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스포츠 풍속도도 바꿔 놓다
코로나19, 스포츠 풍속도도 바꿔 놓다
  • 박성규 기자
  • 승인 2020.03.11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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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프로스포츠 개막연기나 리그 잠정 중단 ‘자구책’
국제대회, 평가전 무산, 연기, 입국 금지로 해외 경기참가 어려워
혼자서 운동 즐기는 ‘나홀로족’ 증가··· 개인적 공간 추구 영향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스포츠계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당장 4대 스포츠인 프로축구는 개막전을 연기했으며, 프로야구는 사상 첫 시범경기 전면 중단을 발표했다. 프로농구와 프로배구는 무관중 경기를 치르다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리그 전면 중단이라는 강수를 띄웠다. 또한, 국내에서 치러지기로 했던 국제행사나 평가전도 연기 혹은 취소됐으며, 한국인 입국 금지를 지정한 국가들이 100여 국에 육박하는 만큼 해외 경기 참가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혼자서 운동을 즐기는 ‘나홀로족’이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바뀐 스포츠 풍속도에 대해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 코로나19의 여파로 한국 4대 프로스포츠도 직격탄을 맞았다. 프로배구와 프로농구는 정규시즌을 중단했으며 프로축구는 K리그 개막을 연기했다. 프로야구 역시 지난 10일 KBO리그의 개막을 기존 3월 28일에서 4월중 개막으로 연기했다. 사진은 10일 도곡동 KBO회관에서 열린 이사회 장면이다. (사진/뉴시스)
▲ 코로나19의 여파로 한국 4대 프로스포츠도 직격탄을 맞았다. 프로배구와 프로농구는 정규시즌을 중단했으며 프로축구는 K리그 개막을 연기했다. 프로야구 역시 지난 10일 KBO리그의 개막을 기존 3월 28일에서 4월중 개막으로 연기했다. 사진은 10일 도곡동 KBO회관에서 열린 이사회 장면이다. (사진/뉴시스)

◇ 4대 프로스포츠, 코로나19 ‘날벼락’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한국 4대 프로스포츠가 모두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한국여자프로농구(WKBL)은 9일 이사회를 개최해 오는 10일부터 24일까지 2주간 정규시즌 중단을 발표했다. 지난달 26일부터 무관중으로 경기를 진행해 정규시즌 종료까지 8경기를 남겨놓은 시점이었다.

WKBL은 "코로나19의 확산이 진정되지 않고 선수단이 장기간 외부와 격리돼 발생하는 문제를 고려했다"고 시즌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지난달 26일부터 무관중 경기를 치르던 남자프로농구(KBL)는 지난 1일부터 4주간 정규시즌 중단을 선언했고, 남녀 프로배구는 지난달 25일부터 무관중 경기를 진행하다 지난 3일부터 시즌을 중단했다.

아울러 지난달 29일 예정됐던 K리그 개막도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며, 오는 14일부터 시행하려던 프로야구 시범경기도 전면 취소된 상태다. 현재 프로야구는 기존 3월 28일 개막 계획을 수정해 4월중으로 연기하기로 지난 10일 이사회에서 발표했다.

프로농구 부산 KT의 알렌 더햄과 바이런 멀린스, 고양 오리온의 사보비치, 프로배구 대전 삼성화재의 산탄젤로, 화성 IBK 기업은행의 어나이 등 외국인 선수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두려움을 느껴 자진 퇴단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프로야구의 경우 일부 구단들이 외국인 선수들을 전지훈련지에서 미국으로 돌려보낸 뒤 개막 일정이 나오면 한국에 들어오도록 일정을 조절했지만, 미국의 한국 입국 제한 조치가 발생할 경우 외국인 선수 없이 선수단을 운영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 국내 개최 평가전, 국제대회 취소·연기, 해외 경기 참여도 쉽지 않다

이같이 코로나19의 여파가 큰 상황에서 국내에서 치르기로 했던 국제대회나 평가전도 줄줄이 연기 혹은 취소됐다.

이달 열릴 예정이었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이 잠정 연기됐으며, 한국과 중국의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플레이오프도 4월로 연기됐다.

또한, 대한축구협회가 이달 말 계획한 남아공과 코트디부아르와의 U-23 축구 대표팀 평가전도 무산됐으며, 브라질과의 평가전 역시 취소됐다.

부산에서 이달 22일부터 29일까지 열릴 예정이던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6월 21일부터 28일로 연기되는 등 각종 대회의 연기 및 취소가 속출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선수 및 팀이 해외 경기를 치르는 것도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지난 7일 개막 예정이었던 모로코 라바트 그랜드슬램은 대회 자체가 취소됐고, 오는 13일부터 열릴 예정인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 그랜드슬램은 러시아가 지난 4일부터 한국발 입국 제한 조처를 단행하면서 유도 대표팀은 도쿄올림픽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AFC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 프로축구 울산 현대 역시 오는 18일 호주에서 퍼스 글로리와의 조별리그 원정경기를 치를 예정이지만 지난 5일 호주 연방정부가 한국발 입국 제한 조치로 다시 일정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 프로스포츠가 연일 중단과 개막연기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혼자서 운동을 즐기는 ‘나홀로족’이 유행하며 등산이나 캠핑용품 판매량이 올라가고 있다. 스포츠 상품군 매출 분석 결과 등산용품 매출이 157.8%, 자전거 용품이 1680%, 웨이트 용품이 16.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 프로스포츠가 연일 중단과 개막연기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혼자서 운동을 즐기는 ‘나홀로족’이 유행하며 등산이나 캠핑용품 판매량이 올라가고 있다. 스포츠 상품군 매출 분석 결과 등산용품 매출이 157.8%, 자전거 용품이 1680%, 웨이트 용품이 16.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 코로나19 여파로 ‘나홀로족’ 증가, 등산·캠핑용품 수요 늘어

스포츠계가 코로나19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혼자 즐길 수 있는 스포츠를 하는 사람들은 증가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가 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스포츠 상품군 매출 분석 결과 혼자 즐길 수 있는 스포츠용품들의 매출이 지난해 대비 크게 올랐다. 대표적으로 등산용품 매출이 157.8%, 자전거 용품이 1680%, 웨이트 용품이 16.9% 급증했다.

등산이나 자전거타기·웨이트 등은 다른 사람과의 접촉 없이 혼자서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운동으로 다수가 밀집된 공간이 아닌 개방형 혹은 개인 공간에서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용품의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코로나19의 경우 밀폐된 공간에서 활성화 된다고 알려져, 최근 정부에서 대규모의 인원이 실내에서 함께하는 것을 피하라는 권고를 내리기도 했다.

또한, 캠핑도 안전하게 혼자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며 관련 용품의 매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매트와 돗자리 수요 또한 증가세에 있다는 분석도 함께 나왔다.

코로나19로 스포츠 풍속도도 바뀐 만큼, 코로나19의 추이에 따라 바뀐 스포츠 풍속도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성규 기자 dkvmf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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