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고발...KDDX 입찰 갈등 격화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고발...KDDX 입찰 갈등 격화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4.03.0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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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열린 '2023 부산국제조선해양대제전'에서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과 잠수함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열린 '2023 부산국제조선해양대제전'에서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과 잠수함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한화오션이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개념설계 유출과 관련해 HD현대중공업의 임원이 개입된 정황을 수사하고 처벌해 달라는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KDDX 입찰 관련 양사의 갈등이 격화될 조짐이다.

4일 한화오션은 입장문을 통해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이 군사기밀 탐지 수집 및 누설 혐의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사안과 관련해 위 행위를 지시하거나 개입·관여한 임원을 수사해 처벌해 달라는 고발장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게 제출했다"면서 법적 공방전을 예고했다.

입장문에서 한화오션은 "지난 2012년~2015년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수차례 방위사업청, 해군본부 등을 방문하여 KDDX 개념설계보고서 등 군사기밀을 불법 탈취하고, 이를 비밀서버에 업로드해 광범위하게 공유하면서 입찰 참가를 위한 사업제안서 작성 등에 활용한 것은 2022년 11월경 공개된 형사판결문 기재만으로도 명백히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HD현대중공업 고위 임원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지시나 관여 없이는 수년간 여러 차례에 걸쳐 대담한 방법으로 군사기밀을 탈취해 회사 내부에 비밀 서버를 구축·운영하면서 관리하고, 수사를 회피하기 위한 대응 매뉴얼까지 작성하는 일련의 조직적인 범행이 일어나기 어렵다는 점은 굳이 판결문 등이 아니더라도 상식을 가진 일반인이라면 누구나 손쉽게 추론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화오션은 "이처럼 방위산업의 건전한 발전 및 경쟁질서의 근간을 뒤흔드는 HD현대중공업의 조직적인 범죄행위에도 불구하고, 최근 방위사업청은 HD현대중공업의 대표와 임원이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이유로 현대중공업에 대한 부정당제재를 면제해줬다"고 지적했다.

한화오션은 "최근 방위사업청의 처분을 지켜보면서 중대하고 명백한 범죄행위마저 HD현대중공업의 꼬리 자르기식 은폐 시도에 의해 모두 가려질 수도 있겠다는 심각한 우려를 지울 수 없다"면서 향후 방위산업에서 최소한도의 법의 테두리 내에서 공정하게 경쟁하는 토양이 회복되기를 바라면서 우리나라의 방위산업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범죄행위를 저지른 HD현대중공업의 대표나 임원에 대한 경찰의 엄중한 수사를 촉구했다.

앞서 지난 2012년~2015년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수차례 방위사업청, 해군본부 등을 방문해 차기 한국형 구축함인 'KDDX' 개념설계보고서 등 군사기밀을 불법으로 탈취하고 이를 회사 내부망에 공유한 바 있다. 이에 지난해 11월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으로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2월 27일 방위사업청은 HD현대중공업에 대한 부정당업체 심의를 '행정지도' 처분으로 의결했다. 즉 사업 입찰을 제한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이런 결정 이유에 대해 방위사업청은 청렴 서약 위반의 전제가 되는 대표나 임원의 개입이 객관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방위사업청이 사업 입찰을 제한하지 않으면서 HD현대중공업은 최대 5년간 방위사업청의 사업에 입찰할 수 없는 부정당업체 지정 위기에서 벗어난 상황이다. 다만 보안 규정에 따라 방위사업청 사업 입찰 때 부과하는 보안 감점(-1.8점)은 오는 2025년 11월까지 유지된다.

한편, 국내 특수선 시장의 라이벌 관계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KDDX 사업 입찰을 앞두고 있다. 한화오션이 KDDX와 관련된 군사기밀 유출 과정에서 HD현대중공업의 임원이 개입된 정황을 수사하고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입찰을 앞두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갈등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이번 고발장 제출과 관련해 HD현대중공업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한화오션은 오는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설명회를 예정하고 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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