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교수 발언에... 동덕여대 학생들, 설문조사 '맞대응'
성희롱 교수 발언에... 동덕여대 학생들, 설문조사 '맞대응'
  • 박성규 기자
  • 승인 2019.12.30 1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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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성인권위, 규탄 대자보 붙자 사례조사 나서

[한국뉴스투데이] 동덕여대에서 일부 교수들의 성희롱 발언이 문제가 되자 학생들이 교수들의 혐오 표현에 대한 사례 수집에 나섰다.

30일 동덕여대 학내 단체들에 따르면 동덕여대 중앙비상대책위원회와 성인권위원회는 지난 27일부터 학내 교수·강사의 혐오 표현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설문조사는 여성 혐오, 인종 차별, 장애 혐오 등 학생들이 경험한 교수·강사의 혐오 표현 사례를 파악하고 학교에 전할 요구사항 등 의견을 수렴하는 항목으로 구성됐다.

앞서 지난달 학내에는 여성 혐오성 발언을 한 남자 교수 A씨를 규탄하는 내용을 담은 대자보가 붙었다. 

해당 대자보의 작성자는 "A 교수가 강의 도중 학생들에게 "여러분이 나이가 들면 시집을 가지 않겠냐. 애를 좀 낳아라. 나는 출산율이 너무도 걱정된다", "하얀 와이셔츠 입은 오빠들 만나야지. 오빠들 만나러 가려고 수업 빠져도 돼" 등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면서 "입학할 후배들에게 당신 같은 교수를 물려줄 수 없어 펜을 들었다"며 대자보를 게시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문제가 된 A교수는 반박 대자보에서 자신이 인구 감소로 인한 잠재성장률 하락을 설명하면서 출산의 중요성을 강조했을 뿐이며 ‘오빠’ 언급은 사정이 있어도 수업에 아예 결석하지는 말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반성 없는 당신을 규탄한다”는 항의 포스트잇을 교수의 대자보에 붙이며 항의를 이어나갔다.

성인권위원회와 비대위는 "교수·강사의 인권 감수성 부족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관련 사건 해결과 사전 예방을 위한 자료 구축을 위해 설문조사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는 오는 2020년 1월 말까지 받을 예정이다.

박성규 기자 dkvmf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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