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사라진 녹색정의당, 조국혁신당에게도 밀린 이유
​​존재감 사라진 녹색정의당, 조국혁신당에게도 밀린 이유
  • 박은진 기자
  • 승인 2024.03.26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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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도, 비례대표도 위태...‘지민비정’서 ‘지민비조’로
세대교체 실패에 메시지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어
지난 20일 김준우(왼쪽 네번째) 녹색정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0일 김준우(왼쪽 네번째) 녹색정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녹색정의당의 총선 존재감이 사라졌다. 이러다가는 원외 정당이 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현재 녹색정의당은 6석으로 원내 제3당이지만 이대로 간다면 역사 속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과거의 영화가 사라지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녹색정의당의 생존전략이었던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정의당’이라는 슬로건이 사라졌다. 조국혁신당에게 그 자리를 빼앗긴 것이다.

비례대표 투표 의향 조사서도 밀려

녹색정의당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녹색정의당의 유일한 지역구 의원인 심상정 의원의 고양갑 도전의 경우 경인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23~24일 경기도 고양갑 지역구 만18세 이상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심 후보는 12.4%를 나타냈다.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후보 48.3%, 한창섭 국민의힘 후보 29.4%에 비하면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심 후보가 19대부터 21대 국회까지 고양갑에서 세 번 연속 당선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지지율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국내 통신사들로부터 무작위 추출로 제공 받은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무선 ARS 전화 조사 방식 결과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4%p며 응답률은 7.5% 다. 2024년 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치(셀가중)를 적용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례대표 투표 의향에서도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4~15일 전국 18세 이상 1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율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에서 녹색정의당은 2.7%를 기록했다.

국민의미래(국민의힘 위성정당) 31.1%, 조국혁신당 26.8%, 더불어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위성정당) 18.0%, 개혁신당 4.9%, 자유통일당 4.2%, 새로운미래 4.0% 등과 비교하면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 응답률 4.2%.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역구는 물론 비례대표에서도 0석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녹색정의당의 존재감이 사라지게 된 것은 준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각 정당은 위성장당을 만들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녹색정의당이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정의당’이라는 구호 때문이었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지역구 후보는 민주당 후보를 선택했지만 비례대표만큼은 정의당을 찍어왔던 것이 정의당의 생존전략이었다.

녹색정의당의 유일한 지역구 의원인 심상정 의원의 고양갑 도전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에 크게 뒤쳐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녹색정의당의 유일한 지역구 의원인 심상정 의원의 고양갑 도전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에 크게 뒤쳐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굳이 왜 정의당을?

하지만 준연동형 비례대표 제도가 생겨났고, 각 정당이 위성정당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굳이 녹색정의당을 선택할 이유가 사라졌다.

여기에 올해 총선에서는 조국혁신당이 출현하면서 더욱 녹색정의당에 관심을 두지 않게 됐다. 조국혁신당의 돌풍은 소수정당의 관심사를 모두 조국혁신당이 흡수를 하게 되면서 녹색정의당은 더욱 존재감을 잃어버렸다.

무엇보다 녹색정의당이 진보층 지지자들의 입맛에 맞는 구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보층 지지자들은 윤석열 정부 심판과 더불어 여당 심판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에 걸맞는 메시지를 녹색정의당이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눈에는 녹색정의당이 정권심판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민주당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면서 눈엣가시가 됐다.

세대교체도 실패

뿐만 아니라 녹색정의당이 세대교체도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의당이 한창 잘 나갈 때는 ‘노동자·농민을 위한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21대 국회 들어서 페미니즘 정당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세대교체를 실패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젊은 현역 의원들이 21대 국회에서 제대로 된 활약을 보이지 못하면서 오히려 녹색정의당의 존재감을 더욱 사그라들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처럼 녹색정의당의 존재감이 사라졌다고 해도 남은 총선 기간 동안 충분히 역전을 할 수 있을만한 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정치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박은진 기자 knewsto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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