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오너 일가 일감몰아주기·페이퍼컴퍼니 의혹
삼양식품, 오너 일가 일감몰아주기·페이퍼컴퍼니 의혹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7.07.1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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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뉴스투데이] 삼양식품이 오너 일가가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정황과 지주회사가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이 일며 관심을 모았다.

삼양식품에 일감 몰아주기와 페이퍼컴퍼니 의혹으로 도마에 올랐다.(사진:삼양식품 홈페이지)

▶삼양식품, 오너 일가 회사에 일감몰아주기

지난 10일 JTBC는 삼양식품의 수년치 내부거래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오너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정황과 편법승계 정황을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오너인 전인장 회장과 부인 김정수 사장이 대표로 있는 ‘와이더웨익홀딩스’에서 라면 스프원료를 공급받고 ’프루웰‘과 ’알이알‘을 통해 라면박스를,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심의전 대표의 ‘테라윈프린팅’에서는 라면 포장지를 공급받았다.

삼양식품이 이 4개 회사에 몰아준 매출은 지난해 5백 억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와이더웨익홀딩스’와 ‘알이알’의 경우 삼양식품의 원주 공장과 주소를 같이 쓰고 있어 의혹을 더했다.

또한 ‘와이더웨익홀딩스’가 납품하는 라면스프나 ‘프루웰’이 납품하는 박스의 경우 다른 경쟁업체보다 가격이 20~3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삼양식품 관계자는 “와이더웨익홀딩스는 100% 내츄럴 삼양의 자회사로 생물 위주의 고급 라면스프를 공급하고 있다”면서 “100% 자회사인데 별도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어 문제가 있다고 보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와이더웨익홀딩스는 고급라면스프 개발과 공급을 하는 회사로 만들어졌는데 예상과 달리 사업이 진전되지 않아 회사 거취 결정을 미루다가 지금까지 오게 된 것”이라며 “가격이 비싼 것은 고급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또한 “프루웰의 경우 생산 설비가 노후해 아웃소싱을 고려했지만 2017년 초 설비를 현대식으로 도입했다”면서 “알이알에서는 컵라면 용기를 공급받고 있고 연 매출은 11억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삼양식품 직원들이 이들 회사에 대한 업무를 맡아서 하고 있진 않다”며 “필요에 의해서 거래한 것으로 일감몰아주기로 보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양식품의 편법 승계 정황...기업의 관례?

삼양식품은 2007년 2월 지주회사인 ‘비글스’를 설립했다. 문제는 전인장 회장의 아들인 전병우씨가 당시 13살의 나이에 ‘비글스’의 지분을 100% 소유한 것.

설립 3년만에 매출 195억원을 넘어선 ‘비글스’는 2016년 3월 ‘SY캠퍼스'로 이름을 바꿨다. 하지만 ‘SY캠퍼스’의 등기상 등록된 주소가 찜질방으로 알려지며 끊임없이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에 시달려왔다.

또 일부 기업들이 2세에게 경영권을 승계를 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편법승계를 거쳐, 'SY캠퍼스' 역시 의혹의 대상이 된것은 한 두해가 아니다.

하지만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감몰아주기의 규제대상은 총수일가 지분율이 상장사 기준 30%, 비상장사는 20% 이상으로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에만 해당된다. 계열사의 경우 내부거래 금액이 연간 200억원, 또는 연간 국내 매출의 12% 이상인 경우에만 해당된다.

따라서 중견기업에서의 내부거래, 일감몰아주기, 편법승계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재가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삼양식품과 박근혜의 끈적한 관계

삼양식품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인연이 많은 회사로도 잘 알려져있다.

삼양식품의 창업주인 전중윤 회장은 1979년 현금 5억 원을 포함, 11억 원을 들여 '명덕문화재단'을 창설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1980년 7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망하자 전중윤 회장을 비롯한 재단 설립 관계자 전원이 사퇴하고 재단은 박근혜에게 넘어갔다.

이 재단은 이후 '한국문화재단'으로 이름이 바꾸고 2012년 6월 25일 재단 이사회 결의로 해산될때까지 박근혜가 줄곧 재단의 이사장을 맡았다. 재단이 해산된 후 재단 자산 13억원은 육영재단에 넘어갔다.

전중윤 회장이 70년대 말 아파트 55채 가격에 해당되는 11억 원 규모의 재단을 박근혜에게 어떤 조건으로 넘긴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정치인 박근혜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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