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 한반도 강타한 이상기후, 사회·경제 피해로 이어진다
【기후환경】 한반도 강타한 이상기후, 사회·경제 피해로 이어진다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4.04.3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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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부터 이어진 가뭄으로 지난해 4월 19일 울산 울주군 대곡댐이 메말라 바닥을 드러낸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 2022년부터 이어진 가뭄으로 지난해 4월 19일 울산 울주군 대곡댐이 메말라 바닥을 드러낸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지난해 우리나라는 전년도부터 이어진 남부지방의 긴 가뭄이 해소된 이후 곧바로 여름철 집중호우가 발생하는 등 이상기후가 강타한 한해였다. 또 3월의 때 이른 고온 현상과 9월의 때늦은 고온 현상, 극심한 기온변동폭 등 양극화된 날씨가 이어졌다. 이같은 이상기후는 사회, 경제적 피해로 이어졌다. 

지난해 양극화된 기상현상 발생

지난 29일 기상청이 정부 12개 부처 25개 기관과 합동으로 발표한 ‘2023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양극화된 기상현상으로 인한 피해가 이어졌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전국적인 기상관측망이 구축된 1973년 이후 역대 가장 오래 가뭄이 지속됐던 가뭄 이후 집중호우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2022년부터 지난해 봄철까지 이어진 가뭄은 지난해 4월 대부분 지역에서 해소됐다. 하지만 이후 5월 초와 말 호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남부지방의 가뭄이 해소된 직후인 5월의 강수량은 191.3mm로, 평년(79.3~125.5 mm)보다 많은 역대 3위를 기록하는 등 가뭄 직후 많은 비가 내려 양극화 된 기상현상이 아주 뚜렷했다.

또 지난해 여름 장마철 강수량은 전국 660.2mm로 평년 강수량인 356.7mm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전국적인 기상관측망이 갖춰진 1973년 이래 3번째로 가장 많은 강수량이다. 장마철 강수일수는 22.1일로, 평년(17.3일) 대비 28%가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남부지방의 장마철 누적 강수량이 712.3 mm로 역대 1위의 강수량을 보였고 7월 중순에는 정체전선이 충청 이남 지역에 장기간 정체하면서 남부지방에 많은 비가 쏟아냈다.

때 이른 고온과 때 늦은 고온 등 이상고온은 지난해 한해동안 이어졌다. 지난해 3월의 전국 평균기온은 9.4℃로 평년(6.1℃) 대비 3.3℃ 높아 기상관측망이 갖춰진 지난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평균기온을 기록했다. 이후 9월의 전국 평균기온 역시 22.6℃로 높았다. 이 역시 역대 가장 높은 평균기온으로 기록됐다.

특히 서울에서는 88년 만에 9월 열대야가 발생하는 등 초가을 늦더위가 발생해 지난해 이상고온은 초봄에 발생해 늦가을까지 계속 이어졌다. 기온변동폭도 극심한 한해였다. 지난해 11월과 12월의 경우 상순에는 기온이 크게 올랐다가 중순부터는 기온이 떨어져 같은 달 기온 변동이 큰 상황이 연속해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전국 일평균 기온이 가장 높았던 날은 11월 5일로 18.6℃까지 올라간 반면 가장 기온이 낮았던 날은 11월 30일 – 1.2℃로, 기온차는 무려 19.8℃에 달했다. 12월 역시 9일에는 12.4℃까지 올라갔던 평균 기온이 22일에는 –8.2℃까지 곤두박질쳐 기온차는 20.6℃까지 벌여졌다. 이는 1973년 이후 가장 큰 기온차다. 

지난해 7월 경북 예천군 은풍면의 한 도로가 집중호우로 인해 유실된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해 7월 경북 예천군 은풍면의 한 도로가 집중호우로 인해 유실된 모습. (사진/뉴시스)

이상기후로 사회·경제적 피해 발생

이같은 기상현상은 여러 분야의 사회·경제적 피해로 이어졌다. 지난해 봄철 건조 현상으로 인해 산불 발생 건수는 596건으로 10년 평균(537건) 대비 1.1배 이상 증가했다. 산불로 인한 피해 면적은 4991.94 ha에 달했다. 이는 지난 10년 평균 산불 피해 면적인 3559.25 ha 대비 1.4배나 증가한 규모다. 

또 5 ha 이상 산불 발생 건수 역시 35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 10년간 5 ha 이상 산불 발생 건수인 평균 11건 배시 3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대형산불도 늘었다. 지난 10년간 대형산불은 평균 2.5건이었지만 지난해에만 8건의 대형산불이 발생해 3배나 많았다. 하루에 산불이 10건 이상 발생한 산불 다발 일수도 17일로 나타나 10년 평균 8.2일 대비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남부지방에는 심각한 가뭄으로 인한 지역민 용수 부족 현상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광주와 전남 등 남부지방에는 역대 최장기간의 가뭄 상황이 지속되면서 수어댐을 제외한 주요 댐의 저수율이 지난해 5월 기준 26~36%에 불과했다, 이는 예년 대비 54~71% 수준에 불과해 남부지방의 물 부족이 심각한 수준을 보였다. 

특히 가뭄 기간 동안 전남 완도군 금일도, 넙도, 노화도, 보길도, 소안도 등에서 발생한 제한급수와 운반급수 및 제한운반급수 건수는 85건으로 지난 2009년 (26건) 대비 약 3배에 달해 특히 전남이 용수 부족으로 애를 먹었다. 

지난해 여름철 집중호우로 총 53명(사망 50명, 실종 3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8071억원의 재산피해도 발생했다. 이상고온과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는 2818명으로, 전년도(1564명) 대비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감시체계 운영 기간에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의 평균인 1625명 대비 73.4% 증가한 수치로 2018년(4526명) 다음으로 많았다.

폭염에 의한 연안역 고수온 현상이 9월 중순까지 이어지면서 서해 연안을 제외한 대부분의 해역에서 넙치, 조피볼락, 전복, 강도다리, 멍게 등이 대량 폐사했다. 이로 인한 피해액은 약 438억원 규모다. 겨울철에는 저수온으로 인해 전남과 경남 등 2개 지자체에서 참돔, 감성돔 등의 양식생물이 폐사해 약 48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산림 분야에서는 우리나라 최초로 식물계절 관측을 시작한 홍릉시험림 내 66종의 평균 개화 시기가 50년 전(1968~1975년) 대비 14일, 2017년 대비 8일이나 빨라졌다. 또 지난해 2월 평균기온은 평년 대비 1.6 ℃ 높았으며 3~4월 평균기온은 평년 대비 2.4 ℃ 높아 모감주나무와 가침박달, 화양목 등의 개화 시기가 20일 이상 빨라지는 등 개화 특성의 변화도 관측됐다. 

지난해 7월 24일 전남 목포시 석현동 자동차매매상 주차장이 많은 비로 침수돼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7월 24일 전남 목포시 석현동 자동차매매상 주차장이 많은 비로 침수돼있다. (사진/뉴시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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