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건국전쟁 흥행, 국민의힘이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
​​이승만 건국전쟁 흥행, 국민의힘이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
  • 박은진 기자
  • 승인 2024.02.16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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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전쟁 흥행에 여권에서도 인증샷 릴레이에 동참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 나와
지난 14일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영화 건국전쟁 관람을 위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CGV에 도착해 김덕영 감독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4일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영화 건국전쟁 관람을 위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CGV에 도착해 김덕영 감독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이승민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그린 건국전쟁이 흥행을 보이면서 국민의힘은 표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념전쟁이 지지층 결집에는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총선에 도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왜냐하면 건국전쟁이 흥행을 하면서 진보층이나 중도층에서는 반발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공도 컸지만 과도 큰 전직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 일대기를 그린 건국전쟁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연예인은 물론 정치인들까지 속속 인증샷을 올리면서 인기몰이 중이다. 보수 진영에서는 모처럼 보수를 대변하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나왔다고 반기고 있다. 그러면서 올해 총선에서 보수층 결집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도 인증샷 릴레이

국민의힘에서도 역시 인증샷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해당 영화에 대해 “역사를 올바르게 알 수 있는 기회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한미상호방위조약과 농지개혁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다.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오게 되는 데 굉장히 결정적인, 중요한 결정을 적시에 제대로 하신 분이다”라고 평가했다.

정진석과 안철수, 박수영, 김미애, 김영식 등 여당 현역 의원은 물론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여권 인사들이 잇따라 극장을 찾았다. 모처럼 보수를 대변하는 영화가 나왔다면서 반색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건국전쟁에 대해 많이 다루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바라고 있다. 건국전쟁이 흥행을 하면 할수록 보수층의 결집이 이어지고, 그것은 총선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외연 확장 부분에서는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왜냐하면 건국전쟁을 관람한 관람객들 상당수가 보수 지지층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들은 이미 국민의힘을 투표할 준비가 돼있다.

총선에서는 자신의 지지층 뿐만 아니라 외연 확장이 돼야 한다. 21대 총선 당시 자유한국당이 실패한 원인도 외연확장을 이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살펴보면 건국전쟁의 흥행이 국민의힘에 마냥 반가운 일은 아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영화 건국전쟁 관람을 위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CGV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영화 건국전쟁 관람을 위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CGV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발심 발생하면 중도층 이탈 가능성

건국전쟁 흥행에 대한 반발심이 발생하게 된다면 그에 따라 오히려 중도층의 투표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공도 많은 전직 대통령이지만 과도 많은 전직 대통령이다. 과를 아예 무시하고 공적만 높게 평가를 한다면 그에 따라 반발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형성돼 있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그에 따른 반발 여론이 더욱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사학계 역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가 높아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4.19 혁명에 의해 하야한 전직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즉, 민심에 의해 쫓겨난 대통령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국민의힘 내부는 자제 분위기

이런 이유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자제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있다. 자칫하면 태극기 부대를 껴안은 그런 자유한국당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무조건 긍정적인 평가만 한다면 그에 따라 역풍이 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건국전쟁을 관람하는 것까지는 좋지만 지도부가 나서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것에 대해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칫하면 역풍이 불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은진 기자 knewsto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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