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어머니와 차남 공동대표로...경영권 분쟁 일단락
한미사이언스, 어머니와 차남 공동대표로...경영권 분쟁 일단락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4.04.04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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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훈 이사, 송영숙 회장과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는 한미약품 대표로 올라
지난달 21일 임종윤(왼쪽) 한미약품 사장이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OCI그룹과의 통합을 반대하며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사진/뉴시스)
지난달 21일 임종윤(왼쪽) 한미약품 사장이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OCI그룹과의 통합을 반대하며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한미약품그룹의 모녀와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창업주 차남 임종훈 이사와 어머니 송영숙 회장이 함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를 맡으며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는 한미약품 대표를 맡게 된다. 

4일 한미사이언스는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이사회를 열고 임종훈 사내이사를 대표로 선임했다. 이에 기존 송영숙 한미약풉그룹 회장과 공동대표가 됐다. 어머니와 차남이 함께 한미사이언스를 이끌게 된 셈이다. 

앞서 지난 1월 송 회장과 딸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은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OCI그룹과 통합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차남인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는 통합에 반대하고 신주발행금지가처분을 신청했다. 

이후 지난달 28일 열린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 이사 선임 표대결에서 형제인 임종윤, 임종훈 사장이 송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측을 상대로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면서 승리하면서 OCI그룹과의 통합이 무산된 바 있다. 

이날 이사회는 송 회장과 임종훈 이사를 공동대표로 선임하면서 경영권 분쟁을 일단락시켰다. 이는 가족간의 갈등 봉합 외에도 이달까지 납부해야 하는 상속세와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미그룹 오너일가가 납부해야 할 상송세는 약 5400억원으로 절반 정도만 납부된 상태다. 

특히 이날 이사회는 한미약품 지분을 40%대 보유한 한미사이언스의 주주제안 형식을 통해 핵심 계열사인 한미약품의 임시 주주총회도 결정하면서 형제가 경영권을 주도하고 있는 분위기다. 앞서 형제는 선대회장의 뜻에 따라 지주사와 자회사의 각자 대표로 한미약품그룹을 경영하겠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에 평소 신약 개발 등 제약 사업에 관심이 컸던 동생인 임종훈 사장은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를 맡고 투자 등에서 역할을 했던 형 임종윤 사장은 핵심 계열사인 한미약품을 맡아 각자의 관심 분야를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달 21일 임종윤(왼쪽) 한미약품 사장이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사진/뉴시스)
지난달 21일 임종윤(왼쪽) 한미약품 사장이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사진/뉴시스)

또한 이날 이사회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기주식 156만여주를 소각하기로 의결했고 ▲회사 업무∙직급∙보상 체계 변경 및 구축 ▲임직원 복지 및 교육 지원팀 신설 ▲한미약품 및 북경한미약품 배당 등 안건도 논의했다. 

이날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는 기존 이사진인 송 회장(사내이사)과 신유철, 김용덕, 곽태선 사외이사에 신임 이사진인 임종윤, 임종훈 사내이사, 권규찬, 배보경 기타비상무이사, 사봉관 사외이사 등 총 9명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한미약품 사내이사에는 임종윤, 임종훈 형제와 경영권 분쟁에서 형제 편에 선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 등 3명이 새롭게 합류했다.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은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개인 최대주주다,

여기에 사외이사 4명까지 더해 총 7명으로 새로운 한미약품 이사진이 꾸려지는 가운데 한미약품그룹은 향후 남아있는 상속세 납부와 경영 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이사회를 통해 지분 처리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송 회장이 주총 직전 결단과 소회라는 자료에서 ”아들들이 해외자본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했지만, 결국 두 아들의 선택은 해외 자본에 아버지가 남겨준 소중한 지분을 일정 기간이 보장된 경영권과 맞바꾸는 것이 될 것”이라며 형제에 선을 긋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경영권 분쟁의 불씨로 남았다.

특히 송 회장은 송영숙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떠난다고 했던 창업주 임성기 회장의 이름으로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을 한미그룹의 적통이자 승계자로 지목한다고 공식선언하고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을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시킨 바 있어 경영 주도권 힘싸움이 이어질 가능성이 여전하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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