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정치권 긴축 정책 수용 합의 실패
그리스 정치권 긴축 정책 수용 합의 실패
  • 방창훈
  • 승인 2012.02.10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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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삭감 부분 합의 도출 실패

그리스 정치권이 유럽연합이 자금 지원 대가로 요구한 긴축 정책을 수용할지를 논의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그리스 디폴트 위기가 현실화 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우리시간으로 자정부터 7시간 반 동안 그리스 정치권은 마라톤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연금 삭감 방안이 발목을 잡았다.

루카스 파파데모스 그리스 총리는 사회당, 신민당, 라오스등 과도 정부를 지지하는 정당 대표들을 만났다. 유럽연합과 유럽중앙은행, 국제통화기금 등 이른바 '트로이카'가 자금 지원 대가로 요구했던 재정 긴축과 개혁 조치들을 수용할지를 논의했다.

트로이카는 그리스 정치권에 보충적 연금을 15% 삭감하거나 보충적 연금과 기본 연금을 동시 삭감하는 등의 옵션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4월쯤 조기총선을 앞두고 있는 그리스 정치권 입장에서 이런 요구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 민간부문 최저임금 삭감, 공공부문 감원, 추가 긴축 조치 등의 요구는 받아들였지만 결국 연금 삭감 부분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렇게 합의가 불발로 끝난 가운데 그리스는 다음달 145억 유로 국채 만기를 맞게 되는데, 현재로서는 이 돈을 갚을 능력이 없다. 따라서 트로이카로부터 추가로 자금을 지원받지 못하면 그리스는 디폴트에 빠지게 된다.

일단 파파데모스 그리스 총리는 협상안이 불발됐다는 결과를 가지고 다시 트로이카를 만났다. 10일 유로존 재무장관이 회의를 열어 구제 금융협상을 지속할지 논의하게 된다. 그리스 총리실은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 맞춰 완료될 수 있도록 논의를 곧 재개할 것이라고 밝혀서 추가로 극적인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금융시장은 3주간 끌어온 협상이 타결할 것으로 예상했다가 불발로 끝나면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럽 증권 시장은 초반에 낙관론이 퍼지면서 상승했다가 약세로 마감했다.뉴욕 증시는 등락을 거듭하다가 소폭 상승으로 마감했다. 합의안이 거의 타결에 이르러서 8부 능선을 넘었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정치권의 반대로 디폴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회의론이 맞서는 상황이라고 하겠다.

이런 가운데 그리스 공공 노조는 긴축 정책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긴축 정책에 항의하는 뜻에서 그리스 공공 노조는 정부청사를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서 지난 7일에는 공공노조연맹과 노동자총연맹 양대 노총이 24시간동안 총파업을 벌였다.

그리스 정치권이 구제금융 안을 받을 경우 최저임금은 23% 삭감되고 공공부문은 올해 안에 만 5천명을 감원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3주 동안 끌어온 구제금융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그리스 정부는 국내의 불만을 잠재워야 하는 더 어려운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방창훈 khs4096@korea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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