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항공 ‘기내식 대란’ 파동 어디까지 이어지나
아시아나 항공 ‘기내식 대란’ 파동 어디까지 이어지나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8.07.03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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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항공의 기내식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며 협력사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아시아나항공은 공식 사과 했지만 여파가 일파만파로 번져가는 모양새다. (사진은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한국뉴스투데이] 아시아나 항공의 기내식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며 협력사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하루 만에 김수천 아시아나 사장이 공식 사과를 했지만 여파가 계속 커지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그룹 지배권 강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는 지적이 나오며 아시아나 그룹 전반으로 파장이 퍼지는 모양새다.

3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기내식 대란이 일어난 첫날인 7월 1일 노밀(no meal)항공편은 전체 80편 중 36편에 달했고 2일엔 전체 75편 중 28편에 기내식 음식을 실지 못했다.

노밀항공편이란 기내식을 전혀 실지 않고 목적지로 출발한 항공기를 말하는 것으로 기내식 공급 차질 3일째인 오늘은 오후 2시 기준 14편의 항공기에 기내식 음식을 전혀 실지 못했다.

▶아시아나 항공 기내식 미탑재 왜?

아시아나 항공의 기내식 공급은 지난 2003년부터 LSG스카이세프그룹이 맡아왔다. 하지만 2016년부터 아시아나 항공과 LSG 사이에 이상기류가 발생하며 올해 초 아시아나 항공은 LSG와 계약을 끝냈다.

작년 4월 LSG는 아시아나 항공의 지주회사인 금호홀딩스에 투자금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하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이를 신고했다.

LSG에 따르면 기내식 공급 재계약 조건으로 아시아나 항공이 LSG에 금호홀딩스가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1660억원을 20년 만기 무이자로 사라고 요구를 했다는 것.

특히 LSG는 아시아나 항공과 5년마다 재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투자금 강요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아 왔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나 항공 관계자는 “금호홀딩스 지원 요청은 사실무근이며 LSG가 공정위에 제기한 1차, 2차 민원이 모두 각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2018년 계약 종료를 앞두고 불리한 점이 많아 더 좋은 계약 조건을 제시한 업체로 변경한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노밀 항공편 탑승 고객에게는 문자로 먼저 안내한 후 탑승객에게는 30~50달러의 TCV(아시아나 항공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로 항공권 및 기내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는 쿠폰)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아시아나 항공이 LSG와 계약을 종료하고 새롭게 기내식 공급업체로 선정한 곳은 게이트고메코리아(GGK)란 업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 GGK란 회사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에 투자한 중국의 하이난 그룹과 금호홀딩스의 합작 회사라는 점이다.

중국 하이난 그룹은 작년 3월 금호홀딩스가 운영자금 목적으로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1600억을 투자한 회사다. 아시아나 항공이 LSG에 요구한 조건을 수용한 회사란 것.

하이난 그룹과 금호홀딩스는 6대4의 비율로 GGK를 설립했고 2018년 7월 1일부터 30년간 아시아나 항공에 기내식을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박삼구 회장이 그룹내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유치하고 그 과정에서 기내식 업체 선정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있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 그룹 관계자는 “하이난 그룹과 금호홀딩스의 BW계약과 아시아나 기내식 공급 업체 선정은 별개의 계약”이라며 선을 그었다.

한편 결정적으로 기내식 공급에 차질이 생긴 이유는 GGK가 기내식 공급을 위해 지난 3월 새로 짓던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며 시작됐다. 공급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한 아시아나 항공은 중소업체인 샤프도앤코코리아와 7월부터 3개월간의 단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샤프도앤코코리아는 2016년에 세워진 직원 63명 규모의 중소기업으로 매일 3,000인분의 기내식 공급만 가능한 작은 회사다.

반면 아시아나 항공에 하루에 필요한 기내식은 2만5000인분으로 공급 능력이 부족한 샤프도앤코코리아는 다시 4개의 업체와 재하도급 계약을 맺는 지경에 이르렀다.

▶협력업체 사장의 죽음...기내식 대란 파장 어디까지

계약 첫날인 7월 1일부터 샤프도앤코코리아와 협력업체 4곳의 기내식 공급은 차질을 빚기 시작했고 2일 오전 아시아나 기내식 공급 계약을 맺은 샤프도앤코코리아의 협력업체 4곳중 가운데 한 업체의 대표 A씨(57)가 인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며 기내식 대란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졌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기내식 준비에 대한 압박에 시달렸던 A씨는 납품이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자 큰 심리적 압박감을 느껴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아시아나항공 기내식대란사태, 박삼구 회장의 비리를 밝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오며 청원 참여가 1,600명을 넘어섰다.

청원인은 “결국 기내식 대란이 시작된 이유는 1600억 투자를 받기 위한 박삼구 회장 때문이라는 소문이 세간에 나돌고 있다”면 이런 “기내식 대란 사태에도 7억원 상금이 걸린 골프대회를 추진하고 골프대회를 떠난 박삼구 회장 덕분에 죄없는 직원들은 고통 속에 살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매번 항공기 만석에도 돈 없다며 상여금을 주지 않고 그 모든 돈이 박삼구 회장의 비상금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소문 속에서도 묵묵히 일해왔던 저희 아시아나항공 직원들과 현재 기내식 대란 속에서 직원들만큼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들을 위해 협력업체 대표의 죽음을 비롯해 박삼구회장, 아시아나항공의 비리를 밝혀달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상황에 이르자 3일 김수천 아시아나 사장이 고개를 숙였다. 김 사장은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기내식 공급업체 변경 과정에서 기내식 서비스에 차질이 생겨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사과드린다”며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과문에는 “글로벌 케이터링 업체인 게이트 고메와 신규 서비스를 준비해 오던 중 새로 건설 중이던 회사의 기내식 공장이 완공을 앞두고 화재가 발생했다”면서 “이후 회사는 불가항력적인 재난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쳤고 대체 업체를 통해 당사에 필요한 적정 기내식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러나 시행 첫날 생산된 기내식을 포장하고 운반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혼선이 발생했고 그 결과 일부 편은 지연되고 기내식없이 운행하게 됐다”면서 “현재 아시아나 항공은 회사의 인력과 자원을 집중 투입해 시행 초기의 오류를 현저히 줄여나가고 있어 빠른 시일 내에 정상적인 기내식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 말했다.

한편 기내식 정상화 시점을 묻는 질문에 아시아나 항공 관계자는 “기내식 공급의 정상화를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노력 중에 있다”며 “정확한 시기를 예측할 수는 없다”고 답해 휴가철을 맞아 출국하는 시민들이 이미 불편을 겪고 있고 앞으로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불편함이 예고되고 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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