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념 몰이 선거, 하지만 수도권은 노심초사
국민의힘 이념 몰이 선거, 하지만 수도권은 노심초사
  • 박은진 기자
  • 승인 2024.03.28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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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민심 아닌 TK 민심 호소하는 메시지인 이념 선거
수도권 민심 읽는 사람의 선대위 배치가 어려워지고 있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서울 송파구 양재대로 가락시장에서 가진 '국민의힘으로 민생살리기' 선거운동개시 민생현장 방문을 마치고 차량에 올라 주먹을 높이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서울 송파구 양재대로 가락시장에서 가진 '국민의힘으로 민생살리기' 선거운동개시 민생현장 방문을 마치고 차량에 올라 주먹을 높이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을 이념몰이 선거로 규정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범죄자·종북 세력을 몰아내자는 메시지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수도권 후보자들은 한숨을 쉬고 있다. 수도권 관련 메시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선대위원회에서 수도권 관련 메시지를 만들 인물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것은 수도권 표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당혹스런 수도권 후보들

지난 26일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념과 사상에 대해서는 전쟁을 치러서라도 지켜야 할 부분이 있다”면서 4월 총선을 이념선거로 규정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9일 중앙선대위 발대식에서 “이번에 지면 종북세력이 이 나라의 진정한 주류를 장악하게 되는 선거가 될 것”이라면서 역시 종북몰이 선거라고 정의했다.

게다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역구에 ‘더 이상 이 나라를 범죄자들과 종북세력에게 내주지 맙시다’라는 문구의 현수막 게시하려고 했다가 수도권 후보들의 반대에 의해 결국 철회했다. 당내에서는 이념 선거 구도로 선거전략을 짠 것에 대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수도권 민심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만약 수도권 민심을 제대로 간파했다면 이념선거로 규정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물론 현재 대구·경북에서도 국민의힘이 위태롭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2일 발표한 조사에서 ‘현 정부 지원을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질문에서 특히 TK 지역에선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전주(63%포인트)보다 18%포인트 급락한 45%로 조사됐다. (전화조사원이 무선전화 인터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TK 지역에서도 국민의힘이 상당한 위기를 감지하면서 결국 이념선거로 나아가겠다는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 위원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 것과 일맥상통하다. 즉, TK에서조차 위기감을 느끼면서 전직 대통령을 예방하는가하면 TK 민심에 맞는 이념 논쟁을 꺼내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수도권 민심에는 절대적으로 불리하게 만드는 요소라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다. 그것은 수도권에서 이념 논쟁은 해묵은 이슈라는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8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하며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대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8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하며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대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도권 민심 읽는 사람 없어

당 안팎에서는 수도권 민심을 읽는 사람이 선대위에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수도권 유권자들이 어떤 메시지를 가장 좋아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파악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한 위원장의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 공약 역시 수도권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수도권 유권자들이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장바구니 ‘물가’이다. 워낙 물가가 치솟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물가를 잡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여권에서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물가를 잡기 위해 유통과정에 대한 개혁을 단행한다거나 관련 법안의 개정을 22대 국회에 하겠다는 식의 메시지가 나와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 공약은 뜬금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그것으로 과연 수도권 민심을 잡을 수 있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즉, 수도권 민심이 어떤 식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정확하게 간파하는 사람이 선대위에 없다는 이야기다.

공식선거운동 시작

28일부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는데 과연 국민의힘에서 수도권 관련 메시지가 어떤 것이 나올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수도권 민심을 돌릴 수 있는 메시지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결국 선대위에 수도권 민심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의 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것은 비윤계 인사들을 공천 과정에서 내쳤기 때문이다. 비윤계 인사 상당수가 수도권 인사였다는 점에서 국민의힘에 한계가 생긴 것이다.

박은진 기자 knewsto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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