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른 결실 없이 끝난 영수회담, 이번에도 가능성 높아
[한국뉴스투데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늘 영수회담을 갖는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다. 이런 이유로 이날 만남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하고 있다. 하지만 별다른 의제 설정이 없이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과연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그냥 만남 자체에 의미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의제 설정 없이 만남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영수회담을 연다. 회담은 1시간 정도 차담회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만남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독대 여부다.
현재 참여 인원은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훈 홍보수석 정도이고, 민주당에서는 천준호 비서실장, 진성중 정책위의장, 박성준 수석대변인 등이다.
이날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모두 발언만 공개하기로 했다. 따라서 비공개 회담과 독대 여부는 회담 이후에나 알 수 있다. 다만 이날 만남이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판단되는 이유는 의제 설정 없이 만남을 갖는다는 점이다.
즉, 아무런 의제 없이 만남을 갖는 것이기 때문에 주로 이 대표가 말을 하고 윤 대통령이 듣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자칫하면 이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요구하고, 윤 대통령은 그것을 듣는 형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전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국정 기조 전환, 채상병 특검법 수용 등을 의제로 올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수용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윤 대통령이 “고려해보겠다”는 립서비스로만 끝날 수도 있다.
반면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국무총리 인선에 대한 협조를 구할 것으로 예측된다. 후임 총리 인선은 야당의 절대적인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자기의 할 말만 하다가 헤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두 사람의 간극을 좁히는데는 한번의 만남으로 해결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가장 핵심은 정기적인 만남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다만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영수회담을 갖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다음 만남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는 장담할 수 없다.
그것은 윤 대통령의 결단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마음만 먹으면 야당 대표와 수시로 만남을 가질 수 있고, 야당 연석회의에도 윤 대통령이 참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 다른 야당 대표들도 윤 대통령과의 만남을 원하고 있다.
합의점 찾지 못할 가능성
이런 이유로 이날 영수회담은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헤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것은 과거의 사례에서도 나온다. 지난 20여년간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만난 것은 6번이다. 가장 최근은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과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간의 만남이다.
당시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문 전 대통령이 야당 협조를 요청하면서 만남이 성사됐다. 하지만 당시 홍 대표는 정치보복 수사 중단 등을 거론하면서 합의 없이 서로 할 말만 했다는 평가다.
이명박 정부 때는 당시 손학구 통합민주당 대표와 세 차례 만남을 가졌으나 한미FTA 등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2008년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의 만남에서는 경제살리기 등 7개 합의사항이 발표됐다.
그것은 당시 촛불집회 등으로 인해 이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만큼 영수회담에서 결실을 맺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것은 서로의 입장 차이가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영수회담 자주 열리는게 중요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영수회담에서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영수회담이 자주 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극단주의로 휘몰아치고 있는 정치 분위기상 간극을 좁히기 위해서는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자주 만나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여전히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주 만나서 서로의 입장 차이를 확인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간극을 좁힐 수 있는지를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