댈러스 흑인 주민들 반한 감정 일어
댈러스 흑인 주민들 반한 감정 일어
  • 김호성
  • 승인 2012.01.3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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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흑인 주민들 사이에 반한 감정이 일어 한인 동포사회가 긴장하고 있다. 외교부는 휴스턴 총영사를 현지로 보내 사태 해결을 위한 협의에 들어갔다. 이번 사태는 지난해 말 9일 댈러스 남부 흑인 밀집 거주 지역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한인 업주 박 모 씨와 흑인 목사인 제프리 무하마드씨 사이의 사소한 시비가 발단이 됐다.

무하마드 목사가 휘발유 가격이 인근 주유소보다 비싸다고 항의하자 박 씨가 대꾸하면서 "아프리카로 가라"고 말한 게 화근이 됐다. 무하마드씨는 흑인 주민들을 규합해 보름 뒤 주유소 앞에 모여 불매운동 피켓을 들고 영업을 방해하기 시작했다.

박 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강제 해산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시위대 일부가 다치자 주민들은 시청으로 몰려가 강력히 항의하는 등 소란이 빚어졌다. 시위대는 또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권단체 중 하나인 '전미유색인종발전협회' 등에 사건을 신고하고 대응 조치를 요구했다.

이들은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 한인 업소 주인이 흑인을 차별하고 비하했다는 주장이 담긴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또 한국인은 물론이고 모든 아시아 출신 이민자들은 미국을 떠나라며 아시아인 추방 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반한 감정이 심화되자 댈러스 경찰은 폭력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외교부는 미국 중남부 지역을 담당하는 조윤수 휴스턴 총영사를 댈러스 현지로 파견했다.조 총영사는 한인회 관계자 등과 함께 사태 해결을 위한 협의를 하면서 한인 상점들도 방문했다.

외교부는 인종 관련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한인 동포가 미국 시민권자라서 우리 정부가 직접 관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지만 한인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침착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미주한인회총연합회 유진철 회장은 '전미유색인종발전협회'의 지도급 인사와 접촉해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유 회장은 이번 사안은 개인 대 개인의 문제로 인종 갈등으로 몰고 가선 안 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한인사회 지도자들은 나눔에 인색한 한인들의 배타성과 흑인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사태의 근본적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텍사스주 댈러스는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광역도시 중 하나로 분쟁이 발생한 흑인 밀집 지역인 사우스 댈러스에는 한인 점포가 천여 개 있다.

김호성 khs4096@korea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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