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신한·하나·농협은행, ELS 판매 전면 중단
국민·신한·하나·농협은행, ELS 판매 전면 중단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4.01.31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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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피해를 호소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진/뉴시스)
지난 19일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피해를 호소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가 발생하면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ELS 관련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판매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30일 국민은행은 비예금상품위원회를 열고 ELS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은행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ELS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향후 판매 재개는 차후 시장 안정성 및 소비자 선택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6일 기준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등 4대 은행에서 판매한 홍콩H지수 ELS 만기 손실액은 3121억원으로 나타났다. 확정 만기 손실률은 53% 수준으로 반토막이 난 상태다. 이 중 국민은행이 전체 판매금액 15조9000억원의 절반이 넘는 8조원을 팔았다. 이어 신한은행 2조4000억원, NH농협은행 2조2000억원, 하나은행 2조원 순이다.

신한은행 역시 ELS 상품 판매의 전면 중단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ELT(주가연계신탁)와 ELF(주가연계펀드)의 기초자산으로 주로 편입되는 S&P500, 유로스톡스50, 닛케이225 등 주요 주가지수의 최근 10년간 최고점 형성으로 인해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능동적 관리가 필요하다며 다음달 5일부터 ELS 상품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길성주 홍콩 ELS 피해자 모임 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피해자'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길성주 홍콩 ELS 피해자 모임 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피해자'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나은행은 전날 H지수 하락과 금융시장 변동성 등을 이유로 ELS 전면 판매를 결정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0월 4일부터 원금 비보장형 ELS를 취급하지 않고 있어 은행권에서는 가장 먼저 ELS 판매를 전면 정지한 상태다. 현재 닛케이 편입 비중을 타 은행 대비 최소로 유지해 관련 상품을 판매 중인 우리은행은 ELS 판매 중단을 검토 중에 있다.

은행들이 ELS 판매 중단에 나선 이유는 금융당국이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홍콩H지수 ELS의 원금 손실로 소비자들의 피해가 커지자 지난 8일부터 홍콩H지수 ELS 판매사인 국민은행 등 은행 5곳과 한투증권 등 증권사 7곳 등 총 12곳에 대한 현장검사를 벌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강도 높은 현장검사를 통해 일부 투자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불완전판매 의혹 등에 대한 위법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자본시장법 등 관련법규 위반 여부와 ELS 판매 관리체계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또 분쟁민원 사실관계 파악을 위한 민원조사도 동시에 진행하는 심층 점검이 진행 중이다.

지난 29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은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 이후 금융투자 상품의 분류와 판매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금감원의 현장검사 결과에 따라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의견을 모으는 등 강도 높은 개선 의지를 보였다.

한편, 길성주 홍콩 ELS 피해자 모임 위원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피해자' 기자회견에서 은행 직원들이 상품 내용에 대해 제대로 설명도 하지 않은 채 상품을 판매했다고 주장하며 피해자들과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국회와 정부에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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