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슈】 테슬라·포드와 동맹...배터리 세계 1위 CATL의 전략
【글로벌이슈】 테슬라·포드와 동맹...배터리 세계 1위 CATL의 전략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4.03.2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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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배터리 기업 CATL이 포드에 이어 테슬라와도 동맹을 맺었다. (사진/픽사베이)
중국의 배터리 기업 CATL이 포드에 이어 테슬라와도 동맹을 맺었다. (사진/픽사베이)

[한국뉴스투데이]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와 유럽연합(EU)의 핵심원자재법(CRMA), 탄소중립산업법(NZIA) 등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 세계 1위인 중국의 CATL(닝더스다이)의 전략이 눈에 띤다. CATL는 포드에 이어 테슬라 등 전기차 업체와의 동맹을 통해 배터리업계 1위의 자리를 더욱 확고히 하는 모양새다. 

테슬라 미국 공장에 배터리 설비 공급

지난 25일(현지시간)홍콩에서 열린 ‘One Earth Summit’에 참석한 CATL의 회장 겸 CEO인 Robin Zeng(쩡위췬)은 CATL가 그간 세계 최고의 배터리 회사로써 입지를 유지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적극 투자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지난해 CATL은 연구개발에만 25억9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LG에너지솔류션의 약 2.5배 규모다.

또 CATL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3만 건의 특허를 출원했거나 출원을 신청한 상태다. 여기에는 10분 충전으로 4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4C 초고속 충전 LFP 배터리와 1회 충전으로 1000km를 주행할 수 있는 Qilin 배터리 등이 포함됐다. 특히 이날 CATL는 테슬라와 협력해 더욱 빠른 초고속 충전 배터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이를 위해 CATL는 테슬라의 미국 네바다 공장에 배터리 관련 설비를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CATL와 테슬라의 협력은 테슬라로써는 미국 시장에서 직접 CATL의 배터리를 공급받아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고 CATL로써는 배터리 기술을 판매함으로써 직접 배터리공장을 짓는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IRA 규제에 대한 대응도 하게 되는 등 윈윈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이날 Robin Zeng은 최근 전 세계에 닥친 기후 변화와 같이 인류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같이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친환경 에너지와 순환 경제로의 전환을 준비하는 모든 이에게 CATL의 기술과 탄소제로 사례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즉 CATL의 배터리 제조기술의 다른 기업에게 이전하고 로열티를 받는 방식의 비즈니스 확대를 예고했다. 

포드와도 합작...LFP배터리

이미 CATL는 테슬라와의 협력 이전에 비슷한 방식으로 포드와 협력을 하고 있다. 지난해 CATL와 포드는 미국의 미시건주에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협력 방식은 포드가 35억달러를 투자해 지분 100%를 소유하고 CATL은 배터리 기술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 공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리튬인산철(LFP)배터리 생산이 예고됐다.

LFP배터리는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분야로 니켈이나 코발트, 망간(NCM) 등의 삼원계 양극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낮지만 철을 주성분으로 하기 때문에 35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폭발하지 않는 등 안정성이 높고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LFP양극재는 전기차 배터리나 에너지저장장치(ESS)등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이같은 장점으로 지난 2020년 17%에 그쳤던 LFP배터리는 2022년 36%까지 올라갔고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세계 2위인 우리나라의 LG에너지솔루션도 올해 초 중국 양극재 생산업체와 전기차, ESS용 LFP배터리 양극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향후 5년간 LFP배터리에 들어가는 양극재 16만톤을 공급받기로 했다. 

삼성SDI는 LFP배터리의 치명적 약점인 에너지 밀도의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망간(M)을 섞은 LMFP배터리를 개발 중에 있다. SK온은 지난해 LFP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했다. 하지만 국내 배터리 3사의 LFP배터리 양산 시점은 오는 2025~2026년이 될 전망이다. 이에 이미 LFP배터리 분야에서 선두에 있는 중국 배터리 기업과는 경쟁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은 여전히 중국 기술에 대한 의존도 우려

그럼에도 CATL의 발목을 잡는 것은 중국 기업에 대해 날을 세우고 있는 미국 정부다. 지난해 CATL와 포드의 합작 공장 설립 계획이 발표되자 미국 공화당 의원들이 주도하는 연방하원 위원회는 양사의 합작이 IRA를 우회하는 결정이라며 미국의 보조금이 중국으로 흘러들어갈 가능성과 중국 기술에 대한 미국 기업의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또 미시건주가 제공하기로 한 17억달러 규모의 지원금 등 각종 혜택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에게 CATL과의 체결한 라이선스 계약의 구체적 내용과 CATL과 신장위구르 지역 리툼광산 강제 노동의 관계, 포드의 중국 기술 및 인력, 광물 의존 가능성 문제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제출을 요구했다. 

미국의 IRA는 배터리 원료와 부품이 일정 비율 이상 미국산일 것을 명시하고 있고 중국 등 우려국가가 제조한 배터리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특히 반드시 최종 조립을 미국에서 해야한다는 조건을 걸었기 때문에 CATL를 포함한 중국 기업들은 IRA 규제를 피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현재 포드와 CATL의 합작 공장은 당초 연산 35GWh에서 20GWh로 낮췄을 뿐 결국 진행을 하고 있다. 포드와의 협력 방식처럼 앞으로 자본을 전기차 업체에서 제공하고 배터리 업체는 기술을 제공하는 방식의 합작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CATL는 테슬라와 포드외에도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업체들과 포드와의 협력 방식과 유사한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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