인되면서 금감원은 위법한 성과보수 지급 관행에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30일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상반기에 실시한 증권사 22개사에 대한 부동산 PF 성과보수 지급실태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최근 고금리 기조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PF 부실 문제가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의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증권사들은 그간 부동산 PF 익스포져를 과도하게 확대하면서 고수익을 추구한다는 우려가 나왔다.
특히 증권사들은 관련 임직원에 대해 거액의 성과급을 지급해왔다.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자산 5조원 이상 증권사나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 증권사는 이사회 내 보수위원회를 설치하고 보수결정 사항을 심의, 의결해야 한다. 이연지급 대상은 임원과 금융투자업무담당자로 이연지급 기간은 3년 이상, 이연지급 비율은 40% 이상이다.
이처럼 증권사는 임직원의 과도한 위험추구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보수체계를 마련하고 운영해야 하지만 일부 증권사가 성과보수를 일시에 지급하는 등 단기 실적주의에 치중해 우려를 키웠다. 증권사들의 이같은 성과보수 지급관행은 부동산 PF 등 고위험, 고수익 분야 쏠림을 야기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부동산 PF 성과보수 지급실태 점검은 지난해 11월 13일부터 11월 24일까지 진행됐고 17개 증권사에 대한 서면검사로 실시됐다. 점검 결과 지배구조법에서 정하는 성과보수 지급기준을 위반하거나, 불합리한 지급 관행이 확인되는 등 증권사 성과보수체계 운영방식이 단기적 수익확대를 위한 과도한 위험추구 행위를 방지하는데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A 증권사의 경우 보수위원회에서 정한 성과보수 지급기준 자체가 지배구조법에서 정하고 있는 사항에 위배됐고 잘못된 지급기준에 따라 성과보수 95억원을 지급한 결과 최소 이연지급 기간 등을 준수하지 않았다.
B 증권사는 지급액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이연지급 대상 직원의 18%에게 성과보수 13억원을 전액 일시에 지급했고, C 증권사는 이연지급대상 직원의 43%에 해당하는 계약직 부동산 PF 담당 직원에 대해 성과보수 20억원을 전액 일시에 지급했다.
D 증권사는 부동산 PF담당 임원에 대해 임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해 성과보수 3억원을 일시에 지급했다. E 증권사는 성과보수를 부동산 PF 담당 각 본부(부서) 단위로만 구분해 이연지급함에 따라 개별 임직원별로 이연 지급되는 성과보수가 구분되지 않는 등 관리상의 문제점이 확인됐다.
또한 대부분 증권사는 부동산 PF 담당직원의 성과보수 총액이 일정금액 미만일 경우 이연지급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최근 5년간 부동산 PF 업무수행 직원의 57%가 성과보수 이연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아울러 성과보수 지급시 담당업무의 투자성 및 리스크 존속기간 등을 고려해 이연기간과 이연비율 등을 정해야 함에도 점검대상 17개 증권사 중 11개사는 이연지급대상 전원에 대해서 3년간 이연지급을 획일적으로 적용하고 있고 나머지 6개사는 임원에 한해서만 3년을 초과하는 기간동안 이연지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금감원은 이번 검사 결과 확인된 위규사항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책임을 묻는 한편, 증권사의 단기 업적주의에 따른 과도한 리스크 추구를 차단하고 장기성과에 기반한 성과보수체계가 확립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과보수의 이연‧환수‧공시 등이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 협의해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