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속에 부유하는 환영이 이끄는 나에게로의 여행
공간속에 부유하는 환영이 이끄는 나에게로의 여행
  • 성지윤 칼럼리스트
  • 승인 2017.01.0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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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뉴스투데이] 계절은 나름대로 자기만의 고유의 느낌을 품은 채 우리에게 다가오는데 그중 겨울이라는 계절은 어떠한 느낌으로 다가오는가?

나에게 있어서 겨울의 느낌은 한없는 차분함과 고요다.

특히 나에게 겨울의 한밤중(midnight)은 깊은 고요의 감정으로 인도하여 그 속에서 명상적인 기분을 느끼게 하고 이를 통해 사색과 상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나에게 음악은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늘 함께하는 호흡이자 심장이다.

그렇기에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한밤중에 혼자만의 시간을 누릴 때면 어김없이 음악과 함께 하게 된다.

이런 나에게 차분함 속 나른한 행복을 느끼도록 해주는 음악을 얼마 전 만나게 되었는데...

올라퍼 아르날즈(olafur arnalds) 의 리빙 룸 송즈(Living Room Songs).

▲올라퍼 아르날즈(olafur arnalds) 의 리빙 룸 송즈(Living Room Songs)

북유럽의 아이슬란드 출신의 연주자이자 작곡가, 프로듀서인 올라퍼 아르날즈(olafur arnalds)는 북유럽 특유의 서늘하고 차분한 정서가 느껴지는 곡들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네오 클래시컬, 일렉트로닉, 미니멀리즘 등으로 설명될 수 있는 그의 음악은 포스트 록에 더한 전자음악 그리고 현대 음악적 분위기가 어우러져 있고 일반 악기에 전자 악기를 더해 현대 교향곡을 작곡하고 있다.

그 중 그의 집에서 7일 동안 매일 한 곡씩 녹음되어 음악과 영상들이 홈페이지를 통해 매일 공개가 되었던 리빙 룸 송즈(Living Room Songs)는 듣고 있는 내내 나 자신에게 집중 할 수 있도록 은근하지만 강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다분히 명상적인 느낌을 주는 그의 음악들은 듣는 내내 우주 속 공간을 부유하는 듯 상상을 하도록 유도하고 안개가 자욱한 미지의 세계를 맨발로 거니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렇게 홀로 우주공간과 안개 자욱한 미지의 세계를 떠돌다 보면 어느덧 깊은 고요 속에서 나 자신과 마주하게 되는 순간을 만나게 된다.

이렇듯 명상적 분위기 속에서 어느새 나를 만나다 보면 또 하나의 어떤 세계 속으로 흘러가게 되는데 그 세계는 바로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의 작품 세계다.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은 올라퍼 아르날즈(olafur arnalds)와 같은 북유럽에서 아이슬란드와 덴마크의 대 자연을 보고 느끼며 성장했다.

이런 성장 과정에 영향을 받은 그는 북유럽의 신비로운 자연풍광들에서 받은 영감으로 공간에 안개와 빛, 습도, 그리고 토양과 얼음, 이끼, 바람 등을 끌어들이며 하나의 자연을 예술로 재현해내고 있다.

▲홀로 안개 자욱한 미지의 세계를 떠돌다 보면 깊은 고요 속에서 나 자신과 순간을 만나게 된다.

몇 년 전 그의 전시를 관람한 적이 있었다.

안개와 빛의 스펙트럼으로 가득찬 방에 들어서니 완전히 길을 잃은 것 같은 느낌에 두려우면서도 한편으론 미지의 세계를 향한 신비함이 느껴지는 기묘한 경험을 한 기억이 있다.

이 경험은 나에게 무척이나 특별했기 때문에 이번에 한국에서 열리고 있는 그의 전시장을 다시 찾았다.

‘세상의 모든 가능성’이라는 전시제목을 가진 이번 전시 중 특히 가장 끌렸던 작품은 ‘무지개 집합’.

어두운 공간 안에 미세한 물줄기가 떨어지고 그 물줄기에 비춰진 오로라 같은 무지개는 너무나 신비로웠다.

미세한 물안개로 이루어진 둥근 장막 안에 들어가니 마치 내가 미술관 안이 아닌 대 자연의 속에 있는 듯 했다.

둥근 장막 안에 갇혀 그 광경을 바라보고 느끼니 여리고 가녀린 물방울 소리, 그 냄새, 옅은 빛과 일렁이는 무지개, 그리고 그 촉감은 영혼을 깨어나게 하는 듯 했다

또 장막 밖에서 본 무지개를 머금은 수많은 작은 물방울들이 어느덧 마음에 스며들어 습기를 머금게 하였고 이내 내 안의 나를 응시하게 했다.

▲장막 밖에서의 물안개 광경                        ▲장막 안에서의 물안개 광경

나의 온 몸은 작품안과 밖에서 작품을 보고 느끼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여러 감정들과 기억들은 서로 교차하며 내 자아에 닿아 낮은 음성으로 말을 건넸다.

공간을 부유하는 기억과 감정의 환영들은 안개와 같이 나를 감싸고 고요는 의미로 가득했다.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은 작품 감상을 통해 잊었던 나 자신과 주변을 인식하게 하고 이로 인해 관람객 스스로가 작품을 완성 하도록 하는 것이 그의 의도라고 한다.

오늘밤 올라퍼 아르날즈(olafur arnalds)의 명상적 음악 분위기를 감상하며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의 작품을 통해 느껴지는. 공간속의 환영이 이끄는 나에게로의 여행을 떠나는 건 어떨까? 생각보다 근사한 여행이 되어 줄 것이다.

"예술 작품은 우리 내면에 있는, 그러나 아직 말로 표현되지 않은 감정을 반영하는 거울이라 믿습니다.”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

성지윤 칼럼리스트 claramusic89@naver.com

성지윤 칼럼리스트

음악을 전공하고 현재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음악교육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클라라뮤직을 운영중에 있다.
또한 미술,사진,연극, 문학 등 다양한 얘술분야에 대한 탐구와 이해를 토대로 음악이 타장르 예술들과 만났을때의 흥미로운 점들을 발견하면서 예술융합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연구 및 교육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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